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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경기문화

특별인터뷰


『문화정책』은 경기문화재단이 국내외 문화정책의 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다양한 문화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2017년 여름부터 발행하고 있는 계간지입니다. 본문은 『문화정책』3권 특별 인터뷰 내용입니다.

마틴 프라이어(Martin Fryer) 주한 영국문화원장 인터뷰



조두원 연구원(이하 조) 영국문화원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 드린다.



마틴 프라이어 문화원장(이하 프라이어) 영국문화원은 문화적 관계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경기문화재단 같은 문화재단을 비롯한 한국 파트너들과 협력함으로써 보다 나은 우호관계를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특히 교육, 영어, 예술, 사회, 사회적 기업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영국과 한국 간의 관계를 보다 돈독히 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가분들과 협력한다. 뿐만 아니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영어를 공부하는 분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영어 학습자, 영어 관련 시험을 보는 사람들을 영국적 방법론, 영국적 아이디어, 그리고 이것도 매우 중요한데, 영국 문화를 통해 돕는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우리 6개 센터를 통해 서울에 계신 5천 명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실시하고 있다. 또한 이 모든 분야에서 인적 교류와 아이디어 교환을 돕기도 한다. 하지만 핵심적 부분은 ‘우호적 이해’라는 개념이다. 인간적 차원에서 한국 분들은 영국적인 요소와 연결됨을 느끼고 영국 사람들은 한국적인 요소에 연결됨을 어떻게든 느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어 교사들을 위한 전문역량개발은 우리 활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한국에 교육자들을 위한 전문역량개발 기회가 많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제공하는 것은 특히 영국과 관련된 프로그램이다. 영국 방법론뿐 아니라 영국 방문 체험을 통해 영국 교육제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려주어, 방문하는 사람들이 영국 문화에 대해 알아가고 직접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에 대해 알고 계신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아니면, 경기문화재단에 대한 첫인상이 어땠는지?



프라이어 우리 기관은 현지 파트너들과 협력한다. 예를 들어 백남준아트센터는 경기문화재단 소속 기관이다. 양국간의 문화 및 문화상품 교류는 우리 사회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아는 중요한 방법이다. 영국의 현대문화는 급변하고 있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백남준상을 수여하고 있는데, 이 상은 어느 수상 단체에게나 매우 명망 높고 값진 상이다. 그리고 영국 출신 아티스트 그룹이 이 상을 두 번 수상했다. 이들은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전시회를 열었고 이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단순히 백남준 작가의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이 아트센터가 경기도에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즉, 아트센터에서 어떻게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알게 되었고,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국가의 방문객들이 본인의 작품에 보이는 반응이 미래의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문화적 관계는 교육, 언어, 예술, 사회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관계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영국문화원과 경기문화재단은 사회적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인 <액티브 시티즌> 프로그램을 공동 관리하고 있다. 2009년에 <액티브 시티즌> 프로그램이 시작한 이후, 영국문화원은 46개국 공공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왜 <액티브 시티즌>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지 설명 부탁 드린다. 그리고 <액티브 시티즌> 프로그램 외에 런던이나 영국에서 볼 수 있는 모범사례가 있는지?


1. 지역사회 리더

2. <액티브 시티즌> 방법론을 통한 정보 공유와 네트워킹

3. 메이커 운동 (The Maker’s Movement)

4. <메이커 도서관> (The Maker’s Library)



프라이어 올해 영국문화원은 <액티브 시티즌> 관련 MOU를 체결했다. 우리 기관이 파트너와 협력하는 좋은 사례이다. 이 경우, 경기문화재단과의 협력이다. 그리고 영국문화원에서는 개인들이 사회적 활동 프로젝트에 대한 접근법을 공유하는 국제적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교육을 실시한다. 하지만 사회적 활동 프로젝트는 매우 현지적이며, 현지 사회에 혜택을 주는 것이 목적이다. 반면,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적 활동을 해온 다른 지역의 광범위한 네트워크와도 연결되게 된다. <액티브 시티즌> 방법론으로 교육을 받은 인원은 전세계 20만 명 정도에 달하며, <액티브 시티즌> 프로그램의 결과로 진행된 프로젝트는 약 8천 개에 달한다.


