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뷰] 창작을 위한 응원

성남 독립영화제작지원을 돌아보다

이 글은 성남문화재단의 격월간 문화예술 매거진〈아트뷰〉6+7월호의 본문 내용입니다.


글 | 윤혜숙 성남문화재단 문화사업부 과장



성남문화재단에서는 기초 문화재단 최초로 2014년부터 독립영화제작지원사업을 시작해 현재 장편 10편, 단편 12편을 지원하고 있다. 첫 제작지원 작품인 장편 <파란 입이 달린 얼굴>(김수정 감독)의 시사회에 참석한 관객들은 이 낯선 작품에 당황했다. ‘자본주의 정글에서 여성 노동자로 살아남기’라는 어느 평론가의 한 줄 평처럼 주제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2015년 서울독립영화제 우수작품상과 17회 장애인영화제 대상을 수상했지만, 예술을 통해 힐링받고 싶은 다수의 관객들에게 극단적이고 치명적인 주인공의 현실은 불편함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그 후 <파란 입이 달린 얼굴>은 2018년 1월 개봉해 1,482명의 관객이 들었다. 관객 다수의 호응을 얻지는 못했지만 성남문화재단은 자기 색이 뚜렷한 영화 한 편이 만들어지고 개봉하기까지 든든한 지원자가 되었다.


이후 매년 진행된 제작지원작 시사회에서는 많은 관객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독립영화를 관람하고 응원해주었다. 80% 이상을 성남 지역에서 촬영한 장편 <컴, 투게더>(신동일 감독, 2015년 지원)는 지금은 재건축 중인 신흥동 중앙시장 건물, 분당 서현동 거리, 태평동 골목길로 영화 속에서 보물찾기를 하는 재미를 선사했고, 대다수 지원 작품이 국내외 주요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성남문화재단 CI가 스크린에 등장하는 횟수도 늘어갔다. 그리고 지난 2월 장편 <살아남은 아이>(신동석 감독, 2017년 지원)의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 초청, 역대 최다 900여 편이 출품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단편 경쟁 본선에 <곳에 따라 비>(임상수 감독, 2017)와 <선화의 근황>(김소형 감독, 2017) 2편이 선정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2015년 성남독립영화제작지원작인 신동일 감독의 <컴, 투게더>


우리가 제작지원한 작품들이 영화제 수상과 같은 좋은 성적을 올릴 때도 물론 기쁘지만, 가장 큰 보람은 바로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힘’이 제작지원사업에 있다는 사실이다. 타 지원 공모에서 여러 차례 탈락했던 영화 <히치하이크>(정희재 감독, 2016년)는 우여곡절 끝에 완성되어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고, 중견 신동일 감독은 7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감독들의 감사 인사, 독립영화를 위해 정말 큰일을 해주고 있다는 심사위원들의 격려를 재단을 대표해 현장에서 수없이 들을 수 있었다.




지원과 함께 절실한 것은 저변의 확대


물론 성남독립영화제작지원사업의 문제점과 한계도 많다.

우선 지방자치단체 예산은 해당연도에 집행 완료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에 따라 제작지원을 받은 제작자는 연말까지 결과물을 제출해야 하는데,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8개월 안에 완성할 수 있지만 프리프로덕션(사전 준비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면 일정을 맞추기가 어렵다(이와 관련해 성남문화재단에서는 지원자가 창작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모색 중이다).


제작 지연의 원인은 십중팔구 ‘예산’ 문제이다. 지금까지 성남문화재단이 제작지원한 장편의 순제작비는 1.5억~3억 원 규모로, 재단은 이중 최대 8천만 원, 즉 평균 순제작비의 30~40% 수준을 지원했다. 다시 말하면, 재단의 지원금을 받아도 나머지 예산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영화제작 현장의 노동 환경 변화를 위한 표준근로계약서가 도입되면서 앞으로 독립영화의 제작비도 크게 상승할 것이 예상되는데 이에 지원금을 순제작비의 5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과제이다.



△ 성남문화재단의 첫 제작지원 작품인 김수정 감독의 <파란 입이 달린 얼굴> 촬영 현장


신동석 감독의 <살아남은 아이> 촬영 현장

2017년 성남독립영화제작지원작인 이 작품은 2018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되는 성과를 거뒀다


마지막으로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확대되어야 한다. 우연히 집 근처 극장에 걸린 독립영화의 포스터를 보고 주말에 극장을 찾았는데 이미 상영이 끝난 후였다. 2017년 기준 한국영화 흥행 1위~10위의 영화가 전체 매출의 58.7%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10억 이하의 다양성 영화를 극장에서 만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며, 3억 이하 독립영화를 극장에서 만나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제작지원과 더불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배급/상영이 중요한 이유이다. 공공 영역의 예술전용관 건립, 독립영화 상영 비율 확대와 함께 마을, 도서관, 학교 등 다양한 공간에서의 공동체 상영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들꽃영화상을 알게 되었다. 적은 예산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오직 영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독립영화인과 이들의 작품을 조명하기 위한 영화상으로, 시상금이 없지만 그들에겐 영예로운 상이라고 했다. 들꽃처럼 길들지 않고 쓰러지지 않고 결국 꽃피길, 오늘도 뚝심 있게 현장을 지키고 있는 영화인들에게 성남문화재단 독립영화제작지원사업이 그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성남문화재단〈아트뷰〉 6+7월호 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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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소연 @윤혜숙

    • / 윤혜숙, 성남문화재단 문화사업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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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성남문화재단

    자기소개/ 2004년 출범한 성남문화재단은 그동안 지역사회 속에서 펼치는 창의적 문화정책, 성남아트센터와 큐브미술관을 중심으로 선보이는 세계 정상의 예술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의 모델을 제시해 왔습니다. 누구나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즐기고 시민 모두가 예술가가 되는 도시, 바로 성남문화재단이 만들어갈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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