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경기문학] 《우리가 주울 수 있는 모든 것》, 유재영

경기문학22


2018년 경기문학 시리즈가 10월 발간되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문부일을 비롯한 소설가 6인의 소설집 6권과 천수호 등 시인 16인의 작품을 묶은 시집 1권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문학이라는 경이(驚異)를 기록(記錄)한다는 의미의 경기문학驚記文學 시리즈는 경기문화재단, 경기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경기도에 거주하는 문인들에게 창작지원금을 지급하고 그들의 선정 작품을 시리즈물로 출간하였습니다. 지지씨에서는 작가와 작품을 중심으로 경기문학 시리즈를 안내해드리고자 합니다.

작가 유재영이 경.기.문.학驚.記.文.學 시리즈로 신작을 내놓았다. 《우리가 주울 수 있는 모든 것》은 동명의 소설과 ‘전형’ 두 편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표제작 〈우리가 주울 수 있는 모든 것〉은 서술자이자 화자인 내가 대학에 특강을 나갔다 뒤풀이 장소에서 참석자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주는 형식이다. ‘나’는 신도시 아파트 공사장 인근에서 우연히 9억이 들어있는 상자를 줍고, 이어진 동창 제이크와의 미국여행 도중에 마약이 든 가방을 습득하는 등 행운이 연속된다. 당연히 이들은 마약을 서둘러 헐값에 처분한다. 욕심이 과했을까. 행운을 만끽하는 도중, 행운의 여신이 표정을 바꾼다. 〈전형〉의 ‘나’는 구직자들의 자기소개서 작성을 대행해주는 ‘왓엠아이닷컴’의 글쓰기 전담 직원이다. 나는 고객의 의뢰를 받아 그들이 보내준 자료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써주는 대필 작가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필해 준 자기소개서 안의 자기를 “납득할 재주가 없”다는 의뢰인의 메일을 받게 된다.



유재영


1981년 서울 출생. 2013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 소설집 《하바롭스크의 밤》이 있다.


책 속에서


(뭔가를 줍거나 잃어버린 경험과 관련한 발언권)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싱겁기 짝이 없는 맥주를 마시며 어떻게든 지난 과오를 만회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 학생들이 해물파전을 찢어 먹는 막간에도 저들을 사로잡을 만한 이야기를 찾아 나섰다. “제가…… 돈을 주운 적이 있어요.” 일순 정적이 흘렀다. “네? 선생님이요” “얼마나요” 한 9억쯤 됐나, 나는 서두를 뗀 후 학생들의 시선이 하나둘 모여드는 것을 확인하고는 느긋하게 두 번째 잔을 주문했다. 몇몇 학생들이 잔을 보탰다.


---〈우리가 주울 수 있는 모든 것〉 중에서


그때의 나로 말하자면 가는 회사마다 족족 망하는, 폐업의 아이콘이었다. 근속연수가 짧게는 한 달부터 길어야 18개월이었다. 구조조정, 정리 해고의 압박을 번번이 버텨내지 못했다. 내가 필요하지 않다면 ‘그래, 내가 나가주마’ 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고작 신입이므로 가능성 면에선 다른 이들보단 사정이 나은 게 아닌가 생각했다. 경력을 위해, 실업 급여 수령을 위해 1년만 버티라는 말도 가볍게 뛰어넘었다.


---〈전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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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영

    • 경.기.문.학.(驚.記.文.學)22

      지은이/ 유재영

      분야/ 한국문학

      시리즈구성/ 총7권

      출간일/ 2018년 10월 10일

  • ggc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자기소개/ 경기문화예술의 모든 것, 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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