<메이커 도서관(The Maker’s Library)> 프로젝트는 좋은 사례이다. <메이커 도서관>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메이커 운동 자체가 재생 프로젝트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왜냐하면 역사가 있는 장소마다 지역사회의 원래 구조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농업국가였다. 이후 제조업을 거쳐 이제 첨단기술로 초점이 옮겨졌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를 겪어온 지역사회를 결집시키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와 사회운동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기여를 인정함으로써 이들을 사회로 다시 데려오는 것이다. 이들의 기여가 섬유기술이나 전통공예 등 이전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었다면, 이러한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오늘날에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점은 신기술과 밀접히 연결되어 살아가는 요즘 세대에게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들은 과거에 사람들이 어떻게 수작업을 했는지 살펴봄으로써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따라서 메이커 운동(The Maker’s Movement)이란, 수작업을 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보편적 요소라는 점을 인정하는 데 있다. 물론 현대적 삶의 여러 측면에서 이러한 요소는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3D 프린터를 사용하고 애니메이터가 스토리텔러, 교사와 함께 협업하는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옛날 접근법, 공예,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접근법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영국문화원은 <메이커 도서관> 같은 프로젝트를 여러 국가에서 실시했다. 급변하는 지역사회에서 옛날에 사용했던 기술을 재발견하고 그러한 기술을 포용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세대 간의 격차가 있을 때가 많다. 따라서 무언가를 손으로 만들었던 누군가를 찾아서 오늘날의 젊은 층이 그 기술과 어떻게 관련되도록 할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정은 옛날 기술의 새로운 용도를 찾는 방식으로 진행될 때가 많다. 더 예술적·장식적·디자인 중심적으로 옛날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영국 내 많은 재생 프로젝트는 현재 메이커 운동을 토대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올해 영국 ‘문화도시’로 지정된 영국 북부 헐(Hull)의 경우, 과거에 선박 제조업과 어업이 발달했었다. 이들 산업은 완전히 변화해서 현재 상업적 선박 제조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어업도 둔화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 지역사회 내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기술이 있다. ‘문화도시’ 프로젝트의 목적은 이러한 기술을 상업적 용도로 보존해서 중국 등 다른 국가와 경쟁하는데 있지 않다. 우리는 이곳에서 전해 내려오는 유산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고민한다. 설명하기가 매우 어려운데,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사람들이 이러한 옛날 기술을 인식하게 하고 단순한 ‘견습생 모델’을 따라가지 않는 데 있다. ‘견습생 모델’이란 특정 기술을 이어갈 견습생에게 전수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하는 대신, 이 프로젝트에서는 이 기술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치면 이들은 보다 예술적이고, 틈새시장적이고 전문화된 현대적 목적으로 기술을 활용한다.



영국 사회에서 문화예술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가? 특히 한국과 비교했을 때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달리 말해서, 오늘날의 세계는 점점 더 연결되고 있고, 온라인상에서 사람들은 서로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아시듯이, 영국문화원은 여전히 오프라인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문화산업과 창조산업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왜 우리가 여전히 국제교류를 필요로 하는지, 특히 경제적 이익 창출과는 별개로 왜 오프라인 교류를 해야 하는지 여쭤보고 싶다.


1. 생활문화 활성화

2. 무형문화유산의 보존, 해석 및 제시

프라이어 최근 몇 년간 지켜본 바로는, 모든 지역사회에서 창의력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대세이다. 그리고 창의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예술가와 예술계 종사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옛날 기술을 예술과 공예 기술로 인정하고 지역사회에서 이러한 기술에 찬사를 보내는 방식을 찾는 과정을 볼 수 있는데, 한국의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접근법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옛날 기술을 살리는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것이 별 목적이 없으며 현대세계에서는 관련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것은 매우 약한 비판이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걸 배우면 건강과 웰빙과 관련된 유익이 있으며, 특히 디지털 시대에는 더욱 그러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비판은 설득력이 없다. 예를 들어 전통 방식으로 만든 옷으로 지역사회에서 일자리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지역사회에 여가 및 취미 관련 유익을 제공할 수는 있다.


또한 이러한 옛날 기술은 신기술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신기술의 역할은 정보를 매우 빠르게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누군가가 어떤 기술을 배우고 그 기술을 디자인 또는 삽화나 애니메이션을 통한 스토리텔링에 현재의 활동을 접목하는데 관심이 있다면,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어느 곳에 사는 창작자가 다른 곳에 사는 창작자와 연결되어 함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매우 강력하다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SNS에는 강점이 있다. 물론 SNS에는 무의미하고 비생산적이고 중독적인 콘텐츠도 있지만, 틈새시장을 겨냥한 가치 있는 콘텐츠도 많다. 어떤 면에서 보면 박물관의 역할, 경기문화재단 같은 단체의 역할은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연결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경기도 이천, 광주에서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의 경우, 이들의 디자인과 도자기 제작 방법은 SNS를 통해 매우 쉽게 공유할 수 있고, 이러한 콘텐츠는 다른 곳에 있는 창작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물론 이러한 콘텐츠를 통해 이들이 연결되어서 어느 시점에서는 이들이 직접 만나서 협업 등을 할 수도 있다.



