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경기문화유산학교] 고려시대 사원의 기능과 공간구성 (3)

고려시대 사원의 공간구성/맺음말

이 글은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유산 교육프로그램 <2018 경기문화유산학교>의 강의 내용을 정리한 글 입니다.  

이승연 (경기문화재연구원)  



4) 別院領域

고려시대 사원은 불전지나 탑지가 여러 개의 별원을 구성하는 경우(개풍 흥왕사지, 합천 영암사지), 행궁ㆍ진전ㆍ역원 등 특정 성격을 갖는 원이 별도로 존재하는 경우(안성 봉업사지. 파주 혜음원지, 중원 미륵리사지), 동원이나 서원 등 별도로 칭하는 원이 있는 경우(완주 경복사지), 금당과 탑이 독립된 원을 구성하는 경우(경주 고선사지) 등이 있다.

(1) 行宮

 파주 혜음원지는 개경과 남경 사이를 왕래하는 행인을 보호하고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1122년(예종 17)에 지은 절로 「혜음원신창기」에 따르면 원이 축조된후 행궁(별원)이 건립되었다고 한다. 원지 상단에 배치된 행궁영역은 정전(정면 3칸, 측면 3칸)과 좌우익사(각 정면 2칸 측면 3칸)로 구성된 중심건물이 자리잡고 있으며, 전면에는 부속건물들이 마당을 둘러싸고 좌우대칭을 이루도록 배치되어 있고, 후면에는 후원이 있다.



그림 12. 혜음원 배치도 (단국대학교 매장문화재연구소 2004)



(2) 眞殿

장단 佛日寺는 951년(광종 2)에 창건한 왕실원찰로 광종의 어머니 神明太后 劉氏의 원당으로 삼았다. 사지는 당간지주, 오층석탑, 초석, 담장지가 잘 남아있으며 크게 네 개의 영역으로 나뉜다. 중심영역은 중문지와 석탑, 대웅전지, 강당지가 중심축선에 놓이고 좌우에 승방지가 배치되어 있다. 서편영역은 중심영역보다 한 단 낮은 대지에 조성되었는데 문지와 사면 회랑 그리고 중앙에 정면 3칸 측면 3칸의 중앙전지(관음전지 추정)가 있고, 그 북쪽에는 진전지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있다. 이 유구를 진전지로 보는 이유는 다른 건물들과 달리 주춧돌이 특별히 장식되어 있는 점(건물의 중요성), 내부가 통공간으로 되어 있는 점(높은 수준의 구조), 제단과 같은 평면시설배치(제단, 향로 놓는 기초부)를 들고 있다. 


그림 13. 불일사 배치도 및 서편영역 북쪽 건물지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1991)


(3) 院館(驛院+客館)

1120~1122년에 조성된 파주 혜음원지는 「惠陰寺新創記」를 통해 齋祠와 息宿, 廚庫를 갖추었음을 알 수 있다. 발굴조사결과 총9단의 축대가 확인되었으며, 영역의 성격은 행궁지, 원지, 사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혜음원지는 원의 배치와 건물의 성격, 출입방식, 조경시설, 배수시설이 돋보일 뿐만 아니라 당시 원의 운영상황과 여러 계층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적으로 평가된다. 이중 원지영역은 불전으로 추정되는 3-3건물지를 중심으로 좌측에는 윤장대가 설치된 4-4건물지가, 우측에는 별도의 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3-3건물지의 동쪽과 남쪽에는 정면 2칸마다 화덕시설을 갖춘 측면 1칸의 긴 건물지가 놓여 있고, 그 전면에는 여러 개의 단을 이루는 회랑과 부속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원주 법천사지 객관추정영역(Ⅱ구역)은 1호 건물지를 중심으로 좌우에 익사 형태의 건물지가 배치되어 있으며, 그 북쪽에는 2호ㆍ4호 건물지, 석실유구 2기가 위치하고 있다. 1호 건물지의 전면에는 계단지 2개소와 보도, 차면담이 확인되었다. 1호 건물지의 서쪽에는 마치 익사처럼 건물지 3호가 배치되어 있는데, 그 전면에는 계단지와 보도 2개소가 놓여 있고, 담장이 앞마당을 둘러싸고 있으며, 문지 앞에는 차면담이 놓여 있다. 12호 건물지는 Ⅱ구역 서쪽에 조성된 건물지로 규모는 정면 12칸, 측면 1칸이다. 건물지 내부에는 ‘ㄷ’자 형태의 화덕시설이 확인되어 객실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2호와 5호 건물지를 경계 짓는 격벽시설의 북쪽과 남쪽에 저장시설로 추정되는 석실 2기가 확인되었다.


그림 14. 법천사 Ⅱ구역 객관 추정영역 및 화덕시설 (강원고고문화연구원 2014)

