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상상캠퍼스

유일한 시선이 담긴 디자인 <PQR>

경기상상캠퍼스 그루버를 만나다⑤

2019년 그루버에게 묻는 19가지 질문들

- 다섯번째 이야기-




'PQR'의 인터뷰 전문은 경기상상캠퍼스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경기상상캠퍼스(이하 상상캠퍼스·상캠)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40여팀의 그루버들이 활동 중이다. PQR은 '청년1981' 1층에 위치한 디자인랩을 지키며 리소그래프, 독립출판, 팝컬처아트, 그래픽디자인 등 자기만의 오롯한 시선을 담은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체와 매체의 영역을 나누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이어 나가는 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을까. 상상실험실과 디자인랩에서 짧은 대화를 나눴다. ​


* 그루버(Groover) : '작은 숲'과 '즐기다'의 합성어로 숲 속에서 함께 모여 즐기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은 경기상상캠퍼스 입주단체





/ PQR이라는 팀명이 인상적이에요. 어떤 뜻이 담겨있나요?

사실 아무런 뜻이 없어요(웃음). 동업자이자 아내이자 친구인 료코와 함께 팀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팀명이 필요했어요. 그러다 알파벳 나열의 하나인 ‘PQR’이 어떠냐고 묻더라고요. 그때는 저도 뜻을 물어요. 그랬더니 “꼭 뜻이 필요한가?” 하더라고요. 대신 저희 팀의 CI는 둥글둥글 말 풍선 모양을 띄고 있어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죠. ​


/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하나를 꼽자면 브랜딩 디자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사업에도 브랜드는 필요하잖아요.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아이덴티티가 필요하고요. 그런 걸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세부화한다면 그래픽 디자인과 출판, 영상 디자인, 아트 디렉팅을 맡고 있어요. ​


/ 팀으로서 함께 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팀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희 팀은 네 명의 팀원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각자 캐릭터가 굉장히 강해요. 료코가 저희 팀 전반에 리더 역할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할을 하고 있어요. 누군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면 각색하고 편곡을 해야하잖아요. 그걸 다듬는 과정을 맡고 있는 거죠. 팀을 이어나갈 때에는 커뮤니케이션을 극복해 나가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제일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고요.


/ 어떻게 상캠에 들어오게 됐는지 궁금해요.

원래 제 고향이 수원이에요. 25살 이후 계속해서 서울에서 생활을 했는데, 수원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이동을 무척 많이 했어요. 분당에 있다가 서울에 있다가 파주로 가기도 하고요. 그러다 아버지가 행궁동에 작은 사진 연구소를 오픈하면서 공간이 하나 남았으니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게 1층에 있는 꽃집이었어요. 어쩌다 꽃과 나무까지 이어받아서 꽃집을 운영하게 됐죠. 작업을 하다가 꽃도 팔고요(웃음). 점점 다 팔아가니까 공간이 남는 거예요. 그래서 그 자리를 책으로 채웠어요. 책방이 된 거죠. 그때 상캠 직원이 방문하신 거예요. 이런 데가 있으니 놀러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인연이 되어서 들어가게 됐고, 함께하게 됐어요. 오픈 파티처럼 오픈 페스티벌을 열었을 때에는 포스터와 팝업물 제작을 도맡기도 했고요. 저희로서는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맡는 건 처음이었어요. 경기상상캠퍼스가 아니었다면 지금 뭘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전환점이었죠. ​




/ 상캠과 함께 했던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뭐가 있을까요?

당연히 페스티벌을 꼽을 것 같아요. <비밀의 숲 원정대> 페스티벌이요. 네이밍부터 전반의 일을 작업했거든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너무 자랑하고 싶어서 일본에 있는 가족들을 부를 정도였죠. 가족 대표로 처제가 왔어요(웃음). 정말 우리에겐 아트 디렉터로서 굉장히 자부심 있고 남달랐던 경험이었어요. 작업은 쉽지 않았지만 당시 팀원들과 그루버들 모두가 저희를 무척 신뢰해 주셨거든요. ​


/ 창작자에게 공간이 생긴다는 것은 유의미한 일처럼 보여요.