경기문화재단은 다양한 국제교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원장님의 경험을 토대로 효과적인 상호교류를 위한 제안이 있으면 말씀 해주시기 바란다.


커넥티드 시티(Connected Citie

프라이어 <메이커도서관> 뿐만 아니라 <커넥티드 시티(Connected Cities)>와 관련된 많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커넥티드 시티>라는 표현은 영국과 한국의 도시를 연결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기술을 통한 연결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은 5G 기술을 통해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연결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다. 이러한 기술을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 살면서 제주의 전통공예를 배우고 싶다면, 이 기술을 통해 매우 쉽게, 비용을 별로 들이지 않고 콘텐츠를 찾을 수 있으며, 다른 곳에 있는 창작자 또는 디자이너와 연결될 수 있다.


<커넥티드 시티> 활동은 관객, 방문객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잘 알고 있듯이, 박물관 내에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구현되어 있기 때문에, 방문객들은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스마트폰을 통해 많은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다. 쌍방향 소통도 가능하고 댓글을 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다. 다른 예로 뮤지션이 음악을 업로드하는 경우, 특정 구역을 둘러볼 때 스마트폰을 통해 그 음악에 접근이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구역을 돌아다니면서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도 있다. 모든 종류의 새로운 체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문화와 관련되어 있으며 재생 프로젝트와도 관련성이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을 특정 박물관 및 지역사회로 끌어들이고, 현재의 삶과 관련시켜 해당 지역사회의 스토리를 알아가도록 하는 것도 재생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젊은 층은 SNS를 통해 이러한 스토리와 친숙해지게 된다. 이들은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댓글을 남기기 때문이다.



영국은 재생 프로젝트에 대한 기술뿐 아니라 철학을 개발했다. 경기상상캠퍼스는 70-80년대에 지어진 현대 건축물이라는 역사적 유산을 보유한 장소이다. 당시 농업연구소가 이곳에 있었다. 이제 이 건물들은 지역사회를 위해 재사용되고 회복되어야 한다. <액티브 시티즌>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 리더들을 많이 양성하고 이들이 향후 지역사회에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 가르쳐야 한다. <액티브 시티즌> 프로그램 외에 런던 또는 영국 전체에 걸쳐 모범사례가 있는지?


1. 지역사회를 참여시키는 문화구역으로서의 재생

2. 새로운 건축 경관의 형성

프라이어 런던의 예를 들면, 작업장이 박물관이 된 곳이 있다. 이곳은 영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매우 유명해졌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런던이 가진 스토리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 발전소를 보존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상 건축가에게 새로운 건물을 의뢰하기보다는 옛날 건물을 새로운 용도, 문화적 용도로 활용하면 지역사회에 많은 유익이 돌아가게 된다. 해당 장소가 보다 국제적이고 매력적인 생활공간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전세계에서 방문객이 쇄도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철거되거나 아파트, 쇼핑센터 등 상업적 용도로 사용될 수도 있었던 장소의 산업 역사를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영국의 성공 사례를 말씀 드리자면, 이러한 다양한 재생 장소가 어우러져 있다. 재생 프로젝트는 리버풀(Liverpool), 헐, 브리스톨에서도 실시되었다. 헐은 올해 영국의 문화도시로 선정되었다. 많은 모범 사례를 헐에서 볼 수 있다. 브리스톨도 마찬가지다. 즉, 옛날 산업 건축물을 박물관, 문화센터, 갤러리, 다양한 용도가 조화를 이룬 곳으로 변모시켰다. 그러면 도시의 모습이 보존된다. 또 다른 예는 뉴캐슬(Newcastle)이다. 뉴캐슬에 위치한 발트해 박물관(Baltic Museum)은 옛날의 곡식 저장고를 활용해서 만들었다. 배에 싣기 전에 곡식을 이곳에 저장하곤 했다. 같은 사례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위치한 신규 박물관에서도 볼 수 있다.이러한 사례는 좋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빌바오(Bilbao)는 다른 모델을 사용했다. 산업지구였지만 산업이 모두 이전해서 침체 위기에 놓인 구역에 완전히 새로운 건물을 지은 것이다. 그곳의 공간을 활용해서 지은 박물관에 방문객을 유도할 수 있게 되었다. 멋진 건축물 덕분이다. 따라서 재생 방법은 다양하다.


