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문화재연구원

포천 반월성

2018-06-09 ~ / 긴 물길을 품고 있는 땅에 성을 쌓고 : 포천 반월성


포천 반월성 전경 / 경기문화재연구원 제공


낭비성은 어디였을까


낭비성을 충청북도 청주지역 또는 경기도 포천지역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낭비성 전투가 있었던 629년 당시에는 고구려 영토였다. 포천 반월성은 이미 진흥왕 때 신라가 한강 유역을 차지한 후 고구려는 더 이상 내려오지 못했기 때문에 고구려의 남쪽 경계를 주목한 것이다. 또한 포천의 옛 이름마저 비성군(臂城郡)이다. 반면 7세기는 함경도까지 올라갔던 신라가 고구려의 반격으로 후퇴하고 있었다. 신라왕이 나서서 당나라의 원군을 청할 정도로 신라가 위기에 빠졌다함은 곧 고구려의 남하를 예상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낭비성을 충청북도 지역으로 비정하기도 한다.



반달처럼 쌓다


반월성 항공지도 / 포털사이트 DAUM 지도



포천 반월성 지도 / 경기문화재연구원 제공

포천 반월성 성벽

포천 반월성 성벽 / 경기문화재연구원 제공

반월성(사적 403호)은 둘레 1,080m로 산성의 형태가 마치 반달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삼국시대 성 중에서 비교적 큰 규모에 속한다. 테뫼식 산성*으로 동쪽과 서쪽은 험준한 산맥으로 차단되고 그 사이 포천천이 남에서 북으로 흘러가며 형성된 분지의 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철원을 지나 금강산으로 가는 길목까지 조망되는 곳이어서 쉽게 적의 동태를 파악할 수 있다.


* 테뫼식 산성

   테뫼식 산성은 산봉우리 중턱쯤에 한 바퀴 휘돌아 쌓는 것으로 멀리서 보면 시루에 흰 번을 두른 것으로 보이므로 ‘시루성’   이라

   고도 한다.



기와가 전하는 사실


반월성 출토 마홀명문기와 / 경기문화재연구원 제공

반월성은 오랫동안 후삼국시대 태봉의 궁예가 쌓은 성이라고 전해져 왔으나 1994년부터 지표조사와 발굴조사가 진행되면서 성벽과 치성 4곳, 장대지 및 망대지 2곳, 우물지, 건물지 등이 확인되었다. 또한 ‘마홀수해공구단(馬忽受解空口單)’이라고 새겨진 명문기와가 출토되어 《삼국사기》에 기록된 고구려의 ‘마홀군’이 바로 포천이고 이 성은 고구려가 쌓았다는 근거가 되었다. 마홀은 ‘물이 많은 고을’이라는 의미였으며, 신라시대에는 견고한 성을 쌓았다는 뜻으로 견성(堅城)이라고 불렀다. 2001년 6차 발굴조사 때는 백제와 신라 토기가 대량 출토되었다.



지역 수호신을 위한 민간신앙의 공간


반월산성 애기당터 / 경기문화재연구원 제공

반월성이 위치한 청성산은 포천시의 진산으로 오래전부터 신성시되어 이곳에서 많은 제사와 무속행사가 이루어졌다. 애기당은 지역 수호신인 ‘당금아기’를 모신 사당으로 한국전쟁 때 소실되어 현재 터만 남아있다. 발굴조사 당시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물결무늬 평기와와 백자제기, 백자로 된 말이 출토되어 조선시대까지 여러 형태의 민속신앙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김유신, 신라의 벼리와 옷깃이 되다


"건복 51년 8월, 왕이 대장군 용춘·서현과 부장군 유신을 보내어 고구려의 낭비성을 공격하도록 하였다. 그때 고구려 사람이 성에서 나와 진(陣)을 벌이니 군세가 매우 왕성하였다. 우리 군사가 이를 바라보고 두려워하여 더욱 싸울 마음이 없어지므로, 유신이 말하기를,

"내 들으니 옷깃을 떨쳐야 옷이 반듯하고 벼리를 들어야 그물이 펴진다 한다. 내가 그 벼리와 옷깃이 되겠다."하며 말에 올라앉아 칼을 빼어 들고 적진으로 곧장 달리어 세 번 들어갔다가 세 번 도로 나왔다. 들어갈 때 마다 혹은 적장을 베고 혹은 적기를 뺴앗아 오므로, 여러 군사가 승세를 타서 북을 치고 고함을 지르며 진격하였다. 5,000여 명을 베어 죽이니 그 성이 드디어 항복하였다."

《三國史記》권4, 신라본기, 진평왕 51년


『삼국사기』에 따르면 용춘*은 고구려 낭비성을 점령한 공으로 관위가 4위인 파진찬에서 2위인 이찬으로 오르게 됩니다. 또한 『화랑세기』 용춘조에도 용춘이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공을 세워 각간이란 벼슬을 받게 되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 싸움을 낭비성 전투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낭비성 전투는 용춘의 지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였으며, 김유신의 신라에서의 활동 기록도 이때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신라에 귀화한 가야왕족인 김서현, 김유신 부자 그리고 폐위된 왕(진지왕)의 아들인 용춘. 이들은 모두 그들의 능력에도 불구하고 신라 사회의 중심에서 활동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전쟁에서의 공으로 김유신은 능력은 있으나 차별받는 신분적 제한을 극복하고 군사엘리트로 데뷔한 것입니다.


김유신의 동생 흠순이 풍월주 지위에 있으면서도 전공을 세우기 위하여 지방에 주로 머물렀다고 하는데, 이는 형에 대한 경쟁심을 가지고 있어 자신도 공을 세우기를 원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흠순의 이러한 행동은 아버지와 형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전쟁에서의 공이 자신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해 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 김용춘(金龍春, 578~647)

   무려 700년 이상 지속된 삼국시대의 종결자, 태종 무열왕 김춘추의 아버지로 경주 황룡사 9층 석탑의 건립책임자로도 알려진

   신라 진평왕~선덕영왕 시기의 왕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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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경기도 성곽투어 현장


○ 성곽투어 일시 : 2018.06.09.(토) 오전 9시

○ 성곽투어 코스 : 포천 반월성 → 용연서원

○ 성곽투어 소감

      - 역사 교육이 좋았습니다. 주말에 가족들과 현장학습으로 최고입니다. (참가자1)

      - 선생님들도 친절하시고, 특히 점심이 진짜 맛있었어요. (참가자2)

      - 가족, 성인, 초중고등생 등 다양한 대상으로 이런 프로그램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참가자3)














세부정보

  • 2018 경기도 성곽투어 <산서엥 오르자!>

    일자/ 2018.06.09.(토)

    장소/ 포천 반월성, 용연서원

@참여자

글쓴이
경기문화재연구원
자기소개
경기도 문화유산의 가치 발견, 경기문화재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