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년 근대문화유산 답사] 포천, 해방과 전쟁을 거친 흔적

조선후기부터 일제강점기와 해방기, 분단과 전쟁,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까지 격동의 시기를 보낸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역사 속에서 서울과 인접했던 경기도 또한 많은 근대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경기천년 근대문화 유산답사'에서는 경기도에 있는 근대문화를 소개하고 경기도의 역사와 정체성, 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최호진 지음건축도시연구소 소장



포천이라는 지명은 조선 태종 13년(1413)에 생겨난 이름이다. 삼국시대의 포천을 거쳐 고려초에 와서 포주(抱州)라는 이름으로, 다시 조선시대에 포천(抱川)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많은 역사 인물과 수려한 자연환경 및 유적지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 도시의 모습을 형성한 것은 해방과 전쟁을 거친 근대기라고 볼 수 있다.


<하천과 도로, 산 사이에 위치한 포천시청 소재지 항공전경(포천시청 홈페이)>


포천은 산과 물이 겹겹이 있어서 조선시대 왕릉, 수목원 등이 자리하며 치수 관계시설도 곳곳에 많이 있는데,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거치는 동안 ‘산림생산기술연구소’, ‘산정호수’ 등의 공간도 자리를 잡았다. 포천에는 한국전쟁 뒤에 수복한 땅이 있어 ‘6.25 전적지’, ‘수복기념비’ 등 전쟁관련 유적이 많이 남아있기도 하다다. 현재 포천의 행정구역의 북쪽 끝에서 휴전선까지는 약 13㎞가 떨어져 있다.


1945년 8월 해방과 곧 이어 일어난 전쟁으로 미·소 양군의 진주와 함께 포천은 38선을 분계로 두 동강이 났다. 창수면, 청산면, 영중면, 일동면의 일부와 영북면, 이동면은 소련 군정 하에, 나머지 10개 면 67개 리는 미군정 치하에 있었으나,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미군정으로부터 행정권을 이양 받았다. 하지만, 6.25전쟁 시기 지방으로의 피난과 복귀를 반복하고, 1951년에는 청사가 전소되어 포천면 어룡리에 임시 청사를 두었다가 11월 현 시청소재지인 포천군 신읍리로 이전하였다.


전쟁 이후 성장기를 거쳐 포천군은 2003년 10월 19일 도농복합시로 승격되며 포천읍은 2개 동으로 분리되었다. 현재 포천시는 826.57㎢로 경기도의 8.1%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행정구역은 1개 읍과 11개 면, 2개의 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2017년 3월 기준으로 인구는 15만 4천명이 넘고 등록외국인이 1만 2천명에 가깝다. 도시와 농촌, 산업시설 등이 자리하는 복합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현재는 사라진 옛 포천군청의 1977년 모습(포천시청 홈페이지)>




도시 포천의 중심지


포천시청은 1951년 이후 현재의 신읍동에 자리하고 있다. 신읍동은 행정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며, 산자락 아래에 형성된 마을 외에 해방과 전쟁 전후로 왕방산과 포천천 옆으로 지나가는 43번 국도 사이에 도시가 크게 발달하기 시작했다. 어룡동의 왕방산 아래로 밭을 경작하는 전원지역이 남아있고 1940년대에 지어져 유지되고 있는 한옥이 일부 분포하고 있다. 행정 중심 지역과 불과 3㎞도 떨어져 있지 않다. 도시가 확장하며, 현재는 대학교와 산업단지 등도 넓은 면적을 차지하며, 포천의 다양한 도시 환경을 만들고 있다.



<포천시 자작동 일대 풍경(포천시청 홈페이지)>



도농복합도시의 근현대 풍경


포천은 최근 구리-포천간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간선도로를 이용한 차량 이동이 수월해졌으나, 수도권 전철이나 광역 교통망이 불편한 상황이다. 하지만 꾸준히 포천시에서 교통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어 접근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포천시청 소재지 도시 풍경은 포천천을 가로지르는 87번 국도 포천로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포천동주민센터, 포천시청 등은 남쪽에 위치하고 있고, 금융, 통신, 우체국 등은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유동인구는 신읍네거리를 중심으로 구절초로와 원앙로, 포천동주민센터와 중앙로가 만나는 지역에 몰리며 다양한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



시외버스 터미널


중앙로 한 가운데는 포천시외버스터미널이 자리하고 있다. 경기도의 많은 시군 소재지에 버스터미널이 자리하고 있고, 서울과 연결되는 광역버스들이 지나가면서, 구조물을 설치하며 과거 단조로운 터미널의 모습을 탈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1983터미널은 2층 규모이며, 매표소와 소규모 점포가 입점해 있고, 장시간 정차 없이 바로 출발할 수 있도록 터미널의 특성상 건물과 연결된 현대식 승하차장이 눈길을 끈다.



