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취재단] 소사청년네트워크 행사 모니터링

2019.12.07 / 2019 경기생활문화플랫폼

2019 숨표 프로젝트 공유회

"일상에 숨표 찍기"



생활문화는 특정 세대만 점유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경기문화재단의 해당 사업을 통해 생활문화를 창작하거나 향유하는 연령대가 다양한 것 같지는 않다. 취재 현장의 표본이 적지만 지금까지 취재한 곳만 보더라도 주로 주부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현장이 많아서 하는 말이다. 이번 취재 현장인 소사청년네트워크는 청년이 기획하고 청년을 대상으로 했던 유일한 곳이었다. 그렇기에 생활문화 주체의 다양성 차원에서 의미 있는 곳이기도 했다. 기실 생활문화는 그것을 창작하거나 향유하는 ‘특정 세대’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지역’, ‘동네’와 같은 지리적 생활권을 공유하는 사람들로 인해 창작과 향유가 교차·교류함으로 생성되는 것에 더 가까운 듯하다.


저녁 어스름에 도착한 소사본동 100번지는 왠지 으슥했다. 지하여서 더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지트 느낌이 물씬 나는 ‘호태원’이라는 곳은 이번 행사가 아니었으면 정말 휑하고도 어두컴컴한 지하실에 다름 아닐 곳이었으리라. 몇 계단 내려가지도 않았는데 흔한 강화 유리문이 등장한다. 그제야 이곳이 ‘그곳’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고, 문을 열고 들어서니 누군가 나를 맞는다. 근데 ‘어랏!’ 어딘가 낯이 익다. 알고 보니 얼마 전,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있었던 워크숍에서 뵀던 분이다. 그분도 기억이 났는지 알아차리고는 손님맞이에서 반김으로 미소의 느낌을 바꾼다. 물론 잘 아는 분은 아닌 터라 여전히 낯설지만 그래도 취재의 시작을 열기엔 적절할 정도의 반가움이다.


아주 넓지 않은 지하실 공간 구석구석에 다양한 성격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높지 않은 천장은 노출 콘크리트로 되어 있었고 벽면은 약간 회색빛이 감도는 페인트로 마감되어 있다. 갖가지 메시지와 오브제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아니었으면 영락없는 어두운 지하실이었을 게다. 아니 어쩌면 그런 지하실이어서 작품이 돋보였는지도 모르겠다. 전시된 작품들은 주로 친근하고 친밀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그 이유는 아래에 이어지는 조혜진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되는데, 이 친근하고 친밀한 분위기는 이방인인 필자로서는 다소간 낯선 느낌을 갖게 하기도 했다. 또 하나 다른 현장과는 다른 낯선 느낌을 받았는데, 그것은 내 생물학적 성별에 따른 것이다. 도착하여 2시간 가까이 되는 동안 그곳에서 나는 청일점이었던 것이다.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될 것을 의식하게 된 데에는 필자의 감수성이 모자란 탓이리라.


다시 전시된 작품들로 눈을 돌려보면, 메시지는 주로 ‘숨’과 ‘쉼’, ‘일상’, ‘관계’와 관련된 것들이었고, 매개가 되는 오브제는 ‘사진’, ‘생활소품’, ‘종이’ 등이었으며 대체로 소박하고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관계적·주관적인 느낌이 강했다. 아무래도 기획자가 지역에서 활동을 이어가며 만나게 된 청년들과 함께 기획한 행사이자 만든 작품들이다 보니 관계성이 그만큼 짙게 나타난 게 아닌가 싶었다. 시간이 점차 흐르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고, 맛깔난 케이터링과 재미난 수다, 그리고 조용히 흐르는 음악은 한껏 연말 파티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렇다. 이곳에 모인 청년들에게는 전시회이면서 동시에 그들만의 연말 파티나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들, 혹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는 사람들, 그 개인과 관계 사이에서 발견한 가치와 누적된 이야기들이 휑한 공간을 채웠고, 어두운 지하실을 밝혔다.


