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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잿머리성황제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8호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은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에서 2017년 발행한 경기도 지정 무형문화재 종합 안내서입니다. 이 책은 기능보유자와 예능보유자 66명의 삶을 조망하고 보유 종목에 대한 소개와 다양한 단체에서 제공한 진귀한 사진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지씨에서는 이 책에 소개된 경기도의 무형문화재를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 전문 보기




안산시 잿머리 성황제의 첫 번째 제주는 고려의 제상 서희다. 서기 972년 고려 광종 때 서희는 10년간 외교가 중단됐던 송나라 사신으로 길을 떠났다. 지금의 안산 성곡동 해봉산 아래서 배를 타려고 했을 때 잠잠하던 바다에 폭풍우가 몰아쳤다. 배를 띄울 수 없어 근처에 하룻밤 머물렀는데 꿈에 소복을 입은 여인이 나타났다. 그 여인은 자신이 신라 마지막 임금 경순왕(김부대왕) 비의 어머니였다. 나라가 망하고 비명에 죽은 것이 한이 돼 딸과 자신의 혼령이 배회하고 있으니 거처를 마련해 줄 것을 청했다. 서희는 이튿날 작은 성을 쌓고 사당을 지었다. 화공을 불러 꿈에 본 영정을 그려 모시고 위령제를 지냈다. 그러자 바다는 잠잠해지고 서희는 탈 없이 송나라에서 외교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그 후부터 중국을 드나드는 사신은 물론 이곳 백성들도 이 사당에 제물을 차려놓고 극진히 정성을 드리며 마을의 안녕을 기원했다. 멀리 떠나는 가족의 안녕을 빌었고, 연로한 부모님의 건강을 빌었다. 소중한 사람들과 마을과 나라의 안녕을 비는 일에는 누구도 게으르지 않아서, 성황제는 그 때로부터 천 년 동안 이어졌다.




성곡동 동민회 홍한기 회장은 오줌싸개 시절부터 굿판에서 던져준 떡을 받아먹으며 자랐다고 회상했다. 홍 회장뿐 아니라 5대째 성곡동에서 살고 있는 홍회장네 가족들은 매년 어김없이 설이 돌아오고 단오가 돌아오고 추석을 쇠고 단풍 지는 것을 구경하는 것과 같이 해봉산 성황당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성황제를 경험하며 성장했다. 성곡동은 5개 부락으로 이루어진 마을로, 각 부락마다 성황제를 위해 떡을 찌고 술을 빚어 성황당으로 모였다. 옆집 뒷집 아저씨와 삼촌들이 돼지를 잡고 풍물을 했다. 동네 사람들은 전부 만날 수 있었고 동네 사람들 모두가 서로의 복을 빌었다. 제는 부정물림으로 시작해 산바레기, 군응거리, 장군거리, 신장거리, 대감거리, 상산호굿거리, 대신거리, 뒷전의 순서로 진행된다. 뒷전을 마치면 마을 사람들은 성황신의 공수를 받으러 모여든다. 당주의 공수를 받은 사람들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장만한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풍물놀이도 하면서 밤을 새워 논다.



잿머리성황당은 1920년대 초에 불에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로도 붕괴와 화재 사고가 몇 차례 있었다. 지금 사용하는 신당은 90년에 재건한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았다. 자기 집의 담이 무너지면 고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황당을 고치고 관리했다. 홍 회장이 성곡동동민회를 결성한 건 87년이다. 10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이 참여해 결속을 다지며 성황제의 전통을 지켰다.



잿머리성황당은 안산시 향토유족 1호로 지정됐고 잿머리성황제는 2015년 경기도무형문화제 58호로 지정됐다. 현재 동민회가 예능보유단체가 돼 서낭기 모시기와 서낭님가락 등을 칠 수 있는 전수생들을 양성하고 있다. 가르치는 사람은 80대고 배우는 사람들은 5~60대다. 이들 중에는 외지로 나가 일을 하다 은퇴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전통 지키기에 나선 사람도 있다. 평생 배우거나 지킨다는 생각 없이, 당연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성황제를 의식적으로 전승하고 알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으니 조금 어색하기도 하지만 홍 회장과 마을사람들은 경기도무형문화제로 지정되고 나서 성황제에 보다 큰 애정을 갖게 됐다. 성곡리만의 독특한 풍물 가락이며 제의 형식, 무엇보다도 서로의 안녕을 비는 마음이 다음 세대로 전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경기도무형문화재 제58호 잿머리성황제


지정일2018. 11. 20
보존회동민회장 홍한기
문헌『경기도 성황제』(민속원, 2015)
특기사항안산문화원을 통해 문의 요망


세부정보

  •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

    발행일/ 경기도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

    문의/ 031-231-8576(경기학연구센터 담당 김성태)

    발행일/ 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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