<포천시외버스터미널>



상업, 경제 중심 공간의 풍경


버스터미널 건너편에서 포천동 주민센터를 연결하는 중앙로119번길 주변으로 1950년대 이후 지어진 건축물들이 눈에 띈다. 상업가로의 풍경을 느껴볼 수 있는 곳으로, 요식업 위주의 점포들이 가로 양옆으로 위치하고 있으며, 가로의 안쪽으로는 주거 용도의 한옥도 자리하고 있다.


<상업공간 이면에 숨어있는 한옥>


중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은 1967년부터 사용을 시작하여, 가로변 간판으로 정면의 모습은 보기 어렵지만 삼각형 땅의 한쪽 모서리에 자리잡고 있으며, 골목으로 연결되는 부분에서 단층 시멘트벽돌로 지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단층 건물로는 꽤 이른 시기에 이 지역에 자리잡은 건물이다.


<단층 시멘트벽돌로 지어진 음식점>


이 가로에서 눈에 띄는 건물은 여러 점포가 입주해 있는 2층 상가다. 1976년 허가를 받아 1981년부터 사용을 시작한 이 건물은, 뒷부분이 네모 반듯하지 않은 땅의 모양에 맞게 전면은 직선으로, 뒷면은 삼각형이 돌출된 형태의 평면을 가지고 있다. 포천시내에 대로변에는 2층 상가건물이 많이 남아있으나, 1980년대 초에 지어진 건물로서는 돋보였을 것이다. 지금은 간판으로 건물의 입면이 가려져있으나, 외부와 2층 진입 계단 입구의 소박한 장식을 가미한 모습이 정겨움을 준다.


<중앙로119번길 2층 상가>


이 길에서 포천로를 연결하는 길가에는 소규모 점포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도농복합도시의 많은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다방도 남아있다. 점차 대형 커피매장들에 자리를 내주고 있지만, 소박한 소읍의 풍경을 잠시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소읍 풍경을 느껴볼 수 있는 다방>




지방도시는 농협과 축협 등 1차산업의 지원 기관과 시설들이 많이 남아있다. 중앙로 북쪽으로 현대식 건물에 은행이 입점하고 우체국 또한 큰 규모로 지어졌지만, 농협의 창고와 판매시설인 공판장의 구조물 또한 현대화 되는 도시 속에서 삶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다.



<포천농협 농산물공판장>



중앙로 북쪽으로 주거와 유흥시설이 자리하고 있는 지역도 색다른 풍경이다. 가로변의 2층 상업건물들도 다양한 형태로 지어졌으며, 주거와 상업공간이 혼재된 풍경이 대도시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모습으로 남아있다. 1950년대와 60년대에 지어진 점포와 주택들이 격자형 골목 양옆으로 자리하고 있고, 2층 상가 뿐 아니라 한 지붕 아래에 소규모 점포와 주거가 공존하고 있는 모습도 골목을 거닐며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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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앙로변 2층 상가>

<2. 중앙로 북쪽 2층 점포>    <3. 소매와 주거가 한 지붕 아래에 모여있는 건물>



학교 건축과 흔적


포천 최초 중등교육의 첫발을 내딛은 포천일고등학교는 1953년 포천고등학교로 개교하여, 1969년부터 포천종합고등학교, 포천실업고등학교 등의 이름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행정관청 소재지에서 포천천 건너편에 자리한 이 학교에는 축산과가 있어 그 실습실들이 있는데, 도농복합도시에 소재한 학교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승만 대통령이 교사기공식 축사를 했던 사진이 교사 1층에서 볼 수 있으며, 과거 대통령이 방문했던 것을 기념하는 비가 교내에 서있다.



<포천일고등학교 내 대통령 방문 기념비와 뒤로 보이는 실습동>


현재 포천고등학교는 포천시청의 남서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1971년 포천여중고로 설립되었다. 교사 본관의 많은 부분이 개보수가 되었으나, 중앙계단의 난간대 등에서 1970년대 학교 건축물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교사 건물 옆으로 체육관 건물이 눈에 들어오는데, 1971년 당시 지역 국회의원의 이름이 머릿돌에 새겨져 있다. 체육관의 긴 정면에는 오른쪽 출입구의 지붕이 곡선으로 강조되어 있고, 후면의 기둥과 계단, 현관 캐노피 등에서 건축물의 단순한 구조미를 엿볼 수 있다.


<포천고등학교 체육관 전경>


포천시는 넓은 면적에 행정 거점 지역들이 퍼져있어, 각 소도시별 다양한 특징들을 살펴볼 수 있다. 일동과 이동의 먹거리로 갈비와 막걸 리가 유명하고, 산정호수, 광릉과 국립수목원 등이 시민들에 알려져 있지만, 교통이 발달하고 시가지가 정비되면 도농복합도시의 특성들이 어떻게 남겨지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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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진

    • 경기천년 근대문화유산 답사

    • 글, 사진/ 최호진 지음건축도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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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자기소개/ 경기문화예술의 모든 것, 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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