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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미술관

[영은미술관] 검은 산수_Black Painting

2018-12-08 ~ 2019-01-06 / 영은창작스튜디오 11기 입주작가 개인전 양규준

2018 영은미술관 11기 입주작가(단기) 양규준 개인전

《검은 산수_Black Painting》전시 개최


《검은 산수_Black Painting》라는 타이틀로 2018년 12월 8일부터 2019년 1월 6일까지

영은미술관 4전시실에서 전시




영은미술관은 창작스튜디오 11기 입주작가 양규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양규준 작가는 자신의 삶 속에 있는 기억과 경험을 획 긋기 같은 전통 서예의 방법론과 현대적인 매체를 접목시킴으로써 형상화하고자 노력한다.


양규준의 회화는 얼핏 보면 단순한 검은 회화처럼 보인다. 이는 작가의 영문 전시 제목인 ‘Black Painting’을 수긍하게 해줌은 물론, 또 다른 시각에서 ‘회색 회화(Grey Painting)’를 그렸던 게르하르트 리히터를 떠올리게 한다. 무심하고 냉담한 거리 두기가 특징적인 리히터의 예술 세계는 작가 자신의 구체적 입장을 드러내는 것을 회피하며 '어느 하나로 한정시킬 수 없는' 양가론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양규준의 ‘Black Painting’이란 영문 전시 제목은 이렇듯 작가의 주관이 배제되고 냉담한 관찰자의 시선에서 재현불가능성을 다루는 리히터의 방식을 연상케 하는 일면이 있다. 다른 한편, 양규준은 뉴질랜드에 장기간 거주하며 한국과 다른 문화적 차이와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 사물의 혼성성, 상반된 개념의 교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중적 요소를 사색”하며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이는 리히터와 같은 재현의 불가능성을 다루는 회화와는 상이한 결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양규준 작가는 ‘산수’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입장에 서있다. 작가의 작업을 유심히 살펴보면 검정의 캔버스 바탕을 지나간 흰색 붓 자국, 번짐, 얼룩이 감지된다. 중첩의 효과, 농도로 인한 변화와 흘러내림은 마치 화선지에 먹이 스며들고 번지는 수묵과 유사하다. 작가는 “유년시절에 체험했던 서예에 대한 기억, 겨울철 아침에 한옥집 문에 얼었던 습기가 녹아, 창호지로 흘러 내리면서 만들어낸 얼룩들의 형상, 그 환영들... 이것들은 내 작업에 있어 영감의 원천”이라고 말한다.(작가노트 中) 캔버스에 아크릴이라는 서양미술 재료를 통해 번지고 흘러내리는 수묵의 효과를 창출해낸 그의 작품은 작가의 계획과 우연의 만남, 이성과 감성, 채움과 비움이라는 서로 상반된 요소들 간의 교차를 보여준다.


양규준의 ‘검은 산수’에는 산수화적 특성과 캔버스와 아크릴이라는 재료가 전하는 특성, 즉 동서양 미술의 혼합이 내재해있다. 이러한 혼성과 더불어 의도/비의도된 작가 신체의 움직임과 들숨, 날숨의 호흡으로 인하여 생긴 변화는 양규준의 회화를 채움과 비움 사이를 교차하게 만들고, 아무것도 없는 듯하면서 어떤 풍경이 감지되는 이중효과(duality)를 창출해낸다. 본 전시를 통해 켜켜이 쌓인 작가의 제스처를 따라 모호함 속에 있는 사색의 세계를 마주하기 바란다.

글쓴이
영은미술관
자기소개
재단법인 대유문화재단 영은미술관은 경기도 광주시의 수려한 자연림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크게 미술관과 창작스튜디오로 구분되어 이 두 기능이 상호분리되고 또 호환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본 미술관은 한국예술문화의 창작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대유문화재단의 설립(1992년)과 함께 2000년 11월에 개관하였다. 영은미술관은 동시대 현대미술 작품을 연구, 소장, 전시하는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며 또한 국내 초유의 창작스튜디오를 겸비한 복합문화시설로, 미술품의 보존과 전시에 초점을 맞춘 과거의 미술관 형태를 과감히 변화시켜 미술관 자체가 살아있는 창작의 현장이면서 작가와 작가, 작가와 평론가와 기획자, 대중이 살아있는 미술(Living Art)과 함께 만나는 장을 지향목표로 삼고 있다. 종합미술문화단지의 성격을 지향하는 영은미술관은 조형예술, 공연예술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예술을 수용하고 창작, 연구, 전시, 교육 서비스 등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여 참여계층을 개방하고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문화촉매공간이 되기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