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 자수장 민수 보유자 신상순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5호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은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에서 2017년 발행한 경기도 지정 무형문화재 종합 안내서입니다. 이 책은 기능보유자와 예능보유자 66명의 삶을 조망하고 보유 종목에 대한 소개와 다양한 단체에서 제공한 진귀한 사진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지씨에서는 이 책에 소개된 경기도의 무형문화재를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 전문 보기



손으로 한땀 한딴 정성스레 놓은 자수는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다. 옛 여인들이 천 위에 아로새긴 예술은 오늘날까지 그 자태를 뽐내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술작품이 됐다.


경기도무형문화재 제25호 자수장-민수 신상순 선생의 작품이 꼭 그러하다. 경대, 반짇고리, 예물함 등 작은 전톤 소품부터 병풍이나 약장, 서랍장 등 큰 가구에 이르기까지 선생의 작품이 수놓여 있다


보유자의 공방에서 전수자 임희영과 함께


장인의 손길


선생은 1951년 고등학교에 재학 당시, 지역의 자수장이었던 김난초 선생을 만나 자수의 길로 들어 섰다. 스승에게 자수기술을 사사 받으면서 전통자수의 외길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자수의 맥는 잇는게 그치지 않고, 1960년부터 는 자수에 관한 여러가지 유물을 수집하고 그것을 재현하는데 힘썼다. 197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작품을 만들었고, 1976년 ‘동아공 예대전’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1998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까지 아시아 각국을 다니며 각 나라 에 있는 자수문화를 접하고, 그곳에 한국 자수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전시와 강연 등을 진행했다. 선생의 자수는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나 현대적 미감을 살리는 데도 소홀함이 없다. 민화의 걸이장, 반닫이, 책장같은 크기가 제법 큰 가구에서부 터 병풍, 반짇그릇, 예물함, 안경통 등 소품까지 그의 수가 들어가면 아름다 움이 꽃핀다. 또 병풍, 활옷, 돌복, 노리개 수저집도 화사하고 기품이 넘친다. 한 작품을 완성하게 위해 하루에서 몇달의 시간을 수틀 앞에 앉아있지만, 여전히 자수가 좋아 힘들지 않다는 선생. 현재는 전수조교 임희영 씨와 함께 자수의 맥을 잇고 있다.




여인들의 손길


자수 중에서도 민수는 가정에서 아낙들이 놓는 수를 말한다. 조선시대 엄 격한 유교사회에서 사회적 활동이 제한됐던 양반집 규수들이나 부녀자들은 자수를 놓았다. 규방에 모여앉아 놓기도 하고, 홀로 방안에서 놓기도 했다. 천연의 색으로 물들인 원단을 사용해 한복과 이불을 만들기도 하고, 남은 조각들로는 보자기, 주머니, 바늘집 등의 소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뿐만아 니다 보자기, 베개, 인두판, 댕기, 의복, 노리개, 안경집, 수저집, 방석 등 자 수는 생활용품 전반에 쓰였다


그렇게 민수는 궁중에서 숙련된 상궁들이 놓던 궁수에 비해 세련미는 없지만 선조들의 순수한 생활과 감정, 정성이 많이 담겨 있다. 하나의 자수가 완성되기까지 총 7가지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나의 자수가 완성되기까지 총 7가지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바탕천에 원 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수틀에 고정시킨다. 밑그림을 따라 한땀 한땀 색실 을 넣어 수를 놓는다. 수가 끝나면 수틀을 뒤집어놓고 막대로 턴 뒤 수놓는 뒷면에 가볍게 풀칠을 해 실밥이 흩어지지 않게 하고, 그늘에서 말린 다음 수틀에서 뗀다. 얼핏 보면 쉬워보이지만, 얇은 실들이 하나의 그림이 되기까 지의 여정은 결코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수를 놓는 기술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자릿수, 자련수, 평수, 이음수, 징검수, 매듭수, 사슬수 등이 적절 히 보완, 응용해 문양을 표현하는 것이다. 또 실을 절약하기 위해 자수품의 표면만 수놓이게 하고, 뒷면은 실밥만 보이도록 하는 기법은 결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다. 아름답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지만, 최근 에 자수는 예전만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 특히 중국과 북한에서 유입된 싸구려 자수들 때문에 우리 전통자수의 아름다움이 묻히고 있는 실정이다. 한평생을 자수에 바친 선생은 후학을 양성하며 우리 전통자수의 우아함 과 격조를 힘겹게 이어가고 있다. 전통 자수의 아름다움이 꺼트리지 않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예물함(위), 반짇고리(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