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상상캠퍼스

안산문화재단 축제 모니터링 “웰컴 투 시민예술시대”

2019-08-31 ~ 2019-08-31 / [경기문화재단]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 지원사업

“결국은 예술”



(동호회명 : 다솜 하모니카) 

    “함께 연주한지 20년이 되었죠. 참 오래 만났지요?” 

<웰컴 투 시민예술시대>에 참여한 동호회 분들은 아주 참 오랫동안 만났다. 3년, 5년, 10년, 20년. 일주일에 한번, 일주일에 두 번, 공연이 다가오면 매일 매일 하루 종일 만났다. 세상에 20년 동안 그렇게 자주 만나다니! 그 분들은 서로 서로 만나면서 좋기만 했을까?


공연을 앞 둔 동호회 분들에게 질문했다. “연습하시면서 힘드신 점도 있으셨죠?” 심심한 질문에 웃음이 함께 한 대답이 다가왔다. “당연하지요. 그래도 좋으니까 연습하고 공연하고 이렇게 오래 만나는 거죠.” 맞다. 당연하다. 누군가를 만나고, 같은 무언가를 한다는 게 힘들기만 했다면, 이 사람들은 여기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 테다. 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어려움과 무관하게 좋으니까 공연을 앞두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렇다면 색소폰, 통기타, 하모니카, 민요, 전통 춤, 노래, 이 모든 것들, 흔히 문화와 예술이라고 표현되는 것들이, 서로를 20년 동안 만나게 만들었을까?




“우리끼리만 연주하면 지루하잖아요. 그러니 다른 팀이랑 함께 연주하는 거예요.” 

문화예술의 본성은 독자적일 수밖에 없다. 사진을 찍어도, 노래를 불러도, 시를 써도 언제나 문화예술 행위자는 자신의 자신만인 자신일 수밖에 없다. 행위자가 아마추어일수록 독자성은 강하다. 경제적 이익이 없기에, 요구와 조건을 맞출 필요가 없다. 행위자는 자신을 중심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싶은 욕망을 문화예술을 통해 실현한다.



  (동호회명 : 안산 소리샘 색소폰)


합동 연주는 고단한 작업이다. 우리 팀의 특성과 실력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하고, 인식에 따라 어떤 악기와 협연을 해야 할지 정해야 한다. 상대방의 특성과 실력 역시 중요한 요소다. 기획자인 음악 감독의 도움으로 함께 할 연주 팀이 결정되었다고 고단함이 끝나지 않는다. 연습 시간, 연습 공간을 맞추는 것도 힘들다. 팀끼리 힘겨루기 역시 만만찮다. 무엇보다 합동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공연의 실패 요인을 있는 그대로 찾기 어렵다. 그들은 아마추어다. 혼자 연주해도 충분히 몰입을 경험할 수 있고, 오랫동안 알아왔던 동호회 회원들과 공연으로 경이로움을 선사받았을 수 있다. 그들은 왜 합동 연주를 선택했을까?



(동호회명 : 어깨동무 하모니카)


왜 합동 연주를 하시나요. 인터뷰를 허락한 동호회 분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문화재단이랑 계속 이렇게 했어요.” “이번이 세 번째에요.” “친한 팀이라 같이 연주하는 게 즐거웠어요.” “에이, 예산 좀 많이 줘요.” 질문의 답을 찾기 쉽지 않았다. 동호회 분들은 ‘합동 연주’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합동 연주라는 게 너무 힘든 일이잖아요 라는 질문에도 “그렇지요.”라고 대답한다. 많은 답 사이에서 어떤 대답을 들었다. 어렵게. 왜 그들이 합동연주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답이었다. “우리끼리만 연주하면 지루하잖아요. 그러니 다른 팀이랑 함께 연주하는 거예요. 관객을 위해서, 공연을 위해서.” 그런 걸까, 문화예술의 독자성만큼 상호성이 중요하기에, 그들은 관객을 위해서 공연을 위해서 합동 연주를 선택했을까?  



(동호회명 : 손짓나래 예술봉사단 전통무용)


“남편도 몰라요. 내가 이렇게 푹 빠져 사는지.”

그녀는 분홍색 조끼와 연두색 치마, 색동 머리띠를 하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두 손을 꼭 쥐고 있었는데, 웃을 때마다 두 눈이 사라졌다. 다른 사람 앞에서 노래 한 곡 부르는 일도 내켜 하지 않는 나는 그녀가 무척 궁금했다. 내가 어떤 질문을 해도 그녀는 웃었다. 부러울 정도로 행복해 보였다. 그녀가 말했다. “나는 춤 추고 노래하는 게 정말 좋아요. 남편도 몰라요. 내가 이렇게 푹 빠져 사는지.”


결국 ‘예술’이다. 협력, 어려움, 상호성, 동호회, 아마추어, 커뮤티니, 합동, 과정, 기록, 참여, 네트워크. 질문과 이해와 사고, 글 속에 등장하는 많은 키워드를 압도하는 어떤 것은 ‘예술’이다. 그녀가 그렇게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 지원사업 안내(하단 링크 참조)

http://ggc.ggcf.kr/p/5d88e9f47048904d2c0c8612


2019 생활문화 취재단

○ 작 성 자 : 신지은

○ 소     속 : 울타리넘어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운영단체)


생활문화 취재단은 '경기생활문화플랫폼'과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의 사업 현장을

취재하여 경기도내 생활문화 현장을 더 많은 도민들에게 전달 및 공유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경기상상캠퍼스
자기소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산책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상상캠퍼스는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하는 모두의 캠퍼스라는 미션과 함께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