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 벼루장 보유자 신근식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6호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은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에서 2017년 발행한 경기도 지정 무형문화재 종합 안내서입니다. 이 책은 기능보유자와 예능보유자 66명의 삶을 조망하고 보유 종목에 대한 소개와 다양한 단체에서 제공한 진귀한 사진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지씨에서는 이 책에 소개된 경기도의 무형문화재를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 전문 보기



삶은 지혜를 벼리는 세월의 돌, 벼루


붓과 먹, 벼루는 가장 오래된 필기도구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삼국 시대의 유물이 출토되었지만, 실제로는 그 이전부터 사용되었을 것이다. 벼루의 품격은 벼루를 만드는 원석의 질과 벼루에 새기는 조각의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벼루장 신근식의 작품은 이 두 부분에서 모두 독보적인 경지를 이루고 있다.


신근식의 작품은 꼭 목각작품과 같은 느낌을 준다. 붉은 빛이 도는 색채도 영락없이 목각이지만 뚜껑과 받침에 새겨진 조각들은 얕은 부조가 아니라 높게 띄워져 있으며, 꿈틀거리는 용의 몸통, 용의 비늘과 꽃잎, 나무 문양 등도 섬세하고 부드러워서 목각으로 제작해서 붙여 놓은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이런 작품의 비밀은 장인의 솜씨와 원석에 있다. 신씨는 1962년 멕시코 박람회에 석불을 제작하여 출품한 경력이 있으며, 전국 공예품 경진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경력이 있으며, 그의 작품은 해외시장에서도 여러 번 진출하였다.





최고의 원석을 찾아서



일반적으로 벼루의 원석은 경도가 낮아서 생동감 있는 조각이 불가능하다. 이 한계를 극복하게 해 준 것이 신근식이 소유하고 있는 단양의 자석이다. 이 돌은 색채도 독특하고 아름답지만, 다른 벼루 원석보다 경도가 2-3도나 강해서 입체적인 조각이 가능하다고 한다. 다른 원석으로는 이런 조각을 하면 돌이 견뎌내지를 못해 터져버린다고 한다.


벼루로서의 실용성에서도 자석은 최고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 다른 원석 으로 만든 벼루는 먹이 갈릴 때 돌도 함께 갈려 돌가루 찌꺼기가 끼고, 또 돌이 물기를 먹으면 약해져서 찌꺼기가 더 많이 일어나고 세월이 가면 돌리 터져 갈라진다.


그러나 자석은 단단함에도 불구하고 먹이 곱게 갈리며, 체가 없어 찌꺼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며칠동안 물을 담아두어도 물이 스며들지 않을 정도로 내수성이 강해 수십 년, 수백 년이 지나도 갈라지거나 터지지 않는다. 중국, 일본을 뒤져도 이런 원석은 없다고 한다. 신근식이 만든 벼루는 세계 최고의 명품인 셈이다.


신근식이 원석을 얻게 된 데에는 벼루장 4대라는 이 집안의 독특한 내력 이 숨어있다. 조부 신철휴는 조각 솜씨가 뛰어나 벼루만이 아니라 비석도 많이 제작하였다고 하는데, 충청도 일대에 거주하는 옛 수령들이나 양반들 의 주문을 많이 받았다. 그러던 중에 단양의 자석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되었다고 한다.



이 자석을 손자인 신근식이 찾아내 현재 광산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신근식은 좋은 원석을 찾기 위하여 일찍부터 전국의 산야를 누볐다. 영조, 정조 때 이덕무가 쓴 『청장관전서』나 이규경의 『오주연무장전산고』에는 파주의 화초석, 정선의 목문석, 암록석, 보령의 남포석 등 전국에서 생산되는 벼루 원석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20년간 문헌에 등장한 곳은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한다. 이런 노력 끝에 자석 이외에도 정선의 홍계석, 대천의 청석을 찾아 강원도 횡성과 대천에 각각 제작 공장을 세웠다. 이곳에서는 상품화한 제품들도 생산 중이다. 그러나 공장의 운영은 신근식의 동생들에게 맡기고, 그는 오직 전통 공법에 의한 작품 제작에만 몰두하고 있다.



4대의 혼을 실어…


신근식의 작품은 각종 문헌과 도감에 수록된 옛날 작품을 자석 벼루로 복원하는 경우도 있고, 새롭게 디자인해서 제작하는 것도 있다. 미리 정해둔 도안에 따라 원석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오면 조각을 새기고, 표면을 갈아 벼루를 제작한다.


도구는 돌을 쪼는 정과 돌을 갈아내는 데 쓰는 끌처럼 생긴 평미루. 각기 다양한 사이즈가 있지만 종류로는 오직 이 두가지만으로 작업을 한다. 먹을 대고 가는 벼루의 표면도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이 평미 루로 갈아서 다듬는다. 단 다른 돌은 보통 평미루로도 갈 수 있지만 자석은 단단해서 요즘은 다이아몬드 가루를 붙인 평미루를 사용한다. 무엇이든 전통 공구를 사용한 손수제작이므로 손바닥 만한 것을 하나 만드는데 하루가 걸리며, 40cm이상 가는 대형은 2,3달이 걸린다고 한다.




신근식은 17살 때부터 벼루 제작을 시작했다. 견습기간이 보통 3년은 걸리지만 재능 많은 신근식은 빨리 배웠다고 한다. 현재 신씨의 아들과 조카도 조각을 배우고 있어 4대 째 가업을 잇고 있다. 작품은 크기나 모양이 매우 다양하다. 용과 거북이 역시 인기지만 마패 모양 벼루등 독창성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도 많다. 요청이 있으면 청동 향로 등 자석을 이용한 조각품도 제작하는데, 자석 제품은 목각의 섬세함과 석제품의 무게를 함께 갖추고 있어 보면 볼수록 신기하다.


신근식의 자랑거리는 크기 150 X 65인 국내 최대의 벼루이다. 용, 십장생, 구름 등 문양만 90여종을 새겼다는 이 벼루는 무게만 150kg이다. 벼루의 크기는 원석의 크기에 제한을 받기 때문에 대작을 제작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이런 작품들로 조만간 전시회를 열 작정이라니 묵향이 은근한 지혜가 담긴 그의 작품이 만인의 시선을 모을 날도 머지 않은 듯 싶다.




* 영상자료 : 경기학연구센터(http://cfgs.ggcf.kr/)>센터자료>영상자료 '선비문화의 꽃 벼루'



경기도무형문화재 제26호 벼루장


지정일1998.9.21
보유자신근식(1942년생)
전수조교김종선
전수관전통벼루연구소
특기사항

제22회 전국공예품경진대회 장려상 수상

제27회 전국공예품경진대회 한국관광협회장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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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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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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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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