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플러스] DMZ 민통선예술제

2019.11.02 / 2019 경기북부 문화예술공모지원사업




<민통선예술제 프로젝트>는 경기도의 최북단 제1땅굴 3km 후방에 위치한 석장리미술관을 중심으로 1999년에 시작되었으며, 2017년까지 다원예술행사로 진행되었다. 이번 예술제는 약 20여년 동안 진행해온 <민통선 예술제>를 회고하고, 더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고자 기획된 프로젝트이다.


분단이 길어지면서 남북간의 이질성의 정도가 커지고 있는 현실이 아쉬웠고, 군인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 지리적인 환경에서 남북의 젊은이들이 서로 적이 되어 대치되어 있는 상황이 못내 가슴이 아팠다. 따라서 20년간의 <민통선 예술제>는 한결같이 평화를 향한 염원을 담아내면서 그 존재의 의미를 증명해왔다.


이번 2019년 <민통선 예술제>는 20년간의 과정을 회고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는데, 한편으로는 과거를 기억하고 회상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억되고 회상된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사 주최측은 2019년 <민통제 예술제>가 앞으로의 방향성을 모색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동안의 기록을 정리하고 구술을 통해 그동안의 기록된 과거를 발언하게 하는 행사로 이번 예술제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비단 예술가들만의 예술제가 아닌 지난 20년 동안 언제나 함께 해온 군과 관, 그리고 지역주민들이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로 기획했다고 한다.


석장리 미술관은 연천군 백학면 외진 곳에 있다. 대로에서 벗어나 외진 시골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이런 곳에 미술관이 있긴 한가?’ ‘길을 잘못 든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그렇지만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다 보면 마을 끝자락에 석장리미술관이라 쓰인 큰 돌이 놓은 입구가 나온다. 입구 옆에 바로 있는 주차장을 들어서면서부터 보이기 시작하는 예술작품들이 조각공원 곳곳에 전시되어 있고, 미술전시장으로 가는 길에도 범상치 않은 소품들과 전시품들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있다. 밖에 놓여있는 작품 수가 워낙 많기도 하고, 대부분 사이즈도 큰 조각 작품들이라서 이 많은 전시물을 구입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알고 보니 모두 예술가이신 주인분의 작품이라고 했다. 주인분은 전시장과 캠핑장을 함께 운영하고 계셨는데, 모니터링 당일이 주말이라 캠핑장에 놀러온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많이 있었다.


캠핑장 손님들은 편안하게 여유를 즐기다가 자연스럽게 전시장의 관람객이 되어 <민통제 예술제>를 관람했다. 전시장으로 들어서니 양쪽 벽으로 민통선 지역의 사계를 담은 사진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는 포토그래퍼 임영애씨의 사진작품으로 10월 19일까지 11월 2일까지 ‘기억의 온도’라는 주제로 전시되고 있다. 하얀 벽면에 전시된 크고 작은 사진들은 따뜻한 가을 햇살과 가을을 닮은 꽃들과 앙증맞은 화분들이 놓여있는 전시공간과 어우러져 따뜻한 기억의 온도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전시장 현 켠에는 모니터에 영상물이 계속 상영되고 있었는데, 이번 예술제를 위해 직접 제작한 영상물로 그동안의 역사를 담은 아카이브 영상이라고 했다. 모니터 밑에는 여러 유인물들이 쌓여있었는데 <1999-2017 민통선 예술제, 아카이브전: 분단의 허리로 흐르는 예술>이라는 빨간 책자가 단연 눈에 들어왔다. 책장을 넘겨보니 약 20년에 달하는 <민통선 예술제>의 역사가 그 속에 오롯이 기록되어 있었다.


이번 <민통선 예술제>는 몇 개의 세부행사로 구성되어 있다. ‘기억의 온도’ 이전에는 9월 28일에서 10월 13일까지 소엽 신정균씨의 ’낙서하러 왔네‘ 행사가 진행되었다. 그때의 흔적인지 전시장 벽면에 여전히 낙서물들이 남아 있었다. 또한, 학생들을 위한 미술체험도 진행하고 있었다. 모니터링 당일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탈에 색칠하는 체험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라 전시장 한 쪽에 준비물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지리적으로 외진 곳이라 평소에 찾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행사가 바뀔 때마다 진행되는 오프닝 행사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이색적인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9월 28일 ’낚시하러 왔네‘의 오프닝에는 재즈공연이 이루어졌고, 10월 19일 ’기억의 온도‘ 오프닝 행사로는 임영애 작가가 ’있다 itta/ 라아이‘ 퍼포먼스 공연을 진행하였다. 축제같은 분위기 속에 예술가들과 지역주민들, 관과 군이 어울리는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앞으로 민통선 예술제에서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물으니 무엇보다도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민통선 예술제는 여타 예술제와 확연히 다른 특징을 지니는데,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경계지역에 인접한 지역적 환경으로 인해 한반도의 분단현실을 어느 지역보다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민통선 예술제는 그동안 이러한 지역적 정체성을 담으려고 노력해왔고, 실제로 분단의 현실에서 파생된 ‘주제어’들을 가지고 국내외 예술가들과 해마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로 소통해왔다. 따라서 앞으로도 민족의 대립과 갈등의 상징인 DMZ를 앞에 두고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예술가들과 인류공통의 분모를 가지고 다양한 의식을 반영한 예술을 통해 장기적으로 ‘인류의 평화’라는 발전적 모색을 이끌어내는 문화적 소통의 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바라는 것이고 지향점이라고 했다.

#연천 석장리미술관 #민통선 예술제

@박시동 @노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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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정수연

    자기소개/ 경기문화예술의 모든 것, 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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