한국도 같은 방식으로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비슷한 지역에 두 사례가 있는데, 바로 서울시립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다. 옛날 건축물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사례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옛날 대법원 건물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옛날 국가정보원 건물을 활용했다. 옛날 한국정부와 관련된 건물의 역사를 보존한 건물이라고 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심문 장소라는 다소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어서 이 건물을 철거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이 건물은 모든 사람에게 열린 공간으로 변모되었고, 이제 보다 포용적인 문화예술 장소로 자리잡았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싶어하는 곳이 된 것이다. 한편 한국에는 빌바오 모델도 있는데,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여기에 해당한다. 자하 하디드(Zaha Hadid)는 건물을 이곳에 짓기 위해 기존의 경기장을 철거하고 신기술을 활용해서 완전히 새로운 건물을 지었다. 한편 제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는, 기존의 야구경기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고고학 유적지가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이 유적지는 이제 노출되어서 야외 박물관이 되었고, 자하 하디드의 건축물은 이 유적지 주변을 흐르는 구조로 구성이 되었다. 따라서 실제로 발을 딛고 있는 곳의 역사와 자하 하디드의 건물로 대변되는 현대성을 계속 상기시키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국제 공모라고 생각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의 경우처럼 한국 건축가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 건축가가 참여 가능하다. 백남준아트센터의 경우 독일 건축가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경우 영국 건축가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람들에 대한 질문을 제외하면 이제 마지막 질문을 드리려고 한다. 영국은 축구, 즉 프리미어리그 로 유명하다. 축구는 일종의 문화다.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보고 즐기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또한 축구는 일종의 철학이다. 감독의 목표, 전술, 전략에 따라 매 경기가 달라진다. 영국문화원에는 영국의 축구 철학을 다른 국가와 공유하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1. Premier Skills

2. 팀워크 및 리더십

프라이어 프리미어리그와 관련된 우리 기관의 프로그램은 <프리미어 스킬스(Premier Skills)>이다. <프리미어 스킬스> 프로그램을 여러 국가에서 진행했다. 한국에서도 일부 진행한 바 있다.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팀워크와 리더십에 대한 문제에 이들을 노출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축구는 철학의 원천이다. 매 경기가 감독의 전술과 전략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축구팀이 협력하는 방식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학교와 협력해서 진행하는 <프리미어 스킬스> 프로그램의 목적은 두 가지다. 첫째, 프로그램에서 영어를 사용함으로써 기초 영어 학습 툴을 제공한다. 둘째, 성공하는 축구팀이 단순히 이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만족스러운 경기를 하기 위해 리더십 스킬과 팀워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살펴보게 된다. 그리고 축구라는 은유를 통해 살아가는 기술을 가르치고자 한다. 협력, 협업, 리더십, 역할 분담에 대해 가르친다. 또한 골을 넣은 사람은 골을 넣는데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역할을 인정한다.



<액티브 시티즌 국제 퍼실리테이터 워크숍(IFDW) 소모임 토론>


특히 상황이 열악한 지역사회에서 축구는 매우 접근 가능한 스포츠이다. 왜냐하면 장비가 많이 필요하지 않고 공과 평지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리미어 스킬스> 프로그램은 지역사회 조건이 매우 열악한 국가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예를 들어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프리미어 스킬스>는 영국이 축구의 본고장이고 영국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리그 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가 있다는 내용을 알림으로써 영국 축구의 브랜드 네임을 홍보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렇게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이들이 <프리미어 스킬스> 강사들의 도움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게임의 법칙에서 핵심이 되는 가치에 노출되게 된다. 이러한 게임의 법칙은 아마추어와 프로 모두에게 적용된다. 페어플레이를 하고, 피부색이나 성별이 어떻던 간에 타인을 존중하는 일을 의미한다. 이제 남녀 모두 국제적 스포츠인 축구에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소녀들과 여성들이 더 많이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이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실제로 축구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 건강뿐 아니라 팀워크, 협업, 협력, 리더십 스킬을 배우는데 도움이 되며, 이러한 요소는 살아가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또한 축구는 문화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맞는 말씀이다. 축구는 문화다. 축구를 최대한 잘 활용하면 사람들이 본인의 지역사회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 아시다시피 축구는 지역 차원에서 시작하는 스포츠다. 따라서 지역 인재를 활용하는 지역 팀이 국제적으로 발전해서 전세계 인재를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축구를 통해 사람들은 정체성을 확립함으로써 소속감을 가지고 함께 즐거워한다. 특히 실제 경기를 함께 보러 갈 때 지역사회 구성원들은 좋은 체험을 공유하게 된다. 축구는 매우 국제적인 스포츠가 되었지만 여전히 지역사회 차원의 체험인 것이다.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신 원장님께 깊은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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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정보

  • 대담자/ 마틴 프라이어, 주한 영국문화원장

    리포터/ 조두원, 경기문화재단 책임연구원

  • 『문화정책』은 경기문화재단이 국내외 문화정책의 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다양한 문화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2017년 여름부터 발행하고 있는 계간지입니다. 본문은 『문화정책』3권 특별인터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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