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씨가이드 3] 이천_Local interview : 한국화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곳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장학구 관장님

이천 부악산 아래 설봉공원에 위치한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은 한국화의 위상을 국내외적으로 높이며 한국 화단을 이끌어오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한 월전 장우성 선생의 작품을 한몸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월전 선생의 뜻에 따라 생전에 수집하신 고미술품을 전시·연구하고 한국화를 부흥시키기 위해 영력하는 그 중심엔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의 장학구 관장이 있었다. 월전 장우성 선생, 그리고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의 역사 속 고귀한 이야기를 만나보자.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의 관장을 맡고 있는 장학구입니다. 미술관을 관리하고 책임지는 사람이에요. 2002년부터 월전미술문화재단의 대표와 미술관장을 맡은 게 오늘까지 왔죠.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월전 선생의 작품들과 선생님이 생전에 모으신 고미술 소장품을 연구하고 전시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어요. 월전 선생님께서 품고 계시던 목표 중 하나가 지금은 침체되어 있는 한국화(수묵색채화)를 부흥, 발전시키는 것이거든요. 이천시립월전미술관도 그런 방향성을 가지고, 한국화 분야의 원로 작가들의 회고전이나 다양한 주제의 기획전시를 진행하고 있어요. 한국화 분야 미술 전시 기획력은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을 따라올 곳이 없죠. 국립현대미술관이나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유수의 기관에서도 전시나 연구 자문을 구하고, 공동 전시 기획을 의뢰하기도 해요.



월전 선생님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월전 선생님은 어떤 예술가셨나요?


월전 선생님은 조선시대 지식인 화가들의 그림인 문인화를 전통으로 계승하셨어요. 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리기보다는 핵심적인 정수만을 포착해서 넓은 여백 속에 수묵담채로 그리셨고, 활달한 필체의 붓글씨 옆에 시를 적어 작품을 완성하셨어요. 과거 예술의 최고 경지로 여기던 시서화의 삼위일체가 이루어진 거죠. 말년에는 현대의 세태를 비판적으로 풍자한 작품들을 그리셨어요.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가지고 계셨죠.





1991년에 서울 팔판동에 월전미술관을 건립하셨는데, 2007년 이천시로 이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가염(李可染) 씨라고 월전 선생하고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중국 근대 화가가 계세요. 2003년에 우리나라와 중국이 문화가 교류되면서 중국의 대표 근대 화가인 이가염 씨와 한국에서는 월전 선생 두 대가를 모시고 덕수궁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했죠. 당시 TV나 신문 등 언론에 소개되면서 관심 있는 사람들이 전부 몰려왔고, 지방에서도 오셔서 줄 서서 관람했어요. 이천시에서도 시장, 교육장, 문화계 문화원장 등 이천시와 관련된 분들이 전시를 관람하려고 오셨더라고요. 제가 중학교를 이천에서 다녔는데, 학교에서 같이 뛰놀던 친구가 이천시 교육장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 친구도 전시 보러 왔다가 덕수궁 전시장에서 저를 만난 거예요. 월전 선생이 제 아버지라는 걸 알고 이천시에 미술관을 지어서 모실 테니 미술관을 이전하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는 이미 서울 팔판동에 미술관을 건립하고 둥지를 틀어서 힘들다고 하니 무척 아쉬워하더군요. 그러던 참에 월전 선생을 뵙게 해달라고 했고, 이천시를 문화의 고장으로 바꾸려고 한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이천시가 도자기로 유명하지만, 원래는 도자기 골이 아니었어요. 원래는 광주가 도자기 골이죠. 이천시의 도자기는 당시 군수의 노력으로 근대에 온 거예요. 이천시를 문화의 고장으로 바꾸려고 한다고 하니 아버지께서 내 이름을 걸고, 내 이름으로 이천시가 문화의 고장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 해보자고 해서 시작하게 된 거죠.





이천시와 특별한 인연이 있나요?


이천하고 우리 월전, 제 아버지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어요. 학교를 이천에서 다니시지도 않았고, 고향이 이곳도 아니고요. 우리 고향은, 이천 땅과 여주 땅 사이에 작은 개천이 하나 있는데, 그 개천을 건너면 여주 땅이고, 반대쪽은 이천 땅이에요. 거기가 우리 고향이거든요. 행정구역상으로 볼 땐 여주지만 이천은 8킬로 정도밖에 안 되고, 여주는 10 몇 킬로 정도 돼요. 그래서 물건을 하나 사려고 해도 이천으로 나가곤 했죠. 그리고 당시에는 자가용이라는 게 없었어요. 버스를 타고 이천으로 가서 이천에서 여주 가는 버스를 타야 했어요. 그러니까 이천시와는 생활권 때문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거죠.



