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실학박물관

택리지, 삶을 모아 팔도를 잇다

그대는 어떻게 살아가려 하오?

실학박물관의 특별기획전 

택리지, 삶을 모아 팔도를 잇다




실학박물관(관장 장덕호, 이하 박물관)은 경기천년을 맞아 ‘택리지, 삶을 모아 팔도를 잇다(2018.10.23.(화)~2019.2.28.(목))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 2018년은 고려 현종이 ‘경기’라는 이름을 명명한지 천년이 되는 해이다. 박물관은 경기도의 ‘과거 천년’과 ‘현재’, 그리고 ‘미래 천년’을 기약하며 천년의 역사 공간을 조명해보기 위한 특별전시를 개최한다.


청담(淸潭) 이중환(李重煥, 1690∼1756)은 조선시대의 신분제 질서 속에서 사민(四民)의 평등을 주장한 실학자였다. 그는 30여 년에 걸쳐 전국을 답사한 경험을 토대로 최초의 인문지리서인 『택리지(擇里志)』를 집필했다.

택리지는 이름 그대로 살만한 곳(里)을 가리는 방법(擇)을 전한 책이다. 국가가 국토지리에 대한 지식을 독점하던 시대, 개인이 자신의 관점으로 지리를 논했다는 점에서 택리지의 서술은 매우 획기적이다. 이중환은 지리를 기반으로 조선 팔도의 정치와 역사, 문화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논했다. 당시에도 그 내용은 매우 선구적이었고 이후에도 이를 능가하는 저술은 나오지 않아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다.

관직에서 배제되어 몰락한 사대부 이중환은‘어디에서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직접 견문해서 얻은 정보를 종합하여 해답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살만한 곳을 선택하는 4가지 기준인 <지리(地理), 산수(山水), 인심(人心), 생리(生利)>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이중환은 사대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거주지 선택의 조건으로 ‘경제적 이득[생리生利]’을 우위에 두고 평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 전시는 다년간에 걸친 실학관련 유물의 연구 성과가 집약되었다. 2012년부터 『정본 택리지』사업을 진행해 온 안대회 교수팀(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원장)은 200여종이 넘는 이본異本을 조사하여 그중 23종을 선별하여 일일이 교감작업을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에 기초가 되는 텍스트를 확정하고 이를 토대로 번역작업을 완성했다. 이러한 연구팀이 진행한 정본 사업의 결실은 전시유물을 선정하고 그 가치를 설명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유물은 우선 <이중환의 친필 편지>와 <이중환 교지>를 비롯하여 6종의 『택리지』초간본이다. 특히 택리지는 집필 후 다양한 이칭의 수많은 필사본이 존재하는 베스트셀러였다. 이번 전시에 공개되는 주요 택리지의 이본들 가운데 학술적 가치가 높은 6개의 유물은 팔역가거지八域可居誌, 팔역지八域誌, 택리지擇里志, 가거지可居志, 등람登覽, 동국산수록東國山水錄 (증보산림경제 수록)이다. 안대회 교수는 조선시대 간행된 책 가운데 가장 널리 읽힌 3대 도서로 ‘춘향전(소설), 동의보감(의서), 택리지(지리서)’를 언급한 바 있다.

전시연출에는 하준수 교수(국민대학교 조형대학 영상디자인학과)와 하태웅 작가(드론영상, Aerial Pictures)가 참여했다. 하교수팀은 택리지의 주제를 2개의 영상으로 표현했다. 과거의 공간적 인식을 나타낸 지도는 여전히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으며, 팔도는 우리 민족의 삶이 묻어 있기에 특별한 장소가 된다는 것이 기획 콘셉트다.








실학박물관은 2018년 새로운 경기천년을 맞아 “어디에서 살아왔고, 어디에서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택리지가 기록한 경기도를 비롯한 팔도의 공간을 도민들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일상적인 삶이 담긴 특별한 장소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1. 인물과 대표유물

※ 대표인물 : 청담(淸潭) 이중환(李重煥)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李重煥)은 1690년(숙종16)에 태어난 이중환의 자는 휘조(輝祖), 호는 청담(淸潭)로 조선시대 여주 이씨 명문 사대부 가문에서 태어난 전형적인 양반 출신이다. 24살의 나이로 과거에 급제하여 정5품인 병조좌랑까지 오르는 등 탄탄대로를 걷다가 당파 싸움에 휘말린 뒤로 1756년(영조32) 6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약 30년 간 몰락한 양반으로 전국을 방랑하며 불우하게 살았다.

이중환은 지리지 편찬을 중시한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였다. 이중환의 5대조 이상의(李尙毅, 1560~1624)는 평안도 성천부사 재임 시에 『성천지(成川志)』를 편찬했고, <동국대전도>를 그린 정상기는 이상의의 고손자인 이만휴의 사위이다. 더욱이 『동국여지지』를 쓴 반계 유형원의 스승이자 외삼촌인 이원진(李元鎭)은 이상의의 장손으로 제주목사 시절 『탐라지(耽羅志)』를 편찬한 인물이다. 여주 이씨 가문은 이상의 이후로 과거 급제자가 50명이 나올 정도로 번창했다. 그러나 인조반정으로 몰락하면서 이중환의 집안도 북인에서 남인으로 전향했다. 할아버지 이영(李泳)은 예산현감과 이조참판을, 아버지 이진휴(李震休)는 문과에 급제한 뒤 도승지와 예조참판, 충청도 관찰사 등을 역임했다. 장인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 남인인 목임일(睦林一) 이다.

이중환은 아홉 살 연상의 재종조(할아버지의 사촌 형제)인 성호(星湖) 이익(李瀷)으로부터 학문을 배웠다. 5대조 이상의의 넷째 아들 이지정 후손이 이중환이며, 막내아들 이지안의 후손이 성호 이익이다. 이익은 『택리지』의 서문과 발문을 써 줄 정도로 이중환을 각별하게 생각했다. 이중환이 먼저 세상을 떠나자 이익은 “험한 것은 세상이요, 뜻을 얻지 못한 것은 운명이다. 남긴 글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로 집안의 상자 속에 보관되어 있으니, 과연 누가 알아줄 것인가.”며 안타까워했다.





※ 문의 : 실학박물관 (031-579-6011) 

세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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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문식 학예연구사(실학박물관 학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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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박물관은 실학 및 실학과 관련된 유·무형의 자료와 정보를 수집·보존·연구·교류·전시하며 지역 주민에게 교육과 정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다목적 차원의 문화복합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건립한 국내 유일의 실학관련 박물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