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정수연

[문화플러스] 동네 톺아보다 - 연극 '성난 사람들'

2019 경기북부 문화예술공모지원사업


사실 계획서만으로는 오늘 진행되는 행사의 성격을 뚜렷하게 알기 어려웠다. 조금은 걱정되는 마음으로 정해진 장소로 이동했다. 장소는 고양시 토당 청소년회관이다. 일산 아파트단지 안에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 지역공원 안에 위치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에게 접근성은 매우 좋은 편이다. 시간에 맞춰 도착했기에 서둘러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공연장은 전형적인 청소년 수련관의 중형 공연장이다. 벌써 연극이 시작됐다. 자리에 앉고 나서야 오늘 연극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모니터링 이전에 해당 행사에 대해 서칭을 진행하고 오는 편인데, 오늘 공연은 관련된 내용을 사실 전혀 찾기 어려웠다. 오늘의 공연은 ‘성난사람들’이라는 연극이다. 이 연극은 한 소년의 살인 사건에 대한 판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배심원들의 이야기로 치밀한 극적 구조와 긴장감이 넘치는 언쟁을 통해서 몰입감을 극대화 시켜주는 연극계의 명작이다.


법정을 중심으로 사건의 진상을 파헤지는 법정드라마를 표방하는 것 같지만, 치열하게 주고받는 100분간의 토론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암묵적인 편견에 대한 자조, 민주주의를 가장한 폭력 편견과 왜곡이 가질 수 있는 잔인함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블랙코미디 성격의 연극이다. 원작은 12원의 배심원을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해 보여주지만, 이번 연극에서는 8인으로 축소해 이를 표현했다. 배우들은 중년남성들을 중심으로 하는 아버지극단 ‘가장자리’와 고양시를 거점으로 모인 시민연극집단 ‘잡’에 소속되어 있는 배우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아마추어 배우들인 점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배우들은 그동안 노력이 공연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공연을 보러온 관객들은 아마도 관계자와 배우들의 가족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듯이 보였다. 드문드문 상당수의 빈자리가 보이는 정도의 관객 수이기는 했으나, 모두 몰입해서 연극을 관람하고 있었다. 그만큼 배우들의 열정이 뛰어났고, 또 그들의 그간의 노력을 아는 이들이기에 더욱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듯 했다. 연극을 위한 홍보자료로는 포스터와 관련 안내 브로셔가 제작되어 있었다. 반면, 토당청소년회관으로 진입하는 도로나 수련관의 입구 등에서는 이러한 홍보물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연이 진행되는 공연장 입구까지 가서야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아마추어 배우들의 연극치고는 꽤 높은 수준의 연극이었는데, 적극적인 사전 홍보를 통해 좀 더 많은 인원이 연극을 즐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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