생전에 수집하신 고미술품을 이천시에 기증하셨어요.


아버지께서 모으신 1500여 점의 옛 유물들이 있는데, 글씨나 그림도 있고, 청동기, 갑골문, 금동제품, 또 정다산 양반이 당시 쓰던 도장도 있고요. 국립박물관에는 없는 유물들이죠. 이런 옛 유물을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월전 선생도 당시 연로하시니 얼마나 모았는지 잊어버리고 계신 거예요. 그래서 학예실 직원들과 종류별, 크기별로 전부 분류했는데 총 1532점이더라고요. 이천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인데, 시민들이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을 끌고 갈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1500여 점의 유물들을 이천시에 기증하신다고 하셨고, 우리 형제자매들은 아버지의 뜻이 그렇고 옳은 길이고 하니 아버지의 뜻에 따라 기증하기로 했죠.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은 현재 수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어요.


가장 눈여겨보시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미술관에 현재 보유 중인 문화재는 한결같이 다 귀중하지만 그중에서도 뽑아보자면,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화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월송정>과 단원 김홍도의 화조화인 <쌍치도>, 중국 청나라 말기의 대가 오창석의 <연화도>, 그리고 3,000여 년 전인 중국 상商나라(은殷)의 청동기 등이 있죠. 이것들 외에도 미술사를 대표할 만큼 중요한 고려청자, 조선백자, 조선 및 중국 서화 등 귀한 유물이 많이 있어요.



상설전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획전시도 진행되는데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전시는 무엇인가요?


2015년 월전 선생 탄생 100주기에 개최한 <월전 장우성의 인물화> 전이 기억에 남아요. 여러 소장처에 있는 월전 선생의 인물화를 한자리에 모아 그 전모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였어요. 본래 인물화에 탁월하셨기에 화풍의 변화와 관심사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었죠. 게다가 한결같이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의미도 깊었고요.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문화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계시는데, 문화 교육을 진행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문화교육은 미술관의 기본적인 임무예요. 미술관의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작품 전시지만, 미술품을 폭넓게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연령별로 특화된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교육을 통해 미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미술에 대한 향유층도 더욱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죠.



어떤 문화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지 소개해주세요.


석학을 초빙하여 진행하는 성인들을 위한 미술사 강좌 프로그램과 초중등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과서 문화재를 해설해주는 프로그램도 있어요. 또 현직 작가를 초청하여 진행하는 드로잉 수업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만들기 및 체험 프로그램 등 연령과 대상에 따라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요.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의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해요.


우리 미술관의 목표는 무엇보다도 한국화 미술관의 중심으로 더욱 탄탄히 거듭나는 것이에요. 월전 선생님께서 평생 한국화의 발전을 위해서 후학들을 지도하고 앞장서신 것처럼 이천시립월전미술관도 한국화가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죠. 그리고 사람이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배움은 또 있기 마련이에요. 이곳에는 옛 물건들이 있고, 옛 미술 작품이 있어요. 옛 물건이 있다는 건 전통과 우리가 함께 숨 쉬고 있다는 의미예요. 그림뿐만 아니라 좋은 글과 일상생활에 쓰던 편지 같은 물건들이요. 이런 작품들을 보면서 관람객들이 수양을 쌓는 수련의 장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항상 대비하고 있어요.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을 찾아오는 관람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오시는 분들한테 또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건 잘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는 거니까 그건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우리 미술관은 유물이든 그림이든 전시를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 미술관에는 서울, 분당, 용인, 원주에서 주로 많이 오시거든요. 여러 지역에서 더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더러워진 몸은 목욕탕에서 비누칠 하고 씻으면 깨끗해지지만, 마음에 때가 묻은 사람, 마음이 찌든 인생, 사람다운 삶을 사는 방법을 배우는 곳은 바로 이런 곳이에요. 이런 곳에 와서 좋은 그림, 좋은 글씨, 아름다운 음악, 예술을 즐기고 감상하며 자기 수양이 쌓이면서 마음의 목욕을 하는 거예요. 자기 수양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글과 사진_정나라



홈페이지 iwolje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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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구 @정나라

    • 이천시립월전미술관

      A/ 경기도 이천시 경충대로2709번길 185

      T/ 031 637 0033

      O/ 10:00-18:00 매주 월/설·추석 당일/1월 1일 휴관

      H/ iwoljeon.org

      I/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600원 단 특별전시 관람료는 별도 지정

      P/ 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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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자기소개/ 경기문화예술의 모든 것, 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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