(3) 苑

실상사 1호ㆍ2호 건물지(고려)는 원지와 하나의 영역을 이루며 주변을 玩賞할 수 있도록 계획된 공간으로 추정된다. 이는 사역의 동측면 경계부에 위치한 점이나, 먼저 축조된 1호 건물지가 입수로를 바라보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1호 건물지에서는 고려시대 초기 어골문 기와, 선문계 기와 등이 출토되었고, 2호 건물지 적심 내부에서는 고려시대 연화문 막새, 어골문 기와 등이 출토되었다. 실상사 원지(고려)는 고려시대 목탑과 축이 일치하며, 타원형을 띠며 냇돌을 이용하여 3단으로 조성하였다. 1단은 냇돌을 편평하게 바닥에 깔고, 냇돌 사이에 황색점토와 숯을 이용하여 틈을 메웠다. 2단은 동남쪽의 출수구와 연결되며, 3단은 서북쪽의 입수로와 연결되도록 조성하였다. 곡수로는 원지로 유입되는 물을 우회시켜 출수구로 연결함으로써, 수량 조절 및 원지의 청소, 수리, 의식 등을 할 수 있도록 보조적으로 설치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일반적인 원지 및 연못과 구분되는 특징으로, 수생식물이나 물고기를 키우지 않고, 깨끗한 물을 저장하기 위한 시설임을 보여준다. 토층조사에서도 원지 바닥돌 상부에서 퇴적된 점질토가 확인되지 않았다. 유물은 ‘實相寺’명 기와편 및 청자편 등이 출토되었다. 



그림 15. 실상사 원지, 1호ㆍ2호 건물지, 담장지 (佛敎文化財硏究所 2016)

(4) 상징시설물

굴산사 원형유구(9세기 후반~10세기)는 승탑보다 한 단 낮은 곳에 조성되어 있으나 사역이 한눈에 조망되는 지점에 위치하며, 보도를 통해 돌아볼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볼 때, 선종공간의 상징적인 시설물이 위치했을 가능성이 크다. 외곽으로 보도가 시설되어 원형유구의 주변을 돌 수 있게 설계되었다. 원형유구는 남북이 동서보다 약간 긴 타원 형태를 띠는데, 남북 6m, 동서 5m이다. 원형유구는 별도의 굴착 없이 정지층 상면에 크기 30cm의 자연석을 보도2와 맞물리도록 두르고 그 내부에 황갈색 및 명갈색점토를 30cm 두께로 다짐하여 조성하였다. 

5) 생산 및 폐기 영역

(1) 가마

고달사지의 사역 하단 서쪽 외곽에서 목탄가마 1기가 확인되었다. 증숙실인 상단부, 격벽, 발열실인 하단부로 이루어져 있다. 증숙실은 바닥면보다 높게 조성되으며, 남쪽 발열실의 벽체 일부와 바닥면은 붉게 피열되었다. 유구의 1/3지점에는 약 봇돌을 두고 이맛돌을 얹은 화구가 확인되었으며, 바닥면에는 목탄흔이 넓게 남아있다. 그 상부에는 피열된 석재와 와편, 소토, 목탄이 혼입되어 있다. 굴산사 가마(9세기 후반~10세기)는 풍화암반층을 굴착하여 조성하였으며, 연소실과 소성실이 일부 확인되었다. 가마 내부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퇴적된 목탄층이 확인되었고, 조업면에서 별도의 유물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퇴적층에서 기와편 및 도기편이 출토되어 와도겸업 가마일 가능성도 있다. 


그림 16. 굴산사 가마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2015)                그림 17. 고달사 목탄가마(경기문화재연구원 2014)


(2) 매립유구, 폐기장, 폐기구

고달사지 남쪽 외곽에서는 기와와 자ㆍ도기가 혼입된 가-매립유구(12~13세기)가, 목탄가마와 인접한 위치에는 가-목탄폐기장(12~13세기)이, 동쪽 외곽에서 가-기와폐기구가 확인되었다. 가-매립유구는 사원 내에서 사용하였던 기와와 생활용기을 폐기하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판 구덩이로 생각되며, 가-목탄폐기장은 목탄가마 운용과 관련된 폐기장으로 판단된다. 가-기와폐기구는 사역의 동쪽 경계 밖에 위치하여 원지형의 잔존면을 따라 호상으로 길게 확인되고 있는데, 그 외곽으로 모래자갈층이 상당범위로 넓게 위치하고 있어 상당 기간 동안 넓은 범위의 물길이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바 사원의 경계부 보축과 관련된 폐기구로 추정된다.


그림 18. 고달사 가-매립유구 (기전문화재연구원 2007)
그림 19. 고달사 가-목탄폐기장, 가-기와폐기구 (경기문화재연구원 2014)

4. 맺음말

 고려시대 불교사원은 그동안 선사상의 영향과 지방호족의 지원에 힘입어 고대 규범에서 벗어나 지역문화의 특성을 반영하는 모습으로 조영되었고, 고려전기에는 풍수도참사상을 존중하여 지세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다양한 교리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원화된 구성을 이룬 것으로 해석되어 왔다.
 최근 들어 사료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지고 발굴자료가 점차 늘어나면서 병행연구가 이루어지게 되었고, 이를 통해 사원별 건립주체와 조영배경, 기능에 따라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발굴자료를 중심으로 건물지별 기능, 위계, 배치 등을 고려하여 上院․中院․下院ㆍ別院領域, 기타영역, 생산 및 폐기영역으로 나누어 봄으로써 고려시대 사원의 공간구성을 파악해 보려 하였다. 향후 고려시대 사원의 전각별 용도와 구조, 내ㆍ외부공간의 사용방식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좀더 생생하고 역동적인 고려시대 사원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2018년 10월 17일에 진행된 <경기문화유산학교> 4강 강연 모습


<고려시대 사원의 기능과 공간구성 (1) : 고려시대 사원의 기능> 바로가기 

<고려시대 사원의 기능과 공간구성 (2) : 고려시대 사원의 공간구성>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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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 2018경기문화유산학교

      발행일/ 2018.8.13

      기획/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

      편집/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

      발행처/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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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자기소개/ 경기문화예술의 모든 것, 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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