[2016창생공간] 주민들에게 필요한 일을 도모하는 <이모저모 도모소> - 2

손으로 만드는 작업에 특화된 공동제작소

시각예술, 디자인, 핸드메이크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창작자 넷이 모여 '이모저모 도모소'라는 아티스트 그룹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들은 안양을 거점으로 지역사회와 상호작용하는 문화예술 활동을 실험하고자 구성된 창작그룹이다. 지역민들과의 협업을 통해 가치 중심의 소셜 아트 및 소셜 프로덕트 디자인 활동을 도모한다.


공간으로서의 <이모저모 도모소>는 '창생공간'이라고 부른다. 창생공간은 만들기를 실천하는 시민과 작업자를 위한 열린 제작공간이다. 생산과 연구, 기록, 네트워크, 자립에 대해서 고민하는 물리적 공간이자 인적 네트워크망을 의미한다. 발효, 재활용, 천체관측, 재봉 등 생활 기술을 매개로 지역 문화를 만들어간다.




<이모저모 도모소>의 주요 활동은 소셜 아트 프로젝트를 통한 제작 워크숍이다. 제품, 그래픽, 핸드메이킹 등 소셜 프로덕트를 제작하고 그것을 통해 수익형 시범 사업을 운영 계획하기도 한다. 워크숍에 대한 원활한 이해와 진행을 위해 창작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내 영혼의 부엌(Soul Kitchen)›은 ‹이모저모 도모소›에서 진행하는 소셜 다이닝 프로그램이다. 격월제로 진행될 ‹내 영혼의 부엌›의 2017년 첫 번째 메뉴와 이야기는 창작자 '이웃상회'에서 준비했다. 지극히 주관적인 한 개인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사연 있는 한 끼의 식사'에서 시작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재미있는 일들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안양 지역 작가들과 함께하는 ‹이모저모 도모소›의 집들이와 같은 네트워크 파티로 진행했다.


‹기억 차림›에서 '이웃상회'가 차려낸 메뉴는 자줏빛 손만두다. 자줏빛 손만두는 창작자가 독일 체류 시절 겪었던 만두에 얽힌 에피소드에서 비롯된다. 향수에 찌들어 있던 어느 겨울날. 만두 한 끼로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모여들었던 유학생 그룹이 있었다. 그들은 도시의 마켓 모두를 뒤져도 만두 속 주재료인 ‘양배추'를 구하지 못한다. 결국엔 적양배추(Rotkohl)를 속 재료로 사용한다.


잘 쪄낸 적양배추(Rotkohl) 손만두의 모습이 드러났을 때 만두는 마치 인체의 피부 아래 비치는 정맥과 같이 동물적이었다. 피 끓는 청년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자줏빛의 만두였다. 이웃상회는 과거의 시간을 공유하며 음식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소울 키친은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이모저모 도모소>의 오프닝 행사를 돕기도 했다. 한선경 작가의 '빵빵톡톡'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카네이션 하우스의 어머님들과 함께하여 '어머님빵'이라는 이름의 간식을 내놓았다.


‹이모저모 도모소›의 한선경 작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예술가의 생존의 문제를 다룬 작가의 대표작, '예술가표 선경이빵'을 지역 결합형 워크숍으로 풀어냈다. 지역 독거노인 복지시설인 안양 카네이션 하우스 어르신들의 반찬 레시피를 활용한 다섯 가지의 어르신 빵을 브랜딩했다.


'안양 카네이션 하우스'는 주로 어머님들이 찾고 계신다. 현재는 소소한 가내수공업을 하며 보람을 느끼시지만, 어머님들의 전문분야는 단연코 '요리'일 것이다. 어머님 세대에는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이라 할지라도 가족을 위해 삼시세끼 따뜻한 집밥을 준비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어떤 음식을 주로 드시고, 어떤 음식을 좋아하시는지 여쭈어도 '지금은 그냥 대충 먹어'라고 하시며, 슬쩍 흘리는 음식 이름들이 모두 별다른 요리는 아니다.


가족이 일상적으로 먹는, 혹은 좋은 날 한 번쯤 해볼 만한 친근한 음식들이다.'카네이션 하우스'에 계신 어머님들은 '독거노인'으로 혼자 지내고 계신 분들이다. 그분들이 늘 가족을 위해 준비하시던, 하지만 이제는 당신 자신만을 위한 그 일상적인 음식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는 기회를 만들어 드리고자 카네이션 하우스 '어머님빵'을 기획했다. '카네이션 하우스 어머님빵'은 어머님들과 반찬을 만들고, 그 반찬을 호빵으로 완성하여 '이모저모 도모소'의 오프닝 행사에서 사람들과 나누어 먹기 위한 워크숍 프로그램이다.


본 워크숍을 통해 시니어 세대와 교류를 통해 그분들의 심리와 욕구, 소통방식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유통 가능한 상품으로서 '어머니의 손맛을 내세운 먹거리 상품' 개발 및 '어르신들의 개인 브랜딩'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오프닝 행사에서는 <이모저모 도모소>의 소셜 프로덕트 디자인 제품을 론칭하기도 했다. 시니어 대상 제품으로 디자인된 이 상품은 창작자들이 지역 거주 어르신들의 모습올 생생히 보고 실황에 맞추어 기획하게 된 것이다. 안양8동 지역 거주 어르신들이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 위에 앉아 계신 모습을 염려하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된 제품이다. 가방에 방석을 합체하여 분실 없이 소지품을 보관하면서 어디서든 방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짐을 많이 들기 어려운 어르신들의 상황을 고려하여 디자인 되었다.




초기의 기획대로 시니어층과 주니어층의 세대적 문화 교류를 염두에 둔 창작활동도 있었다. ‹(―――) 시리즈 in 안양›은 전 연령을 대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이다. 시니어층, 성결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라지기를 바라는 것'을 주제 삼아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것을 통해 나온 단어 ‘아픔’, ‘빽’, ‘집단 따돌림’등의 단어 형태를 담은 양초와 비누를 제작했다. 세대가 다르더라도 ‘사라지기를 바라는 것’에는 공통분모로 겹치는 단어들이 많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나이는 모두 다르지만 사람이기에 괴로운 부분이나, 사람이기에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은 같은 것이다. 양초와 비누를 실제로 사용하면 단어가 물리적으로 사라지는 유의미한 핸드메이킹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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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경기상상캠퍼스

    자기소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산책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상상캠퍼스는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하는 모두의 캠퍼스라는 미션과 함께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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