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취재단] 수내초아버지중창단 행사 모니터링

2019.12.12 / 2019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

“수내초 아버지 중창단과 졸업하는 아이들의 아름다운 하모니”



“사실 3년 전 중창단을 만들고부터 막연하게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아이들이 졸업할 때 같이 무대에 올라 연주하고 노래를 하는 발표회를 하면 어떨까 하고요. 그 꿈이 현실이 되어서 정말 기뻐요.” 성남 분당의 수내초등학교 중창단의 최기호 대표를 연주회 전에 만났을 때 상기된 표정으로 소감을 전했다.


수내초 중창단은 말 그대로 아이들이 수내초등학교를 다니는 아버지들의 모임이다. 요즘은 추세가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초등학교 아버지들의 모임도 좀 생소한데 중창단이란다. 혹시 우리나라에 초등학교 아버지들의 중창단 모임이 또 있냐고 물어봤더니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라는 말이 되돌아왔다. 


모두 비전공자들로 음악을 통해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 오다가 수내초 오케스트라와 콜라보레이션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수내초 자녀들의 오케스트라와 아버지들의 연주, 그동안 시도된 적이 없는 매우 의미 있고 신선한 프로젝트다. 이들은 중창단을 하면서 음악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것을 함께 느꼈다고 한다.



하루 사이에 기온이 많이 내려간 날씨라는 일기예보가 무색하게 연주회가 진행되는 분당 정자청소년수련관은 출연자들의 열기로 훈훈한 기운이 돌고 따뜻했다. 지휘자 김형석이 이끄는 지역의 오케스트라와 수내초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차이코프스키 모음곡으로 시작했다. 클라리넷,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의 악기의 소리가 합쳐져 아름다운 연주곡들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비발디의 조화의 영감 협주곡 제8번 가단조 1악장, 말러의 가곡-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중 2번째 곡 아침 초원을 거닐며가 연주되고, 영화 라라랜드의 OST와 서부영화음악 모음곡, 알라딘 모음곡 등 익숙한 곡들도 울려 퍼졌다.


관객들 대부분 수내초 관계자들과 가족이라는 점을 고려했는지 다양한 연령대가 좋아하는 음악들이었다. 플롯의 김지안, 배예린, 바이올린의 정하윤 학생은 “졸업을 앞두고 공연을 하게 되어 기쁩니다. 아버지들께서 밤늦게까지 연습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희들도 더욱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곧 수내 중학교에 입학 예정인데 계속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여덟 번째 연주된 ‘그날의 아침’이라는 곡은 수내초 졸업생인 이예림 학생의 자작곡이다. 1919년 3월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저항해 독립운동을 펼친 애국지사들을 생각하며 삼일절 아침에 TV를 보다가 만든 곡이라 한다. 음악을 가까이하는 수내초 학생들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도 음악으로 표현해낸다니 기특하면서 대견했다.


중창단이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턱시도를 차려입고 아이들의 연주에 맞춰 음악에 집중하는 아버지들이 멋져 보였다. 이번에 참가한 인원은 7명. 첫 곡 paul langford의 ‘10월은 이렇게 흘러만 가고’를 부르며 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하모니를 냈다면 이어서 부른 변진섭의 ‘숙녀에게’를 부르는 모습에서는 수줍은 청년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무대에 서기 직전 인터뷰에서 참가자는 “바쁜 시간을 내어 주말에 연습을 했습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시작했지만 일상에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우리 같은 일반인이 턱시도를 입고 무대에 서서 노래를 하는 일이 흔한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오늘 가족들이 응원을 온다고 했는데 긴장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최선을 다하는 아버지들의 모습에 절로 파이팅을 외쳐본다.



수내초아버지중창단 단장이자 공연을 기획한 최기호 대표는 “이번 공연의 컨셉은 ‘동행’이다. 경쟁이 아닌 ‘함께’에 의미를 두었다. 물론 아이들은 지금부터 학업으로 경쟁을 하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 서로 함께 했던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버지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뮤지컬 지킬박사와 하이드 중에서 지금 이 순간, 겨울과 잘 어울리는 가곡 김효근 곡의 ‘눈’을 부르며 마무리를 했는데 객석에서 박수와 함께 앵콜이 나왔다. 관객들은 10곡이 넘는 곡을 아쉬워 하며 합주, 하모니를 더 듣고 싶어했다. 앵콜을 예상했었을까. 아버지중창단팀이 다시 나올 때는 산타 모자를 쓴 모습이었다. 유쾌한 웃음과 함께 징글벨, 기쁘다 구주 오셨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등을 연주하고 노래하는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을 선물했다.



최기호 단장은 “공모사업을 생각하고 살펴보았는데 경기문화재단의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 사업이 우리가 지향하는 바와 딱 맞았습니다. 사실 생업이 있어서, 아이들은 학업으로 바빠 네트워크에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연습하고 얘기하고 간식도 같이 먹으면서 많이 친해지고 서로 얘기도 통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졸업을 해도 어떤 식으로든 음악을 계속하겠다는 적극적인 회원들이 많고, 아이들과 무대에 서는 일도 꾸준히 하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다른 학부모 단체와 지역 동호회들과도 연계해서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바이올린의 신승훈 학생은 “아버지가 중창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보다 더 열심히 노래 연습을 했습니다. 아침에 서로 파이팅을 해주었습니다. 아빠가 중창단에서 노래를 아주 잘하는 것 같습니다. 아빠와 계속 같은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아들은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아버지는 학부모 중창단에서 노래하면서 한 무대에 서는, 동화 같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이런 모습들을 오랫동안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 지원 사업 안내 (하단 링크 참조)

http://ggc.ggcf.kr/p/5d88e9f47048904d2c0c8612


2019 생활문화 취재단

○ 작 성 자 : 박윤희

○ 활 동 명 : 2019 생활문화 취재단

○ 활동내용 : 경기문화재단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 사업 현장 취재  


생활문화 취재단은 '경기생활문화플랫폼'과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의 사업 현장을

취재하여 경기도내 생활문화 현장을 더 많은 도민들에게 전달 및 공유하는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생활문화 #공동체 #동호회 #네트워크 #교류 #수내초아버지중창단

@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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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경기상상캠퍼스

    자기소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산책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상상캠퍼스는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하는 모두의 캠퍼스라는 미션과 함께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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