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영은미술관

[영은미술관] 천 개의 물소리

2019-06-22 ~ 2019-07-14 / 영은창작스튜디오 11기 입주작가 개인展 임현희


《천 개의 물소리 A thousand waterfalls》라는 제목으로 2019년 6월 22일부터 7월 14일까지

영은미술관 2전시실에서 전시 개최

*전시 오프닝: 2019년 6월 22일 토요일 오후 4시


  영은미술관은 창작스튜디오 11기 입주작가 임현희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 <천 개의 물소리 A thousand waterfalls>는 어느 가을 밤 산속에서의 우연한 경험에서 받은 영감에서 시작되었다. 작가는 한 밤 중에 산 속 숙소에서 잠에서 깨서 뒤척이다 밖으로 나가게 된다. 깜깜한 적막으로 둘러쌓인 숲속에서 분명하고 강하게 휘몰아치는 물소리를 듣게 된다. 너무 선명한 물소리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커다란 폭포의 존재를 확신했다. 그런데 다음날 날이 밝아 실제로 눈으로 보게 된 그 물소리의 실체는 작은 시냇물이었다. 전날 밤의 보이지는 않았지만 존재를 확신했던, 시각적 적막과 청각적 확신 사이의 괴리감에서 상상했던 이미지와 둘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화면 속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제목이자 대표작작품의 시작이 되었다.


▲ 임현희, 천 개의 물소리, 종이 위에 먹물, 980x140cm, 2019


 “어느 가을, 산 한가운데 위치한 숙소를 잡았다. 바뀐 잠자리에 몸을 뒤척이다 밖을 나오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숲 속, 요란한 물소리가 사방을 휘감고 있다. 어둠으로 둘러싸인 그곳에서 커다란 물줄기가 이리저리 나무 기둥들을 타고 올라가 떨어지는 상상을 하며, 금방이라도 내 옷이 젖을 듯 한 착각에 빠진다. 다음 날, 잠에서 깨 밖을 나오니, 숙소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작은 개울 하나가 있다. 어젯밤 들렸던 요란한 물소리 대신, 거의 들리지도 않은 소리를 내며 작은 물줄기 하나가 흐르고 있었다. 어제 내가 서있던 그곳은 어디였을까.” <작가노트 中>


  임현희 작가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영국에서 유학생활을 했지만 작업을 하면 할수록 자신 내면의 동양적인 측면에 주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생각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산속에서의 그날 밤의 경험은 종이 위에서 모노톤의 색감과 여백, 흐름으로 표현하고 있다. 캄캄한 밤중,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면서 여기저기 흩뿌려지는 구체적인 장면까지 상상하게 했던 너무나 분명했던 그 소리와 달랐던 실제 모습과의 경계 위에서 작가는 우리들 삶과 죽음같이 흐릿한 경계선위의 맞닿는 지점을 생각한다.



▲ 임현희, 천 개의 물소리, 종이 위에 먹물, 140x190cm, 2019


 “... 예전부터 나는 죽음과 삶의 경계가 흐릿했던 것 같다. 나에게 죽음과 삶의 의미는 성글어진 씨실과 날실 사이로 이리저리 통과하는 공기 몇 그램, 혹은 코끝으로 느껴지는 반복된 들숨과 날숨과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그 흐릿한 경계를 작품으로 이어가고자 한다.“ <작가노트 中>


 이날 밤 작가의 느낌은 작업의 방식에서도 적용되어, 일반적인 그리기 방식이 아닌 반대의 방식으로 형상을 만들어 냈다. 화면에서 보이는 물줄기의 힘찬 운동감과 물방울의 생동감은 “그리기“가 아닌 ”남기기”의 결과이다. 하얀 화면위에 물감을 칠하는 것 같은 위에 더해지는 방식이 아닌 여백을 가리고 그 위에 먹물을 끼얹은 후에, 이미 만들어져 있던 여백을 걷어내는 방식을 반복해서 작업하였다. 이런 과정으로 완성된 작품은 그날 밤 산속에서 귀로는 확신했던 무엇이, 눈으로 보았을 때 너무 달라 당혹스러웠던 작가의 심리를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 임현희, Black in black, Acrylic on Canvas, 200x200cm, 2018


 이번 전시를 통해 보이지 않았지만 그 존재를 확신했던 그 밤의 기억과 그리는 것과 남기는 것에 대한 방식의 차이, 이런 흐릿한 경계선위에서 우리 삶을 차분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관람객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임현희 작가는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300명의 선별된 작가들이 이탈리아 제노바의 54개 지역에서 전시를 개최하는 제3회 제노바 비엔날레(Biennale di Genova 2019)에서 Premio Internazionale상의 수상 소식을 알려왔다.

세부정보

  • 영은미술관

    주소/ 경기도 광주시 청석로 300(쌍령동 8-1)

    운영/ 10:00-18:00(동절기) 10:00-18:30(하절기)

    입장료/ 성인 6000원 학생 4000원 어린이 3000원

    주차/ 주차가능

    문의/ 031-761-0137

    홈페이지/ http://www.youngeunmuseum.org/

@참여자

글쓴이
영은미술관
자기소개
재단법인 대유문화재단 영은미술관은 경기도 광주시의 수려한 자연림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크게 미술관과 창작스튜디오로 구분되어 이 두 기능이 상호분리되고 또 호환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본 미술관은 한국예술문화의 창작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대유문화재단의 설립(1992년)과 함께 2000년 11월에 개관하였다. 영은미술관은 동시대 현대미술 작품을 연구, 소장, 전시하는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며 또한 국내 초유의 창작스튜디오를 겸비한 복합문화시설로, 미술품의 보존과 전시에 초점을 맞춘 과거의 미술관 형태를 과감히 변화시켜 미술관 자체가 살아있는 창작의 현장이면서 작가와 작가, 작가와 평론가와 기획자, 대중이 살아있는 미술(Living Art)과 함께 만나는 장을 지향목표로 삼고 있다. 종합미술문화단지의 성격을 지향하는 영은미술관은 조형예술, 공연예술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예술을 수용하고 창작, 연구, 전시, 교육 서비스 등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여 참여계층을 개방하고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문화촉매공간이 되기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