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참여기관/DMZ다큐멘터리영화제DMZ사무국갤러리위갤러리퍼플경기관광공사경기국악원경기도 문화유산과경기도문화원연합회경기도미술관경기도박물관경기도어린이박물관경기도자원봉사센터경기문화나눔센터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경기문화재단경기문화재연구원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경기상상캠퍼스경기상상캠퍼스그루버경기아트센터경기안성뮤직플랫폼경기창작캠퍼스경기천년경기콘텐츠진흥원경기현대음악협회경희대학교고양문화재단고양시해움새들광명문화재단광명시청년동광주시문화재단국립농업박물관군포문화예술회관군포문화재단군포시평생학습원극단날으는자동차나폴레옹갤러리단원미술관두루뫼사료관디마갤러리만해기념관맥아트미술관미리내마술극단미메시스아트뮤지엄백남준아트센터부천문화재단부천아트센터서해랑서호미술관설미재미술관성남문화재단세계민속악기박물관소다미술관수원광교박물관수원문화재단수원시립미술관수원시립합창단시서화시흥시청시흥에코센터실학박물관아트경기아트센터화이트블럭아트스페이스어비움안산문화예술의전당안양문화예술재단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양평문화재단엄미술관여주박물관영은미술관영집궁시박물관옆집예술용인시청유리섬미술관의정부문화재단이풀실내정원전곡선사박물관파주문화재단평택시문화재단포천문화재단포천아트밸리풀짚공예하남문화재단한국도자재단한국등잔박물관한국카메라박물관해움미술관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혜정박물관화성시문화재단

경기역사문화유산원

8. 남과 북에 함께 살아 숨 쉬는 유산, 고려 왕릉


이 글은 경인일보에 실린 '경기에서 찾는 고려 1100년의 흔적' 시리즈 입니다.


전근대 국가에서 왕은 특별한 존재였다. 그래서 왕의 안식처는 보통 사람의 무덤과 구별해 능(陵)이라 부른다. 최고 권력자의 무덤인 만큼 왕릉은 도읍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다. 500여 년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 주변에는 태조 왕건릉을 비롯해 60여기의 고려 왕릉이 있다.


고려 왕릉은 통일신라시대의 왕릉 제도를 계승 발전된 것이다. 능역에 석인상과 돌짐승을 배치하고 12지신을 새긴 호석을 봉분 주위에 설치하는 방식은 중국 영향을 받아 통일신라시대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내부 구조는 고려만의 독특한 모양을 갖추고 있어 계승과 창조가 함께한다. 개성 일대 왕릉 가운데 태조 현릉과 공민왕 현릉, 충목왕 명릉, 7릉떼 왕릉 군이 2013년 ‘개성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유적에 포함되었다.


고려 왕릉은 대개 좌우로 산줄기가 감싸고 그 사이에 천이 흘러가는 산 중턱에 터를 잡았다. 능역은 산지의 경사를 따라 3~4단의 계단식으로 조성되었다. 계단식 구조는 산지의 지형 훼손을 최소화 하면서도 능의 위엄을 높일 수 있는 고려인의 지혜였다. 능역의 가장 위에는 석실을 조성하고 그 위에 쌓은 봉분 주위에는 호석을 두르고 돌짐승을 배치하였다. 아랫단에는 석인상과 장명등을 설치하고 제례를 지내기 위한 전각도 배치했다. 고려시대에는 왕릉에 현릉, 장릉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을 붙이기 시작하기 시작했다. 공민왕릉에서 완성된 고려의 능제(陵制)는 이후 조선 왕릉의 원형이 되었다.


강화 고려 왕릉 中 곤릉 무덤방의 구조 / 이희인

강화 고려왕릉 中 곤릉 석실 / 이희인


고려 왕릉은 도굴의 피해를 입은 경우가 많아 온전한 부장품의 양상을 확인하기 어렵지만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傳)인종 장릉 출토 청자 참외모양 병(국보 94호)과 청자 합, 잔, 청동 도장, 은제 수저, 시책(諡冊) 등을 통해 당시 왕릉의 위상을 짐작 할 수 있다.


강화 고려왕릉 中 석릉 / 이희인

강화 고려왕릉 中 홍릉 / 이희인

강화 고려왕릉 中 곤릉 / 이희인

강화 고려왕릉 中 가릉 / 이희인


고려 왕릉은 개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남쪽 강화에도 있다. 강화는 임시 피난처가 아니라 여몽전쟁기간 동안 개경을 공식적으로 대체한 도읍이었기 때문이다. 고려 사람들은 강화를 강도(江都)라 했고 황제의 도읍으로 인식했다. 1232년 천도 당시 강화로 옮겨졌던 태조 왕건의 관은 개경으로 돌아갔지만 강도시기에 세상을 떠난 왕과 왕비의 능은 남았다. 국왕이었던 고종의 홍릉을 비롯해 희종의 석릉, 고종의 어머니 원덕태후의 곤릉, 고종의 며느리 순경태후 가릉 등 4기의 왕릉이 그것이다. 이 밖에 인산리석실분과 능내리석실분, 연리 석실분 등 아직 주인을 알 수 없지만 왕릉이 분명해 보이는 석실분도 있다.


강화에도 고려 왕릉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어찌 알고 이곳을 찾은 사람들 가운데 생각보다 작고 초라한 모습에 실망하는 이도 종종 있다. 그러나 아쉬워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강화의 고려 왕릉은 단순한 문화재가 아니라 오늘날 분단의 현실에서 개성의 왕릉과 함께 남과 북이 공유하면서 서로를 잇는 매개가 될 수 있는 살아있는 유산이기 때문이다.   / ◎ 이희인(인천광역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



글쓴이
경기역사문화유산원
자기소개
경기도 문화유산의 가치 발견, 경기역사문화유산원
누리집
https://gjicp.ggcf.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