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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상상캠퍼스

스톤앤워터 행사 모니터링

2019-10-26 ~ 2019-10-26 / [경기문화재단]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스톤앤워터 행사 모니터링

"창의적서식지 마을문화박람회"



다양한 사람과 이야기들이 모여드는 시장은 언제나 흥미롭다. 번잡한 도심에서 벗어난 동네의 작은 시장에서 열리는 축제라 더욱 호기심이 생겼던 안양 <스톤앤워터>의 ‘창의적서식지 마을문화박람회’는 가을바람이 제법 쌀쌀했던 지난 10월 26일, 석수시장의 작은 소광장에서 진행되었다.



축제 장소를 찾아 헤매던 내 발길을 제일 먼저 사로잡았던 것은 아코디언 연주였다. 맵시나 숙녀복과 동해수산을 배경으로 울려 퍼지는 아코디언의 가락이 계절처럼 깊고 구성져서 석수시장의 근사한 첫인상이 되어주었다. 이어지는 감미로운 기타 연주와 가수 강산에의 매력을 흠뻑 닮은 10년 경력에 빛나는 동네 밴드의 노래 공연, 색소폰 연주까지 축제가 진행되는 내내 흥이 가득했다.



다양한 음악의 리듬을 따라 천천히 둘러 본 ‘마을문화박람회’에서는 다채로운 볼 거리들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제일 먼저 스톤앤워터에서 직접 키운 허브와 블루베리로 만든 차와 과일주를 맛볼 수 있었는데, 달콤한 블루베리주 한 잔을 내어주셨던 김동희 코디네이터님은 분갈이에서 수확까지, 매주 두 번씩 도시에서 허브와 블루베리를 키우기 위해 주민분들이 기울인 노력과 허브차와 블루베리주를 완성하기까지의 뒷이야기들도 함께 나누어주고 계셨다. 비록 석수시장의 주변 상권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미술작가로서 <스톤앤워터>에 참여하게 되고 매주 석수시장을 찾으면서 주민분들과 지속적으로 모이고, 힘을 모아 작은 움직임들을 만들려고 했던 일 년간의 시간들이 매력적이었음을 박람회를 준비하며 느낀 가장 좋았던 점으로 꼽아주었다. 또한 마을 내 예술 활동을 지지해주시던 주민분께서 선뜻 공간을 내어주셔서 더욱 안정적으로 활동들을 계획할 수 있게 된 점도 감사한 변화라고 덧붙여주었다.



‘마을문화박람회’에 대한 코디네이터님의 애정을 느끼며, 다음으로 찾아간 옆 부스는 공기정화식물인 스칸디아모스와 규조토로 작은 화분들을 만들어보는 체험부스였다. 이미 한 모녀분들께서 체험을 하고 계셨는데 함께 앉아있는 모습이 보기 좋아 자신을 찍어도 되는지 말씀을 건네보았다. 이에 예쁜 미소로 촬영을 허락해주시면서 살고 있는 곳 가까이에서 재미있는 활동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반갑고 동네의 활기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는 의견을 더해주셨다.


인터뷰를 간단히 마치고 앙증맞은 화분들에 홀려 나도 부스 한편에 앉게 되었는데, 규조토를 부드럽게 개어 종이컵에 붓고 말린 꽃을 꽂아 완성하는 체험을 선택하였다. 기포가 없어질 때까지 천천히 기다리는 동안 주변 부스를 담당하고 계신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노란 후드티가 잘 어울리셨던 화분 부스를 담당하시는 두 선생님들은 광명과 성남에서 <한국 NGO 레인보우 봉사단>으로 활동하시는 분들로, 안양의 지역민은 아니지만 <스톤앤워터>의 행사가 있을 때 시간을 내어 참여하신다고 하셨다. 안양에 올 때마다 찾아와주는 꼬마 단골손님들이 있어서 반갑고, 본인들이 가진 좋은 재능을 나누는 보람이 봉사단은 물론, <스톤앤워터>의 가치와도 잘 맞는다고 소신을 담아 인터뷰에 응해주셨다.



또한 그 옆 부스에서는 사람들과의 소통에 매력을 느꼈다는 장석호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서울에서 갤러리 전시와 같이 전형적인 미술 활동을 하던 중에 공공미술에 관심이 있어 석수시장에서 활동하는 작가님의 소개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멀리에서 찾아오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지 물었는데, 초상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미술을 기반으로 하는 체험을 진행하는 시간에서 큰 보람을 얻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정한 미소로 부스를 찾아오는 꼬마 손님들과 걱정 인형을 만들며, 크고 작은 걱정들을 도란도란 나눠주는 작가님의 모습이 동네 오빠같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이윽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자 한층 차가워진 날씨에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는 부스 앞으로 얼른 건너가보았다. 따뜻한 핫초코와 위스키를 살짝 넣은 밀크티를 준비해주셨는데, 향긋하고 따뜻한 기운에 몸이 스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이곳도 평범한 쉼터 부스가 아니었다. 일종의 인터뷰 광장이랄까, “세금으로 예술을 한다. 그러면 예술가들의 인건비는 누가 챙겨주는가”에 대한 한 청년 예술가의 질문이 함께 하는 곳이었다. 십여 년 동안 다양한 예술 단체에서 활동을 진행해온 이가은 청년 예술가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기에 앞서, 국고지원 사업으로 문화⦁예술기획을 하는 주체 인력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떳떳하고 당연하게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광장에서 시민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고 한다. 최저시급도 받지 못하는 예술기획자들의 비극은 전혀 모르고 있던 부분이었고, 더 많은 사람들과 논의되고 개선되어야 하는 우리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축제의 막바지에는 ‘마을문화박람회’의 전체 기획을 담당하신 <스톤앤워터> 위창완 대표님을 만나보았다. 전문예술 단체로서 올해 처음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사업에 참여하다 보니 시작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안양 지역의 정체성이라고 하면 역사 유적지나 영화 촬영소 같은 유명한 것들을 떠올리곤 하지만 일상 속에서는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라 그보다는 삶의 터전으로써 지역의 정체성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개성을 가진 지역 분들과 정성껏 마을 문화의 정체성을 함께 가꿀 수 있었던 일 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지난 일 년 동안 가장 크게 남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시작 과정에서부터 골목 텃밭을 키우고, 담근 술의 레이블까지 직접 만들어 박람회를 준비하기까지 모두가 함께 경험한 “성취감”이 가장 큰 의미였다고 강조하셨다.


필자 역시 이번 취재를 통해 행사의 크기나 참여 인원의 규모보다는 켜켜이 쌓인 활동 지층의 힘, 지역과 주변 도시 주민들의 단단한 연대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누군가 석수시장의 ‘마을문화박람회’에 대해 묻는다면, 시장이라는 장소적 문의가 고스란히 담긴 축제였고, 석수동을 사랑하는 주민들과 다양한 도시의 사람들이 조각조각 힘을 합한 퀼트 같은 축제였노라고 흔쾌히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 같다.


※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사업 안내 (하단 링크 참조)

http://ggc.ggcf.kr/p/5d8b82367048904d2c0c8637


2019 생활문화 취재단

○ 작 성 자 : 이은혜

○ 활 동 명 : 2019 생활문화 취재단

○ 활동내용 : 경기문화재단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사업 현장 취재


생활문화 취재단은 '경기생활문화플랫폼'과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의 사업 현장을 취재하여

경기도내 생활문화 현장을 더 많은 도민들에게 전달 및 공유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경기상상캠퍼스
자기소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산책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상상캠퍼스는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하는 모두의 캠퍼스라는 미션과 함께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