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문화재연구원

연천 호로고루

2018-07-14 ~ / 1500년전 격전의 시간들이 여울목마다… : 연천 호로고루


연천 호로고루 전경 / 경기문화재연구원 제공


5~6세기 고구려가 축조한 것으로 추정


연처 호로고루(사적 제467호)는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에 위치한 삼국시대 성곽이다. 임진강 북쪽의 현무암 단애 위에 지어진 강안평지성(江岸坪地城)으로, 성 둘레는 401m이다. 고구려가 5세기 후반 ~ 6세기 초 목책의 형태로 추축하고, 6세기 한강유역을 상실한 뒤 수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4차례에 걸친 발굴조사로 성벽, 집수시설, 건물지 등이 확인되었다. 특히 호로고루는 남한에서 드물게 확인되는 고구려 유물의 보고(寶庫)로 그 의미가 있다.



고구려 축성기술의 걸작


연천 호로고루 전경 / 경기문화재연구원 제공

호로고루, 은대리성, 당포성 등 연천의 고구려 성곽들은 임진강 북쪽 강가를 따라 분포하고 있다. 이들은 삼각형의 강안평지성(江岸坪地城)이라 하는 독특한 형태의 성곽이다. 축성이 용이한 토성의 장점과 방어력·견고성이 뛰어난 석성의 장점을 결합하여, 고구려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축조하였다. 이를 통해 다시 동아시아 최고 석축기술을 보유하였던 고구려의 축성기술을 알 수 있다.



남쪽의 적으로부터 북쪽 땅을 지키다


남한지역의 고구려 성곽은 대부분 경기 북부, 그 중에서 연천일대에 분포하고 있다. 5세기 고구려가 백제와의 전투에서 승리하며 한강 일대와 임진강 일대를 모두 차지하였다. 고구려는 임진강과 한탄강 일대에 거점성을 설치하고 양주분지와 한강유역을 전진기지로 하여 적극적인 남진정책을 추진하였다. 하지만 6세기 중엽 한강을 신라에 내어주면서 임진강은 고구려와 신라의 국경이 되었다.


고구려 사람들의 식문화 이야기


호로고루 출토 탄화곡물 / 경기문화재연구원 제공

호로고루의 2차 발굴조사 중, 지하창고로 추정되는 내부 건물지에서 다량의 탄화곡물*들이 출토되었다. 분석한 결과, 출토된 탄화곡물은 쌀과 현재 우리가 주식으로 삼고 있는 자포니카종 이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출토유물은 밥그릇이었다. 6~7세기 고구려 병사들이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밥그릇의 용량은 무려 1040g였다. 현대 평균 밥그릇이 210~350g, 조선시대 690g 정도였음을 생각할 때 아주 놀랄만한 크기이다. 탄화곡물들과 함께 소·말·개·사슴 등 6종의 동물뼈가 발견되어, 호로고루 저장시설 출토유물은 고구려인의 식생활을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경계의 강을 넘어


임진강은 예로부터 한강 진출을 위한 남진이나, 대동강 유역 진출을 위한 북진에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였다. 그 중에서도 호로고루 유역은 남쪽을 향하여 넓은 지역을 조망할 수 있다는 것, 배가 없이도 강을 건널 수 있다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삼국시대부터 근현대까지 남-북을 연결하는 주요 길목으로 이용되었다.




당나라 군사가 말갈과 거란의 군사와 함께 와서 북쪽의 변경을 침범하였는데…, 당나라 군사 중에서 호로(瓠蘆)와 왕봉(王蜂) 두 강에 빠져 죽은 자는 가히 셀 수가 없었다.’ 『삼국사기(三國史記』


‘…고려시대 여러 차레 거란의 침입을 당했을 때 이곳(호로하)이 격전지였는데…’ 『기언(記言)』


이처럼 호로하*는 신라와 당나라가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 곳이자, 고려시대 거란과의 격전지였다. 또한 병자호란 때에는 소현세자와 봉림대군 등 왕족과 백성들이 이곳을 건너 청나라로 끌려갔다고 전해진다. 이런 이유로 조선시대에 이 일대는 호로탄(瓠蘆灘)이라 하여 장단을 통해 개성으로 들어가는 주요 길목으로 관리되었다.


이 지역의 중요성은 전근대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 북괴특공대의 당초계획에 의하면…2사단에서 서쪽분계선을 통과 장단군 장단리·문사·노고산을 경유하여 최종거점을 역시 북악산에 두고 서울 시내를 통과…’ 「북괴특공대남파경위발표」, 『동아일보』,1968.01.27.


한국전쟁 때에는 북한군의 전차부대가 개성~문산 쪽의 임진강을 건너지 못하고 우회하여 호로고루 여울목을 도하하고, 호로고루 정상에 포대를 설치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약 20년이 지난 1968년 1월 21일 북한의 무장게릴라 31명이 청와대를 기습하기 위해 장단리, 문산을 거쳐 서울로 침투할 때에도 호로고루의 여울목을 통해 진입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예로부터 임진강과 한강유역을 차지하면 한반도를 지배한다고 한다. 그만큼 임진강과 한강은 남과 북을 연결하는 중요한 길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두 강은 남과 북이 대치한 채, 아무도 오가지 못하는 길목으로 남아있다.


* 호로하

  칠중성에서 굽어보면 ‘임진강 중류의 모습이 크게 만곡(彎曲)을 이뤄 마치 표주박(瓠蘆) 두 개를 나란히 놓은 듯 하

  다’하여 불리어진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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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경기도 성곽투어 현장


○ 성곽투어 일시 : 2018.06.23.(토) 오전 9시

○ 성곽투어 코스 : 여주 파사성 → 고달사지

○ 성곽투어 소감

    - 7회 참가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경기도내 역사적 의미를 가족과 함께하니 더욱 좋았습니다.

      세밀한 진행에 감사드립니다. (참가자1)

    - 너무 유익하고 좋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고생하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참가자2)

    - 역사교육과 주말가족 여행이 가능했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참가자3)














세부정보

  • 2018 경기도 성곽투어 <산성에 오르자!>

    일자/ 2018.07.14.(토)

    장소/ 연천 호로고루, 은대리성, 경순왕릉

@참여자

글쓴이
경기문화재연구원
자기소개
경기도 문화유산의 가치 발견, 경기문화재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