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경기문학] 《안녕콜》, 문부일

경기문학 19


2018년 경기문학 시리즈가 10월 발간되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문부일을 비롯한 소설가 6인의 소설집 6권과 천수호 등 시인 16인의 작품을 묶은 시집 1권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문학이라는 경이(驚異)를 기록(記錄)한다는 의미의 경기문학驚記文學 시리즈는 경기문화재단, 경기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경기도에 거주하는 문인들에게 창작지원금을 지급하고 그들의 선정 작품을 시리즈물로 출간하였습니다. 지지씨에서는 작가와 작품을 중심으로 경기문학 시리즈를 안내해드리고자 합니다.

작가 문부일이 경기문학驚記文學 시리즈로 신작을 내놓았다. 《안녕콜》은 동명의 소설과 ‘노하우’ 두 편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표제작 〈안녕콜〉의 주인공 ‘나’는 빌라의 반지하 월세방에 사는 서른여섯 살 ‘취준생’이다. 극심한 취업난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출판사 아르바이트와 안녕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나간다. 안녕콜이란 회원에 가입한 노인들에게 매일 아침마다 안부 전화를 해주고 대가를 받는 아르바이트다.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가족도 없이 살아가는 독거노인들의 안부도 확인하고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한 슬픈 아르바이트인 것이다. 소설은 인간관계나 상호 간의 안부를 묻는 일도 이제는 ‘도리’ 아닌 ‘돈’을 매개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노하우〉 역시 한국사회의 이면을 다루며, 기대의 지평을 허물어뜨리고 복잡한 반전으로 단편소설의 특장을 잘 살리고 있는 개성적인 작품이다. 주인공 민주는 명문대 재학생으로 과외와 맛집 아르바이트에 열심이다. 민주의 진짜 이름은 소브드. 몽골 출신 불법체류자다. 그녀가 돈 버는 데 집착하는 것은 울란바토르에 떡볶이 집을 열어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서이다. 불법체류자 신분인지라 은행 계좌도 트지 못하고 집 안 구석구석에 뭉칫돈을 숨겨둔다.




문부일


1983년 제주에서 태어났고 200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산창작기금, MBC창작동화대상을 받았고 청소년문학 ≪찢어, Jean≫, ≪우리는 고시촌에 산다≫, ≪불량과 모범 사이≫, ≪welcome, 나의 불량파출소≫, ≪굿바이 내비≫, ≪턴(turn)≫, 동화 ≪사투리 회화의 달인≫을 출간했다.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었으나 역량이 부족한 탓에 몇 년에 한 번, 아주 가끔 소설을 쓴다. 소설을 잘 쓰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 고민 중이다. 쓰다 보면 언젠가는 잘 쓰리라 기대하며 또 쓴다.







책 속에서


구더기가 기어 나올 것 같아 자꾸 힐끗거릴 때 문자가 왔다.

〈안녕콜 신청합니다. 전화 대신 문자로 아침마다 연락해 주십시오. 제가 답문을 삼 일 동안 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해주세요. 통장으로 첫 달 치 입금하겠습니다.〉

통화보다 문자가 편해 마다할 까닭이 없었다. 메시지로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혹시 할인되나요? 아니면 석 달 치를 한 번에 내면 좀 깎아주시나요?〉

예상치 못한 질문이라 답을 하지 않았다.


---〈안녕콜〉 중에서




십오 년 전, 입국할 때가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엄마 말로는 여자아이한테는 입국 비자가 나오지 않아서 브로커에게 남자아이 여권을 사서 들어왔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한국 출입국 기록에는 소브드라는 몽골 여자아이가 들어온 사실이 한 줄도 남아 있지 않다. 갑자기 죽어도 경찰이 먼저 나를 찾는 일은 없다.



---〈노하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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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부일

    • 경.기.문.학(驚.記.文.學) 19

      지은이/ 문부일

      분야/ 한국문학

      시리즈구성/ 총7권

      출간일/ 2018년 10월 10일

  • ggc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자기소개/ 경기문화예술의 모든 것, 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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