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년 근대문화유산 답사] 넓은 평야가 만들어낸 풍경.. 신도시와 함께 진화하다

김포시 - 농촌과 도시가 조화되는 신도시


조선후기부터 일제강점기와 해방기, 분단과 전쟁,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까지 격동의 시기를 보낸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역사 속에서 서울과 인접했던 경기도 또한 많은 근대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경기천년 근대문화 유산답사'에서는 경기도에 있는 근대문화를 소개하고 경기도의 역사와 정체성, 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최호진 지음건축도시연구소 소장


김포하면 떠올릴 수 있는 단어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는 평야지대와 공항을 떠올릴 것이다. 김포는 검포(黔浦)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한강하구와 서해안에 면한 김포반도의 넓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근대로 들어서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김포군으로 출발했고, 서울과 인천에 일부 지역이 편입되는 과정을 거쳤다. 현재 김포시는 1998년 4월 1일에 도농통합시로 승격되었는데, 김포한강신도시와 기존 농촌지역의 변화상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포의 변화를 통해 미래의 모습이 어떨지 상상해보면 어떨까.


전망대 위 갑곶나루터와 강화도가 보이는 풍경


김포는 동서남북의 인접지역들이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한강의 북동쪽으로는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 서쪽으로는 강화대교와 초지대교로 연결되는 인천 강화군, 동남쪽으로는 서울 강서구, 남쪽으로는 인천 계양구와 서구를 경계로 하고 있다. 또한 월곶면과 하성면의 북쪽으로는 북한의 황해북도 개풍군과 경계를 이룬다. 지리적 위치에 의해 군사 요충지이기도 하며, 특별시와 광역시 등이 접하고, 한강과 공항이 인접한 물류가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김포대수로



옛 포구와 수로, 군사시설


강화도에 맞닿아 있는 월곶면과 대곶면에는 각각 두 개의 다리가 있다. 강화의 북쪽과 연결되는 강화대교 쪽으로는 문수산과 산성이 자리하고 있으며, 접경지역이 가까이 있다보니,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이다. 강화로 가는 다리 초입에는 초소들이 자리하고 있고, 물과 땅의 경계에는 대부분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다. 강화대교 바로 아래로는 갑곶나루에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석축로가 있었고 강화도와 김포를 연결하는 주요한 기능을 하였으나, 1970년 강화대교의 건설로 그 기능을 잃었다.



한강변 철조망과 초소


갑곶나루 인근 성동리에는 국방색 무늬 페인트가 입혀진 초소가 보인다. 벽에 부착된 글씨를 확인해보니, 1975년 해병 제2여단이 한 달이 안 되는 기간 시공하여 완성된 초소이다. 지금은 바로 옆 화장실도 있고, 초소의 위로 올라가면 망원경도 설치되어 있어 평화둘레길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전망 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위에 올라가서 보면 해안가 철조망이 분단의 현실을 알려주고 있으며, 살아있는 안보 교육의 현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해안가로는 계속해서 군용 트럭들이 오가며, 평화로운 내륙의 모습과는 다른 긴장감을 보여주기도 한다.



전망대로 활용되는 해병대 초소


육로와 수로는 여러 가지 기능을 갖고 있다. 이 또한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길이기 때문에, 특이한 시설을 발견할 수 있다. 김포시 감정동 농수로에는 특이하게도 군 벙커가 있다. 한강 뿐 아니라 내륙의 수로도 중요한 물길 역할을 하는데, 이 농수로에는 군벙커들이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었다. 김포시는 감정동 농수로 군벙커 재생 프로젝트를 실시하여, 방치되어 있던 군부대 벙커와 방호벽에 지역의 역사를 담은 타일 등을 붙여 정비, 2013년 대한민국 경관대상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인근 주민들이 운동을 하며 찾는 수로 인근에 군부대와 지역 주민이 협조하여 조성한 것이다. 일부 구간 정비를 한 것이 눈에 띄지만, 아직 군벙커가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도 보인다. 현대사의 다양한 모습을 농수로 주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으로 오랫동안 남아있기를 기대한다.



김포시 감정동 농수로변 군벙커



김포 구도심, 북변동 일대


김포시의 오래된 거리, 북변동 일대는 어떤 모습일까. ‘김포 백년의 거리’라는 축제가 벌어지는 김포시 북변동의 거리와 시장 주변에서 수도권을 연결하는 많은 광역버스가 지나가야 하는 지역임을 눈치챌 수 있다. 커다란 나무와 너른 마당을 가진 2층 건물은 과거 김포경찰서로 사용하였다. 김포경찰서는 1914년 북변동 350번지에 설치, 1개의 직할 파출소와 5개의 주재소를 두며 출발했다. 해방 후 국립 경찰로 발족을 하면서, 북변동 361번지 김포군청에 임시 청사를 사용하였다. 1955년 다시 북변동 350번지에 2층 청사를 신설하여 이전하였고, 1988년 다시 북변동 361-2번지로 경찰서를 개축 이전한다. 



