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년 근대문화유산 답사] 광명, 100년의 시간을 돌아보다 (2)

조선후기부터 일제강점기와 해방기, 분단과 전쟁,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까지 격동의 시기를 보낸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역사 속에서 서울과 인접했던 경기도 또한 많은 근대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경기천년 근대문화 유산답사'에서는 경기도에 있는 근대문화를 소개하고 경기도의 역사와 정체성, 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중심의 이동: 광명시청과 철산아파트


1968년 광명사거리 부근 지역이 구획정리사업을 통해 주거지로 개발되었고, 1970년대 구로공단이 본격 가동되면서 광명시의 철산동 일대는 구로공단의 배후 주거지로 성장하게 되었다. 이후 1981년 광명시로 승격되며 시흥군에서 독립하였다. 이 시간을 지나며 광명시의 중심은 북측의 광명동과 철산동 부근으로 이동하였고, 시청사와 시민회관이 철산3동에 건립되었다.


광명시청사와 시민회관은 1983년 완공된 것으로, 김수근의 마지막 시기 작업들이다. 3층 높이의 시청사는 각 층의 수평띠가 위로 갈수록 점점 더 돌출되며 강한 수평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1층부분은 붉은 벽돌로 처리된 원형기둥이 열주랑을 형성하고 있다. 열주랑을 이루는 원형기둥의 경우에는 이형벽돌로 수평띠를 형성하여 패턴을 만들고 있으며, 수직적 요소로서의 열주랑과 수평적 요소로서의 각 층의 강한 수평띠는 당시 건축계에서 유행하던 한국 전통 건축의 요소들의 현대적인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강한 대칭성을 가지는 중앙 출입구를 지나 시청사의 내부는 중정으로 처리되어 있어 빛으로 가득찬 공간을 만들고 있는데, 지금은 중정을 둘러싼 공간들에 시민을 위한 까페나 휴게장소, 옥상정원 등을 실내조경과 함께 조성하여 시청사 외부에서 보이는 다소 권위적인 모습과는 다른 친화적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벽돌조적으로 만들어진 탑형태의 원기둥과 수평띠가 강조된 광명시청>



<광명시청 열주랑>


시민회관의 경우 광명시청사보다 조금 더 조형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원기둥이 거대한 크기로 확장되어 전체 매스를 이루는 주요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시청사와 마찬가지로 원기둥은 조각적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철제 수평띠가 이 거대 원기둥들을 엮으면서 건물의 전체 틀을 형성하고 있다. 매스의 거대함과 형태의 단순함으로 인해 다소 기념비적이거나 권위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인간 스케일을 잘 표현하는 재료인 벽돌을 사용함으로서 그 거대한 느낌을 누그러뜨리고 있다. 시민회관 바로 옆에는 시민운동장이 위치하여 시민회관-시민운동장-시민회관으로 이러지며 하나의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주말에는 이 모든 공간을 시민에게 열어둠으로써 이 공간들은 관을 위한 공간이 아닌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광명시민회관 전경>



<광명시민회관, 담쟁이로 둘러싸인 원형매스와 수평띠>                                           <광명시민운동장>


광명시청의 옥상정원에 오르면 북동쪽으로 철산동의 주공아파트들이 보인다. 철산동 주공아파트들은 1980년대 중반 건축된 것으로, 다양한 주택 실험들을 엿볼 수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광명시청의 북측에 위치하는 철산주공8단지의 타운하우스형 저층 주거동들이다. 3층 규모의 이 주거동들은 아파트이지만 타운하우스의 형태를 띄고 있어, 한 세대가 3개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지에도 쿨데삭(Cul-de-sac) 개념을 적용하여 주거동 앞은 막다른 도로로 처리하고 있으며, 각 세대는 외부 정원과 직접 맞닿아 있다. 이 곳에서는 30여년의 시간을 지나며 각자의 취향에 맞게 문도 새로 달고, 집 앞 정원도 각자 꾸며둔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조만간 재건축에 들어갈 예정인 지역이지만, 1980년대 중반 공동주택에 대한 새로운 시도로서 기록되고 기억되어야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광명시청 옥상정원에서 보이는 철산주공아파트 단지>


광명시는 100년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동안, 시흥 서면의 중심지로서, 주요 광물의 산지로서, 서울의 배후주거지로서 역할을 해오며 많은 변화를 겪었다. 광명역세권 개발과 철산주공아파트 재개발로 광명의 또 한 번의 급격한 변화가 눈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광명의 100년을 돌아보며 기억을 남겨본다. 그 시간의 켜는 결코 얕지 않기에, 그 시간을 기억하고 기록하길 기대해 본다.


<철산주공8단지 타운하우스 타입의 주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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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경

    • 경기천년 근대문화유산 답사

    • 글, 사진/ 이연경, 연세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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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자기소개/ 경기문화예술의 모든 것, 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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