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년 근대문화유산 답사] 기억 속의 안양... 눈에 띄지 않는 근대문화유산 (2)


조선후기부터 일제강점기와 해방기, 분단과 전쟁,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까지 격동의 시기를 보낸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역사 속에서 서울과 인접했던 경기도 또한 많은 근대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경기천년 근대문화 유산답사'에서는 경기도에 있는 근대문화를 소개하고 경기도의 역사와 정체성, 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이제 근대문화유산을 남긴 것을 찾아봐야겠다.


<노리다케 모리 굴뚝>


안양구도심처럼 변화가 빨랐던 동네에서 건축 유산을 온전하게 남기는 일은 힘들다. 이때 일부분을 남기는 부분 보존이 있다. 건축물이나 부지 전체가 아닌 상징물을 남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그릇과 찻잔으로 유명한 노리다케는 나고야 공장을 옮기며, 부분을 남겼다. 노리다케 공장은 20세기 초반 나고야에서 가장 높은 굴뚝이 있었다. 1978년에 공장 기능을 이전한 후 빈 건물이 낡아 철거를 검토하던 중 창립 100주년 기념하는 사업을 계획하여, 나고야 공장의 삼 분의 일을 남겨 노리다케공원(ノリタケの森, Noritake no Mori)을 개장했다. 붉은 벽돌 건물군은 미술관, 회사 역사관, 박물관, 전시 및 판매장, 체험장 등으로 이용하고, 굴뚝은 높이를 낮춰 보존하고 도자기를 구워내던 가마터도 남겼다. 철거한 건물에서 수거한 벽돌은 전시 벽으로 변화했다. 집단의 기억을 소소하게 남긴 예이다.



<노리다케모리 담장>


노리다케 공원을 생각하며 삼덕공원을 보자. 이곳은 인쇄용지 제조 공장이 있었다. 기증자는 삼덕제지의 상징인 공장 굴뚝을 보존하며 시민공원으로 만들 것을 제안하며 공장 터를 안양시에 기증했다. 2003년 7월이었다. 그러나 2005년 5월에 굴뚝이 철거됐다. 인쇄용지를 만들던 굴뚝은 옛 기억을 남기며 지역의 장소성을 살린 것이라면 새로 만든 굴뚝은 조형물일 뿐이다. 물론 이 일대는 주차 전쟁이 심한 곳이다. 주차 해결은 현실이다. 주차난을 해소하고 공원까지 생기면 좋았을 것이다. 논란을 만들며 주차계획을 세우고 새 굴뚝을 만들었지만, 지하 주차장 건립은 지지부진하다. 본보 2017년 4월 27일 기사를 참고하면, 아직도 안양시는 지하 주차장을 추진 중이다. 오고 가는 사람이 이만 명이 넘고, 인근 점포가 천여 개가 있는 전통 시장에 더욱 활기를 주려면 주차하기 편한 곳이어야 할 것이다. 현실을 버리고 지역 장소성을 말하며 문화 살리기를 떠들기는 공허할 뿐이다. 좀 더 생각을 공유하고 더불어 계획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이다.


<삼원제지 새굴뚝>


<삼원제지>


삼덕제지 굴뚝을 보고 있으니, 2004년에 ‘경기도 근대문화유산 조사 및 목록화 보고서’를 조사할 때 봤던 공장 터가 생각난다. 그해 7월에 조사할 때 평촌동 아파트 단지 앞에 있던 동일방직 정문과 경비실이다. 남기려고 한 것은 아니고, 어쩌다 남아있던 것이었다. 정문과 경비실의 건축적 의미나 가치보다 1980년대까지 안양 동부지역이 수많은 공단의 흔적이었다. 당시 인터뷰에 상업시설을 만들 것이라는 기록이 있다. 확인해보니 동일방직 정문과 경비실은 없어지고 흔히 볼 수 있는 근린상가가 생겼다. 이제 아파트가 즐비한 신도시일 뿐이다. 아파트 입구에 옛 흔적을 남겼다면 생뚱맞았을까?


<일신방직 경비실 멸실>


과거의 기억을 남기려는 생각은 낭만일 뿐일까? 도시가 처한 상황에 맞춰 지역 역사를 살린 도시 만들기가 필요하다. 눈에 보이는 건축물뿐 아니라, 길, 필지 조직, 집단의 기억을 되살리는 것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지역 문화가 연속하는 도시는 정체성과 장소성이 살아나 동네를 사랑하는 주민의 감성을 북돋울 수 있다. 집단 기억을 상기하며, 문화적 자긍심과 공감대를 갖는 특별한 공간이 생겨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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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 경기천년 근대문화유산 답사

    • 글, 사진/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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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자기소개/ 경기문화예술의 모든 것, 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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