1. <소사청년네트워크>는 어떠한 단체인가요?
소사청년네트워크의 이름은 사실 아직 없어요. ‘소사청년네트워크’는 말하자면 가칭인 거죠. 뜻은 ‘소사본동에서 만난 청년들이 뭉쳤다’인데, 뭉쳐서 그럼 뭘 할까? 올 한 해 동안 이 질문을 하며 찾아봤던 것 같아요. 뭉치게 된 배경은 작년에 모두 주거협동조합에서 같은 사업에 참여했었어요. 당시엔 마을에서 주민으로서 마을 사업을 하고 싶다는 취지에서 했었고, 그러다 조합원들과 하는 것보다 마을에서 실제로 활동하는 사람들과 함께 마을살이 혹은 마을 사업을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죠. 말하자면 소사본동에서 사는 청년들이 마을(소사본동)에서는 잠만 자고 일과 일상이 마을과는 먼 삶을 사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청년들이 함께 뭉치게 된 거죠.

2.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작년에 처음 참여했었는데, 작년엔 마을에 우리가 놀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참여했었어요. 마을 공간을 찾고 그 공간에서 팝업 행사를 여는 거죠. 올해도 같은 걸 시도해 보려고 하다가 컨설팅을 받으면서 “그걸 왜 하려고 하지?” 본질적인 질문을 다시 던져보게 됐죠. 그러다가 보게 된 건 청년들의 일상이 숨 쉴 틈 없이 돌아가는 거예요. 저 자신이 청년이고 청년 당사자의 고민을 풀어볼 수 있는 사업으로서 이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사업이 적절하다고 생각한 거죠. 고민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따스함이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3. 생활문화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생각하는 생활문화 디자이너는 ‘오지랖 부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사소하고 티끌 같은 일, 신변잡기스러운 일을 나만의 돋보기를 가지고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역할. 사실 이 사업이 아니어도 누구나 일상에서 ‘생활문화를 하고 있다’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럴 여유가 없어서 흘려보낼 뿐이지. 근데 생활문화 디자이너는 그런 것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멈춰 서서 예쁘장하게 만들어내려는 ‘품’을 기꺼이 낼 줄 아는 사람인 것 같아요.

4. 사업 초기와 사업 진행 이후 각각 느꼈던 ‘생활문화’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생활문화’라는 단어만 들으면, 제가 느끼는 이미지는 ‘신변잡기스러운 것’이거든요. 이 신변잡기스러운 것들이 우리의 삶에 어떤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지 그 부분을 의미 있게 가져가는 것이 이 사업에서 발견하고자 하는 가치라고 생각해요. 근데 그러면서도 일로 하다 보니까 뭔가 있어 보여야 할 것 같고, 사업스러워야 할 것 같고 이런 압박감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초기에는 더 보완해서 완벽한 생활문화 사업을 해야겠다고 계획을 세웠었는데, 사업을 진행하면서는 다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에게, 우리의 일상에 뭐가 필요한지 돌아보게 된 것 같아요. 결국엔 ‘생활문화’는 상업적으로 만들기 위해 매끄럽게 하는 사업이 아니라, 다듬어지지 않고 거칠더라도 일상의 감수성을 찾게 하는 구심점이 되는 단어가 아닌가 싶어요.

※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사업 안내 (하단 링크 참조)

2019 생활문화 취재단

○ 작 성 자 : 전형민

○ 활 동 명 : 2019 생활문화 취재단

○ 활동내용 : 경기문화재단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사업 현장 취재


생활문화 취재단은 '경기생활문화플랫폼'과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의 사업 현장을

취재하여 경기도내 생활문화 현장을 더 많은 도민들에게 전달 및 공유하는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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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민 @조혜진 @노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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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경기상상캠퍼스

    자기소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산책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상상캠퍼스는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하는 모두의 캠퍼스라는 미션과 함께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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