옛 김포경찰서


1955년 북변동 350번지에 신축한 경찰서 건물은 현재 근린생활시설로 여러 점포들이 이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김포의 오랜 행정의 중심지가 신도시로 점차 이동하고, 해방 이후 두 번에 걸쳐 신축된 건물은 상가로, 지역커뮤니티 시설과 요양병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김포경찰서는 김포한강신도시의 건설과 함께 행정 관청 중 가장 먼저 신도시로 이전을 하였다. 근 30년 단위로 새로운 공간을 찾아 옮긴 경찰서는 아직 구 도심에 그 흔적을 고스란히 남겨두고 있다.



북변동 가로


북변동과 주변에는 김포시장을 비롯하여 다양한 관공서와 향교, 성당, 금융 시설들이 모여있어, 김포의 중심지였음을 알 수 있다. 시외버스터미널 건물은 그 규모에 비해 지금은 초라하게 남아있다. 광역 교통망이 형성되면서, 김포대로 변에 승하차장으로 기능이 이동하면서 가까운 시기의 김포시의 변화를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시장과 북변동 주변은 개발 계획이 진행되고 있어, 많은 관공서들도 이전에 대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구도심의 북동쪽으로 김포대수로와 계양천 너머 한강과의 사이에는 넓은 평야지역이 있고, 하천과 수로변에 지어지고 있는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경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남겨진 한옥, 새로 짓는 한옥


김포에도 한옥은 남아있다. 서울과의 경계를 이루는 김포시 전호리 굴포천 주변에는 경인아라뱃길 사업으로 여객터미널이 들어섰고, 대규모 물류터미널과 할인쇼핑단지들이 자리하고 있다. 전호리 작은 마을은, 농사를 지으며 살던 집들이 많이 남아있으나, 점점 작은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한옥을 지키며 살고 있는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생활 편의를 위해 아궁이는 없애고 보일러를 들였지만, 아직도 부엌의 흔적과 부엌과 방 사이의 작은 창과 무늬 유리가 끼워진 대청마루의 문을 보면서, 농사를 지으며 근대를 거쳐 어려운 시기를 버텨왔을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지붕은 대부분 개량했지만, 목구조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한옥이 이제는 마을에서도 많이 남아있지 않다. 현대의 대규모 개발이 길의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평온한 마을의 모습을 남길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한강르네상스를 꿈꾸는 지역에, 당연히 과거의 모습도 남겨야 하는 것은 이제는 시대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전호리에 남아있는 농가


대형 덤프트럭들이 쉴 새 없이 다니는 왕복 2차로 주변에서도 한옥들은 눈에 들어온다. 음식점, 주거로 사용되기도 하고, 쓸쓸하게 남겨져 앞으로 다가올 어떤 운명을 기다리는 듯 보이기도 한다.


김포시 운양동 모담산 자락 샘이 있는 마을이라 하여 샘재라고 불리던 곳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이 지역에는 1980년대 초 서울 북촌과 을지로에서 재개발 등으로 옮겨오게 된 한옥과 부재들을 활용하여 한옥마을이 조성되었다. 2004년 김포한강신도시 택지개발사업지구에 포함되어, 샘재 마을은 원래의 지형은 남기고, 한옥을 재정비하고 일부는 신축하여 아트빌리지라는 문화예술공간의 조성이 계획되었다.



김포 아트빌리지


고층의 공동주택에 인접하여 조성된 한옥은 옛 것과 새 것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서울에서 옮겨온 한옥과 부재가 다시 한 번 정비되고, 새로 지은 한옥과 함께 총 20여동에 달하는 한옥 단지를 이루게 되었다. 김포만의 역사를 넘어 근대한옥의 역사를 담으면서 신도시의 명소로 자리할 것이다. 사람이 찾아오는, 사람이 상주하는 한옥으로 쓰일테지만, 단지별 계획으로 인한 경관 고려는 아쉬운 점이 있다. 공공영역의 한옥 마을이 먼저 계획되어 자리를 잡고, 그에 어울리는 고층 주거군의 계획이 뒤따랐으면 더 좋은 신도시의 경관을 갖추었을 것이다.


모담산 아래 아트빌리지의 반대편 북쪽으로는 새로운 한옥이 지어졌다. 운양동주민센터는 신도시에 새로 지어진 관청 건물로 주변에서도 돋보인다. 콘크리트 구조에 한옥의 형태가 덧붙여진 것이 아닌, 목구조로 튼실하게 지어진 한옥이다. 내부에 들어가보면, 높은 층고에 넓은 공간이 민원인들로 가득차 있고, 경직된 관공서의 분위기가 아닌 편안한 휴식 공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마당까지도 시민들의 쉼터로 이용되어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공공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옥으로 지어진 운양동 주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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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진

    • 경기천년 근대문화유산 답사

    • 글 / 사진/ 최호진 지음건축도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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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자기소개/ 경기문화예술의 모든 것, 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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