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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취재단] 대만 생활문화 현장리뷰 (지우펀편)

2019-12-03 ~ 2019-12-07 / 2019 국외 우수 생활문화 현장사례 탐방

지우펀, 폐광된 시골 마을에서 북적이는 홍등의 도시로



누구나 대만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들어봤을 지역. 지우펀이다. 


아마 홍등이 붉게 반짝이는 거리의 사진은 대만 여행의 표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우펀은 한국인의 필수 관광 코스 예-스-진-지 투어의 마지막 장소이기도 하다. 예-스-진-지 투어는 한국인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한국인이 택시로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을 여행 다닌 후 그것을 블로그에 기록했는데, 그때 당시, 대만이 관광지로 익숙하지 않았던 한국인들이 모두 따라 하면서 그것이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발전되었다고 한다. 또 한국의 드라마와 예능에서 지우펀이 등장하면서 지우펀은 대만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지우펀은 한자로 九份인데, 말 그대로 해석하면 9인분이라는 뜻이다. 과거 지우펀에 사는 인구가 아홉 가구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지우펀은 1920-30년대에 황금을 캐던 광부들이 이용하던 유흥지이다. 광산이 폐광된 이후 지우펀은 탄광도시의 영광을 뒤로하고 사람의 방문이 드문 시골 마을이 되었다. 그러나 영화 <비정성시>의 촬영지,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지로 알려지게 되면서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북적대는 관광 도시가 되었다.



처음 지우펀에 도착하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수많은 묘지들이다. 지우펀의 주위에는 묘지가 가득하다. 대만은 사후 세계가 있다고 믿고, 묘지가 화려할수록 죽은 뒤에 더 좋은 곳에서 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묘지를 만드는데 많은 비용을 쓴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무덤들을 지나 좀 걸어가다 보면 점점 취두부의 향기가 느껴지는데, 그 냄새는 ‘지우펀에 온 걸 환영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좁은 골목을 사이로 엄청나게 많은 상점들이 보이면 그곳이 바로 지우펀이 시작되는 곳이다. 망고 젤리, 우롱차, 누가크래커, 펑리수 등 많은 대만 여행의 필수 기념품들이 이곳에서 모두 판매되고 있다. 특히 여기에서 파는 아리산 우롱차는 고산에서 자랐기 때문에 맛이 쓰지 않고 향이 좋다고 한다.



길고 긴 상점 골목을 빠져나오면 본격적으로 지우펀의 홍등 거리가 펼쳐진다.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기다란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에 홍등이 가득 매달린 찻집이 하나 있다. 이곳이 바로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된 그 유명한 ‘아메이차주관’이다. 여기에서는 바다와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해질녘에 방문하면 붉은 홍등이 켜져 굉장히 신비롭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마치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낭만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곳은 지우펀의 사진 스팟이기 때문에 엄청난 인파가 이 좁은 골목에 가득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우펀은 ‘지옥펀’이라고 부르는 별명도 생겨났다.


현재 지우펀은 하루 평균 1만 3770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방문한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지우펀을 방문하는지 알고 싶다면 지우펀 상인들의 호객 행위를 잘 들어보면 된다. 지우펀 골목의 상인들은 한국인들만 쓰는 표현들을 능숙하게 이야기하며 관광객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다. ‘대박, 맛있어’ 같은 단어들을 희한한 억양으로 이야기하는 대만 사람들을 보면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기념품점, 음식점, 카페를 포함한 약 100개가 넘는 지우펀의 가게들은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쇠락한 폐광 도시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골목골목이 활기를 띠고 있었다. 좁고 긴 골목들 사이로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들이 물건을 사고 먹거리를 즐긴다. 지우펀이라는 쇠퇴한 탄광 도시를 관광지로 재생시켜 지역의 상권을 완전히 활성화시킨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폐광된 도시에 100개가 넘는 가게들이 생겨나며 일자리를 또한 창출시켰다는 점에서 도시재생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


바다와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지역적 특색, 홍등 도시라는 뚜렷한 컨셉, 대만의 필수 기념품들을 한곳에서 모두 판매하고 있다는 점, 저렴하고 다양한 먹거리가 가득하다는 점, 다른 관광 지역들과 연관시켜 하나의 관광 코스를 만들어낸 점 등이 쇠락한 폐광 마을을 완벽한 대만의 대표 관광지로 만들어낸 주역들일 것이다.


2019 생활문화 취재단

○ 작 성 자 : 김채연

○ 활 동 명 : 2019 생활문화 취재단

○ 활동내용 : 경기문화재단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 사업 현장 취재


생활문화 취재단은 '경기생활문화플랫폼'과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의 사업 현장을

취재하여 경기도내 생활문화 현장을 더 많은 도민들에게 전달 및 공유하는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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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산책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상상캠퍼스는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하는 모두의 캠퍼스라는 미션과 함께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