아무리 디지털 노마드가 생기고, 크리에이터가 공간에 구애 받지 않는 시대가 왔다고 해도 작업자에게 자기만의 공간을 갖는 것은 무척 의미가 크죠. 그 자체가 브랜드의 일환이기도 해요. 사람들 대부분이 정보를 얻기 위해 스마트폰을 이용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특별한 경험을 위해서는 보통 바깥으로 나가요. 그만한 매력을 가진 곳이 바로 상캠이에요. 계속해서 집밖으로 나가야 할 이유가 만들어지죠. ​




/ ‘리소그래프(Risograph)’ 작업이 조금 생소하게 느껴져요.

쉽게 말하면 디지털 판화라고 보시면 돼요. 보통 인쇄와 출력을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판이 있으면 인쇄고요 판 없이 토너로 작업하는 게 출력이죠. 리소그래프는 모든 게 별색이에요. 형광색만 별색이 아니라 검정색만해도 다른 프린터로 낼 수 없는 검정색이 나오죠. 마치 붓으로 칠한 느낌이 나요. 농도도 디지털이 구현할 수 없는 것처럼 나오고요. 물론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많아요. 종이도 잘 걸리고, 뒷묻음도 많거든요. 농도가 진하면 판에 종이가 들러붙기도 하죠.


/ 어떤 일이 재미있다고 할 때에는 그게 늘 기뻐서 재미있다기 보다는 힘든 걸 감내할 만할 때 재미있다고 하는 것 같아요. 디자인 작업에 있어서 뭐가 그렇게 재미있으세요?

실무자와 협업을 하면서 결과가 재미있고 만족스럽게 도출이 되었을 때 너무 재미있어요. 디자인이나 브랜딩에 관해서 설득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그 설득이 잘 되면 뿌듯함이 커지죠. 이 맛에 디자인 하지, 싶어요. 그리고 제품이 상용화 되어서 대중들이 만족하면 좋아요.




/ 상캠에서 진행하는 굿즈 만들기와 달력 만들기 시간이 있다고 들었어요.

굿즈 만들기는 생각보다 단순한 작업이에요. 직접 그리고 재단하고 기획하는데 이게 결국 상품 기획자나 상품 판매자로서의 모든 역할을 작게나마 경험할 기회이기도 하거든요. 괜찮은 디자인이 있다면 'OH, PQR'에서 사입으로 사서 팔아볼 예정이에요. 누구나 신청할 수 있어서 초등학생들도 왔다 가요. 실력자들이 무척 많아요. 귀감을 얻고 한없이 겸손해지는 순간이기도 하죠. ​ 


/ 마지막으로 앞으로 PQR은 어떤 활동을 이어가고 싶은가요?

잘할 수 있는 것들 중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것을 하고 싶어요. 




'PQR'의 인터뷰 전문은 경기상상캠퍼스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9 경기상상캠퍼스 입주그루버 | 피큐알 크리에이터스 레이블

패션, 그래픽디자인, 팝컬처 아트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팀으로 아트디렉터, 그래픽디자이너, 모션그래퍼 등의 협업으로 창작하는 팀입니다. 현재 디자인랩의 운영을 맡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입니다. 디자인랩에서는 그래픽디자인, 출판디자인 등의 시각디자인을 바탕으로 리소그래프 스튜디오로 출판물들을 기획하고 교육과 디자인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체와 매체의 영역을 나누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경험하는 모든 크리에이터들의 실험실이자 변화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instagram @pqr_lab ​ ​


글 · 사진 | 사만키로미터

<40000km>는 지구 한 바퀴의 거리를 의미합니다. 네 명의 젊은이가 모여 온 땅 위에서 흘러나 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듣기에는 화려한 포부가 담겨져 있지만 사실 저희는 콩나물국밥을 좋아하는 소박한 청년들입니다. 어느 집단이나 공동체, 개인이 존재하는 곳에는 나름의 생활방식이 나타나게 마련이고 우리는 그것을 ‘문화’라고 일컫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출판, 문화기획, 디자인, 워크숍 등의 이름으로 <40000km>만의 문화가 있습니다.

http://40000.tistory.com

instagram @40000km_zine ​




글쓴이
경기상상캠퍼스
자기소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산책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상상캠퍼스는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하는 모두의 캠퍼스라는 미션과 함께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