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씨가이드 1] 용인_경기도박물관

사소함을 지키는 일

말수 적고 듬직한 첫째 같은 박물관

꾹꾹 눌러 쓴 일기처럼 빛나는 사소한 것들의 역사


경기도박물관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백남준아트센터 사이에 있다. 한쪽은 평일이고 주말이고 상관없이 항시 아이들로 왁자지껄하고, 다른 한쪽은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명성이 높은 예술가 백남준을 찾아오는 이들로 성황을 이룬다. 경기도박물관이 상갈동에 자리 잡은 건 1996년이니 햇수로 따지자면 단연 형님인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은 드물다.


경기도박물관은 제주도에 이어 국내에 두 번째로 세워진 도립박물관이다. 국보나 보물 같은 화려한 소장품이 ‘국립’박물관에 비해 적은 건 사실이다. 서울 용산 국립 중앙박물관이나 경주국립박물관, 아니 가까이 호암미술관에 비해도 그렇다. 하지만 얕보는 마음으로 전시실에 들어섰다간 당황할 정도로 소장품들이 알차다. 고려 현종 때 만든 초조대장경(국보 제256호)이나 책가도 병풍, 송언신・심환지 등 조선시대 문인 초상화와 복식 등이 경기도박물관이 자랑하는 소장품이다.


이 박물관의 장기는 생활사를 담은 소장품들에 있다. 조선시대에 사용했던 가구나 필통 같은 소소한 도구, 묘에서 출토된 의복이며 사사로운 서찰들. 멀리 청동기시대 유적부터 다루고 있지만 지금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가 사용했음직한 밥상이며 라디오 같은 물건들도 전시장에 자리잡고 있다. 이 박물관에 경기도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삶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느낌이다. 이곳을 드나들며 아이들은 자기가 즐겨 입는 옷, 공부하는 책상이며 스마트폰 등도 언젠가 박물관에 오고, 역사가 된다는 걸 몸으로 익히게 된다.


경기도박물관은 20년 넘게 ‘초등학생 문화재 그림그리기 대회’를 열고 있다. 수상작들은 박물관 복도에 전시되는데, 아이들이 그린 그림 속 유물이나 유적이 때론 전시장 속 진짜 문화재보다 더 흥미롭다. 아이들의 그림에는 ‘청자는 푸르고 백자는 희고 한옥은 그저 기와와 나무기둥이려니’ 하는 어른들의 생각이 참 뻔했구나 하고 무릎을 치게 되는 기발함이 있다.  


● 경기도어린이박물관과 경기도박물관 사이의 너른 마당 앞에 팔각정자인 음고정과 인공폭포가 설치되어 있다. 경기도박물관으로 오르는 완만한 벽돌 계단에선 주말에 즉석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 야외전시장은 중앙의 백송을 비롯해 보기 좋은 나무가 여럿이다. 잘 꾸며진 정원을 거닐며 회암사지 쌍사자석등 같은 경기도 곳곳에서 발견된 문화재 복제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 양쪽에 어린이를 위한 발굴 체험장이 설치되어 있다. 청동기 유물을 발굴하는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 ‘상상고고’는 4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다. (6세~11세, 인터넷 예약, 참가비 5천원)


● 로비에 위치한 아트숍에서는 전통 문양을 이용한 한지 포장지, 메모지 등 수려한 자체 개발 상품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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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황록주 @이유진 @김철식 @손경여 @이서우 @윤지원

    • 경기도박물관

      주소/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갈로 6

      문의/ 031–288–5300

      홈페이지/ musenet.ggcf.kr

      이용시간/ 10:00~18:00 (7~8월은 19:00까지) DAY OFF 매주 월요일(공휴일 제외)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이용요금/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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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지지씨가이드

    자기소개/ 경기문화예술의 모든 것, 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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