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생활문화플랫폼축제]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기억, 우리 마을 이야기 [파주이야기가게]

2017.10.20 / 미군클럽에서 열린 기억창고… 소통을 발굴하는 이야기꾼들

파주시 파평면 장파리 장마루마을 라스트찬스에서 파주마을이야기 축제가 열렸습니다. 라스트찬스는 6.25전쟁 이후 파주에 주둔했던 미군들의 클럽이었던 곳인데요. 가왕 조용필도 젊었을 시절 이곳에서 음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1973년도에 미군이 철수하면서 클럽은 문을 닫았습니다. 그러나 건물이 남아 현재 마을사람들의 카페, 영화관이 되면서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미군들이 남기고 간 당시의 흔적과 건축양식이 보존되어 있는 가운데, 식탁과 소파, 피아노 등 제각각의 가구들이 홀을 채우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위탁한 가구들로, 통일감이 없을 것 같은 집기들이 묘하게 어우러져 사람 냄새가 납니다. 마을의 끝, 부대와 가장 가까웠던 클럽, ‘이곳이 아니면 더 이상 술 마실 곳이 없다’는 의미의 이름을 가졌던 이 클럽에서 이야기가게 축제가 열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곳은 휴전 이전엔 현재의 북한 땅이 일부로 포함되어 있었을 정도로 서울보다 개성이 가깝습니다. 현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한때는 동네 개도 달러를 물고 다닌다는 농담이 있었다고 합니다. 복합적인 배경만큼 아프고 슬픈 일화들도 많지만, 아련한 기억들이 모여 만들어진 이야기들에 강인한 힘이 느껴집니다.



2016년 경기문화재단 지원사업으로 시작한 파주이야기꾼 양성 교육에 이어 올해는 ‘파주이야기대장간’ 사업이 추진되었습니다. 파주에서 3개의 마을을 선정해 그곳의 이야기자원을 조사·기록하고 다듬어, 그를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길 꿈꿉니다. 9명의 생활문화디자이너들과 1명의 기획자가 팀을 나누어 3개의 마을(장마루마을, 초리골마을, 한배미마을)을 찾아갔고, 마을의 이장과 어르신들을 인터뷰하며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작년(2016년) 11월 19일에는 파주시 금농동에 위치한 정태진 기념관에서 파주 이야기꾼 양성 교육생과 파주시민을 대상으로 열린 한마당잔치에서 파주관련 전설과 설화를 들려주었고, 올해는 사업을 바탕으로 제작된 책 「파주의 마을이야기」로 시간을 가졌습니다. 더불어 얼루절수 나래울의 사물놀이와 가야금 연주 등이 이어졌습니다.


「파주의 마을이야기」 책에는 한국전쟁의 첫 날 들려왔던 총성, 양색시라 불리며 마을을 벗어나지 못했던 여성들, 쌀밥을 먹기 위해 이사를 왔던 사람들 등 당시를 살았던 다양한 삶이 담겨있습니다. 아픈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닙니다. 당시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도 소소한 웃음들을 만들었습니다.




파주이야기가게 이윤희 대표는 “한 여름 뙤약볕에 마을을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수집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며, “대단한 성과를 기대했다기보다는 이 일의 중요성을 함께 공감했다는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이지만 누구도 하기 쉽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만 남은 이야기들은 점차 세상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파주 이야기가게의 기록은 문헌적 기록화 과정에서 지워지곤 했던 ‘진짜 삶’의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목소리로 재현해냈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작지만 알차고 재밌는 이 파주이야기축제는 지속적으로 개최를 꾀하며 파주의 지역문화축제로 점차 자리매김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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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부사항

      단체명/ 파주이야기가게

      축제명/ 파주이야기 대장간

      일시/ 2017년 10월 20일 (사업기간 : 2017년 5~11월)

      장소/ 파주시일원/파주이야기가게/라스트찬스

    • 소개/ 파주 이야기가게는 파주지역문화의 특성인 이야기자원을 활용해 생활 속 문화컨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2016년에 양성한 파주이야기꾼(생활문화디자이너)가 파주에서 이야기를 수집하고 발굴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합니다. 5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이 사업을 바탕으로 「파주의 마을이야기」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파주이야기 발표회 및 이야기축제는 지역의 스토리를 생활 속에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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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경기상상캠퍼스

    자기소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산책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상상캠퍼스는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하는 모두의 캠퍼스라는 미션과 함께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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