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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대안공간 아트포럼 리

경기도 이곳저곳


천천천 경기천년 기자단은 2018년은 경기천년의 해를 맞아 천년을 이어온 경기도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미래의 꿈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 경기도 내 거주자와 학생, 직장인들로 꾸려진 기자단입니다.




경기도는 천년동안 다양한 문화를 꽃피우며 문화, 예술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경기도의 이름을 천년이라는 시간동안 지켰기 때문에 현대를 사는 경기도민들도 다양한 여가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진행하는 경기천년에서는 경기도가 구축한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을 소개하고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도민형 맞춤 문화예술 인프라를 구축하는 큰 목표를 가지고 있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경기도민이 잘 알지 못하는 조금 특별한 문화 공간입니다. 경기도에는 지역마다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공간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다양한 예술가를 초청해 지역문화를 활성화시키고 향유자인 지역민들을 위한 행사를 진행하는데요. 다른 한편에서는 큰 규모로 운영하지는 않지만 소소한 공동체를 만들어 활동하는 작은 움직임들이 있답니다. '대안공간'이라고 부르는 이곳에서는 기존의 미술관, 화랑 등의 권위주의와 상업주의의 틀을 깨고 비영리적인 전시를 통해 예술가와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추천하는 곳은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대안공간 '아트포럼 리'입니다.




아트포럼 리는 지역 미술의 활성화와 다양한 장르의 순수미술을 전시하는 전시 공간으로 2003년 설립하였습니다. 이곳에서는 비주류 전시를 통해 전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예술교육, 레지던시 사업 등을 진행하며 예술가를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관람객들에게 갤러리를 무료로 개방하면서 누구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췄다고 합니다. 취재를 위해 사전 조사를 하면서 관객들에게 좋은 전시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트포럼 리가 경기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트포럼 리는 부천종합터미널 뒷편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았습니다. 건물 외벽은 노출 콘크리트로 지어져 우아하면서도 견고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건물 중앙은 천장이 뚫려 있어 언제라도 푸른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예술가들을 위해 예쁜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건물 또한 예쁘게 지어졌다고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방문한 날에는 송주형 작가의 전시인 <노라>의 마지막 전시날이었습니다. 마지막 전시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으며 한편으로는 오늘이 아니면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는 생각에 더욱 꼼꼼하게 눈 속에 담아가야겠다는 의지가 솟구쳤습니다.




입구에서 송주형 작가에 대한 소개와 작품 설명이 담긴 종이를 받았습니다. 이번 전시는 아트포럼 리에서 2012년부터 진행해 온 청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인 신진작가전이라고 합니다. 송주형 작가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공동 삶'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풀어내는 작가로 우리의 삶이 어떤 구조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작품의 서사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하네요. 비록 전시에 대한 설명이 다소 관념적이고 어려웠지만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을 작가와 신진 작가 지원을 통해 경기 문화의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아트포럼 리의 노력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의 협력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경기도가 다양한 문화예술을 보유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영상이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대주제가 담겨 있는 영상은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순간이었습니다. 특히 배경 음악이나 영상 속 장면들은 집에 돌아가서도 오랫동안 머릿속에 맴돌았을만큼 강렬했습니다.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아날로그 텔레비전 브라운관 속에는 전시된 텔레비전과 같은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는 한 남성의 뒷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단칸방에 혼자 있는 남성이 보는 프로그램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그가 살고 있는 시대는 우리와는 얼마나 떨어진 곳일까요?




하얀 벽 앞에 놓여있는 하얀 벽돌 위로 새하얀 캔버스가 있습니다. 그리고 캔버스 안에는 하얀색으로 적은 글자들이 보입니다. 회개하라,  미필적 고의 음주의 의한 심신미약 등 알 수 없는 조합들의 글자들이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데 온통 하얀 바탕 새겨진 하얀 글자들은 대중에게 메시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힘이 존재할까.




전시장 한쪽 구석에는 '이웃사촌'이라고 적힌 캔버스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오늘날 이웃관계를 떠오리게 했습니다. 예전에는 김장도 함께 도와주며 '품앗이'를 하곤 했던 옛모습을 생각하면 어딘가 씁쓸해졌습니다. 문득 우리가 오랜 역사동안 지녀온 '정(情)'이라는 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네요. 오랜 세월 지녀온 공동체 주의가 하나의 큰 문화였지만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낼 경기도는 어떤 모습이면 좋을지 우리 모두 고민해보는 걸 어떨까요?




어항 속에 오브제를 놓아 만든 어항 전시 시리즈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첫번째 어항 속에는 포크레인 한 대가 놓여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모습이 마냥 귀여웠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자연 재앙 사진이 어항 앞에 놓여 있었고 위에서 보니 바위 틈으로 죽은 물고기가 보였습니다.  앙증맞던 모습은 사라지고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두번 째 어항 속에는 스포츠카를 타고 바다로 떠나는 사람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 작품도 어항 배경이 독특했습니다. 여행가는 주인을 뒤쫓아가는 듯 강아지가 달려가고 높은 아파트와 아파트 앞에 놓여있는 쓰레기더미들이 모여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문득 운전석에 앉아 있는 운전자는 휴가를 가는 사람인지 이곳을 벗어나려는 사람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지금까지 대안공간 아트포럼 리의 전시를 살펴보았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함께 전시를 관람하면서도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들을 떠올리며 전시의 매력을 충분히 느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은 과거의 산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현시대를 누리는 우리는 과거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천년의 입장에서도 우리가 알지는 못하지만 '경기'라는 이름을 지켜기 위해 희생했던 사람들에 감사하며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들 또한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야할 것입니다. 저희 경기천년 기자단 역시 도민들과 소통하며 건강한 문화예술을 만들어 가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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