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씨인터뷰] 권지안 작가

마이크 대신 잡은 붓 '또다른 나'의 색 입혔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 발랄 매력의 소유자, 로마 제국의 아련한 전생을 기억하고 있는 로마공주(?), 그녀를 수식하는 말들만 들어도 누군지를 단번에 짐작할 수 있다. 혜성같이 등장한 댄스 그룹 타이푼의 보컬이자 2000년대 초 예능 프로그램을 주름 잡던 그녀가 돌연 마이크 대신 붓을 잡고 작가 권지안(34)으로 나타나 모두를 놀라게 했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을 거닐던 연예인 솔비가 소박하고 평범한 삶을 사는 작가 권지안을 찾아 나선 이유가 궁금해졌다. 사람 냄새 나는 그녀의 작업실에서 작가 권지안을 만났다.




"롤 모델을 찾기보다 자기 자신이 롤 모델이 됐으면 좋겠어요. 어제의 내 모습에 후회하지 않 고 내일의 내 모습을 상상하며 누가 뭐라 해도 나답게 살아간다면 멋진 인생이 아닐까요?"




양주의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운치 있는 오두막집 하나가 보인다. 문 밖으로 흘러나온 음악과 함께 들어선 작업실 벽면에는 갈필(渴筆)로 채워진 대형 캔버스들이 분위기를 압도했다. "작품들이 극단적이죠?" 미소 띤 그녀의 첫마디가 서먹한 분위기를 녹인다. 그 순간 브라운관에서 보아왔던 연예인 솔비와는 다른 진중한 분위기가 낯설게 느껴졌다.


가수와 예능인 사이를 오가던 솔비가 작가 권지안으로 붓을 잡은 지도 올해로 벌써 6년째. 치유를 목적으로 시작한 미술은 그녀가 살아가는 버팀목이 됐다. 그림에 'ㄱ'자도 모르던 당시, 지상파부터 케이블까지 국내 예능 프로그램을 종횡무진 누비던 솔비에게 불현듯 슬럼프가 찾아왔다.


"감사하게도 가수 데뷔 이후 신인시절부터 운이 따랐어요.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찾아온 행운이 고맙기도 했지만 지치기도 했죠. 그러다 문득, 노래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아무 것도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깊어진 우울증은 저를 벼랑끝까지 몰고 갔죠."

화려하고 강해 보였던 그녀의 이면에는 남모를 고통을 숨긴 채 살아야 했던 지난날의 아픔이 자리했다.


"절박한 심정으로 산에 올랐죠. 절벽이 내려다 보이는 어느 지점에 도착하고 보니 드는 생각이 이곳에서 발을 떼고 날았으면 좋겠다 였어요. 발을 떼려는 순간 기적처럼 누군가 저에게 말하더라고요. 아직 더 살아야 한다고. 갑자기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죠.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우울증 치료에 임하기로 결심했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 한 것도 이때부터였어요."




그녀가 치료를 목적으로 시작한 그림은 기대 이상이었다. 가슴 속 응어리들을 캔버스 위로 쏟아내자 그녀를 괴롭히던 우울증도 점차 사라져 갔다. 놀란 건 그녀만이 아니었다. 예술성과 독창성이 돋보인 그녀의 작품들은 대중들의 눈길 마저 사로잡았다.


"우연히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를 보게 됐는데 미술 작품을 끝까지 완성하지 못함이라는 구절이 적혀있더라고요. 재능은 없었지만 그림 작업을 시작하면서부터 미술이 때론 누군가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힘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저처럼요."




미술을 통해 새 삶을 살아가고 있는 권 작가는 지난날의 자신처럼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해 매년마다 세계자살예방의 날이면 상담을 통한 봉사 활동을 해오고 있다.

"아이가 안 생겨서 고민을 하던 한 여성분이 SNS에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비록 큰 도움은 아니었지만 위로의 말들을 전했죠. 그러다 그분이 아이를 가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어요. 내 작은 힘이 그분에게 힘이 됐다고 하니 도리어 제가 감사하더라고요."


데뷔 13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 연예인 솔비가 권지안을 찾아 나선 것은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솔비는 화려해야 해요. 반대로 권지안은 평범하고 소박한 삶을 꿈꾸죠. 둘은 다르지만 솔비가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는 권지안이 필요해요. 많은 분들과 소통하기 위해 살아가고 싶어요. 보다 책임감을 갖고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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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테이너는 말 그대로 아트와 엔터테이너를 합쳐 저를 가장 잘 수식해주는 말 가운데 하나고 빌라 빌라콜라는 저의 작업실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써 시민들에게 개방한 공간을 의미합니다.  



글_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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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지지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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