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 악기장 현악기 보유자 최태순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30호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은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에서 2017년 발행한 경기도 지정 무형문화재 종합 안내서입니다. 이 책은 기능보유자와 예능보유자 66명의 삶을 조망하고 보유 종목에 대한 소개와 다양한 단체에서 제공한 진귀한 사진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지씨에서는 이 책에 소개된 경기도의 무형문화재를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 전문 보기



“나는 커서 오동나무 귀신이 될 거라고 했어요.”

경기도무형문화재 제30호 악기장(현악기) 최태순 선생은 십대 소년답지 않게 이미 천상의 소리인 가야금 소리에 매료돼 있었다.


“고모부와 함께 지내면서 눈만 뜨면 고모부가 하는 일을 어깨너머로 흉내 냈어요. 소리가 좋다 보니 일이 점점 더 재밌어졌어요.” 그의 외길 인생을 이끈 고모부는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악기장이었던 고 김광주 선생이다. 최태순 선생은 14살에 문하생으로 정식 입문해 전주 공방 생활을 시작한다. 열과 성을 다해 만들다보니 그가 19세에 처음 만든 가야금을 보고 고모부는 자신도 만들지 못했던 가야금이라며 찬탄을 했다. 고모부의 그 말씀이 오늘날 최태순 선생을 있게 한 힘이었다. 1961년 고모부와 함께 국립국악원 국악기 복원에 참여하면서 전주에서 서울로 상경했다. 국립국악원이 국악사 양성소를 개설하면서 6.25전쟁 때 소실된 현악기 복원을 위해 전국 최고의 악기장을 물색했는데 그 3명 가운데 최태순 선생이 함께 했다. 당시 국악원 내에 공방을 차리고 원형복원에 힘쓴 최태순 선생의 정악가야금을 비롯한 악기들은 교본과도 같다.


1982년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주최한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미국민속축제에 참가했다. 그가 만든 거문고와 가야금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보관돼 있으니 당시 그의 명성이 어떠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이때 마침 한국민속촌 전시가 계기가 돼 용인에 터를 잡게 됐다.


현재 전수조교인 둘째아들 최정욱과 가야금과 거문고, 아쟁 등 현악기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최태순 선생의 악기 제작은 전통적인 수작업이다. 통 오동나무를 통째로 파내듯이 대패로 깎아 앞판을 만든다. 대패질 작업은 현악기 특유의 공명음을 좌우하므로 전통기법 중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표준 두께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오로지 경험과 감각에 의한 작업이다 보니 장인의 가야금과 일반 가야금은 여기서부터 차이가 난다. 또한 같은 오동나무라도 자라난 환경에 따라 강한 것과 무른 차이를 구별해야 하고, 나무의 재질이나 수명에 따라 깎는 감각적인 기술이 악기의 소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계식으로 생산된 가야금의 소리는 장인의 가야금을 따라올 수 없다. 단단한 밤나무로 만드는 뒷판에는 소리가 나오는 길목인 초승달 모양의 구멍과 타원형의 구멍, 해 모양의 구멍을 뚫는다. 앞판과 뒷판을 아교를 칠해 붙이는데 고무 끈으로 꽁꽁 동여매 단단하게 붙도록 하루 동안 그늘에서 말린다.


보유자와 전수조교 최정욱


용두까지 붙인 후 나무 표면을 대패로 다듬어 소리를 잡는다. 표면이 조금이라도 매끄럽지 않으면 가야금의 소리가 튀기 때문이다. 그런 후 나무에 색을 입히기 위해 인두질을 한다. 최태순 선생은 전통 방식 그대로 숯을 피워 달군 인두로 오동나무 표면을 그슬린다. 이때 나무결이 살아나 아름답기도 하지만 남아있던 진이 빠져 나무가 단단해 지고 소리가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명주실을 꼬아 만든 현은 굵기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내며 제일 굵은 줄은 명주실 60가닥을 꼬아 만든다. 앞판에 현을 지탱하기 위해 기러기발을 닮아 안족이라 불리는 나무괴를 세운다. 악기의 겉 문양은 소뼈를 깎고 갈아 낸 수십 개의 조각을 서로 잇대어 붙여 완성한다.


작업실 한쪽에 오동나무가 쌓여 있다. 최태순 선생은 진정한 소리는 나무에서 나오며 오래된 나무가 소리를 품어 올린다고 말한다. 10년 넘게 비바람 보유자와 전수조교 최정욱 을 맞으며 진액과 물기가 빠진 오동나무라야 좋은 재료라고 할 수 있다. 뒤틀리고 갈라지는 오동나무는 이 과정에서 걸러진다.


요즘은 서양악기와의 협연이나 연주자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기 위한 산조를 위해 끊임없이 개량된 악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12줄의 가야금은 이미 표준이라고 말하기엔 어려운 지경이다.




“1줄의 현으로 3가지 소리를 내는 가야금에 기교를 담아 오묘한 소리를 연출했던 옛 연주자들과는 달리 요즘은 서양악기처럼 25줄로 25가지 소리를 내길 원하니 전통이 사라지는 느낌이어서 안타깝습니다.”


수천년 이어 내려오는 민족의 소리를 이어내는 작업이 비록 힘은 들지만 최태순 선생은 오늘도 하늘이 허락해 준 소리의 맥을 잇기 위해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악기를 제작하는 일에 혼신을 바친다.


산조가야금(상), 산조거문고(하)





* 영상자료 : 경기학연구센터(http://cfgs.ggcf.kr/)>센터자료>영상자료 '혼의 울림, 현 위의 인생'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30호 악기장 현악기


지정일1999.10.18
보유자최태순(1941년생)
전수관소릿고을
특기사항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 보유자가 제작한 거문고와 가야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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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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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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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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