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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평택일기로 읽는 농촌생활사

지지씨가 들려주는 '경기학' 이야기

지지씨에서는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센터가 발간한 도서를 한 걸음 더 가까이 살펴보는' 경기학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경기학 시리즈는 [역사문화편], [현대인물편], [역사인물편], [근대유산편] 총 4부로 나누어 진행됩니다.


본 시리즈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발간도서는 경기도사이버도서관 및 경기도메모리 홈페이지에서 원문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평택일기로 읽는 농촌생활사(전3권)

역사의 기록이 되는 일기, 50년 빠짐없이 쓴 ‘평택 일기’ 엮어
우리의 후면에 남은 역사의 기록 ‘일기’...『평택일기로 읽는 농촌생활사』



매일 읽는 일기가 개인사로 그친 게 아니라 지역의 역사가 됐고, 근현대 생활사가 됐으며, 경제・문화사가 됐다.

고잔리 대곡마을에 살아왔다. 신권식 씨는 학업과 군생활을 제외하고 평생을 대곡마을을 지키며 농사를 짓고 지역 유지로 활동했다. 신권식 씨의 50년간의 일기를 경기문화재단과 (사)지역문화연구소가 정리해 세 권의 책 『평택 일기로 본 농촌생활사 Ⅰ·Ⅱ·Ⅲ』로 펴냈다. 신권식씨는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한 20대 후반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한 후 80세가 넘은 지금까지도 일기 쓰기를 거르지 않고 있다고 한다.

▲ 『평택 일기로 본 농촌생활사』 2권

신권식 씨가 일기를 쓴 계기에 대해 “전 해 일기를 보고 그 해 농사 일정을 미리 짐작하면서 농사를 지었다”고 말했다. 신권식 씨는 일기를 쓴 계기를 농사일이라고 말했지만 신권석 씨의 일기는 “일어나 ~를 하고 식후에 ~를 하고, (중략) 저녁에 먹고 ~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며 하루 일과를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신권식 씨의 일기는 자신의 생활의 기록일 뿐 아니라, 집안의 가계부가 됐고, 마을의 대소사를 기록하는 기록지가 됐으며, 심지어는 중앙의 정치 변화와 여기에 대한 자신의 평가까지 담은 정치 기록물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당시의 지역의 경제상과 생활상을 살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사람 일상의 평범한 기록일 수 있는 일기에 세월의 무게가 더해지면,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사료로서의 힘을 갖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평택 일기로 본 농촌생활사』 첫 권은 지난 2007년 신권식 씨가 쓴 59년부터 73년까지의 일기를 (사)지역문화연구소가 모두 11명의 연구자와 함께 ▲날씨와 농사 ▲간척과 토지이용 ▲농사와 노동력 ▲여성 노동 ▲농한기 부업 ▲장시 출입 ▲금융거래와 물가 ▲축산 ▲식생활 ▲의생활 ▲주생활 ▲가정생활 및 친족생활 ▲마을생활 ▲정치사회 활동과 인식 ▲농촌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직업들 ▲평생의례 ▲세시와 놀이 ▲민간의료 ▲민간신앙 ▲구전전승 등으로 나눠 정리해 발간했다.

2007년 펴낸 두 번째 권은 1974년부터 1990년까지의 일기를 담았고, 2008년에 펴낸 세 번째 권은 1991년부터 2005년까지의 일기를 정리했다. 이 책들은 먼저 정치사회적 변화, 생활문물의 변화, 풍속과 세태의 변화 등 개관하고 ▲경제생활 ▲일상생활 ▲사회생활 ▲고잔리 민속 등의 분야로 나눠 정리했다.

신권식 씨의 50여 년간의 지난한 기록은 지속적인 시계열 자료라는 점에서, 역사학이나 민속학의 현지조사나 구술조사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가 됐다. 이는 최근 생활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인의 일기가 역사 기록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일기는 당시를 사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시공간을 생생하게 드러내고 보여주기 때문에 생활사를 살피는 좋은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신권식 씨가 일기를 50여 년간 빠짐없이 매일 기록한 것은 대단한 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책에서는 신권식 씨가 살아왔던 평택 고잔리에 ‘원안(堰-)’이라고 불리는 간척지가 많았고 간척지 농사의 어려움을 알 수 있다. 또 농사일 하면서 품을 교환하거나 고용할 때 재는 시간 단위를 ‘참’이라는 용어를 써왔고, 농번기에 몇 달 고용하는 일꾼을 가리켜 ‘달몸’이라고 부른다는 점도 발견할 수 있다. 농한기 농부들이 하루에 꼴 수 있는 새끼줄이 얼마나 되는지, 또 새끼의 종류가 ▲가는 새끼 ▲꾸밀 새끼 ▲매끼 ▲삼태용 새끼▲왕울기 ▲주대 드릴 새끼 ▲쇠연장 드릴 새끼 등 얼마나 다양한지도 알 수 있다.

신권식 씨의 일기를 보면 고잔리가 현대사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역사의 현장임을 알 수 있다. 신권식 씨가 1962년 새해 첫날 매일 일기 쓰는 마음을 자신의 일기장에 “뜻 없는 세월(歲月)을 여류(如流)하는 동안 우리의 후면(後面)에 남는 것은 역사(歷史)의 기록(記錄)이다"라고 남겼다. 신권식 씨는 40여 년 매일 일상을 기록하는 지난한 일을 하면서도 ‘역사의 기록’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권식 씨의 일기는 (사)지역문화연구소가 지난 2006년 평택지역 근현대사 사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권식 씨를 만나면서 찾게 됐다. 신권식 씨의 호의와 용단으로 1959년부터 2005년까지 모두 44권의 일기가 책으로 묶였다. 신권식 씨의 일기는 경기문화재단 기전문화재연구원(현 경기문화재연구원) 전통문화실의 지원과 지역문화연구소가 일기를 입력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여기에 참여한 연구자만 11명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신권식 씨는 자신의 일기에 ‘대곡일기’라는 이름을 지었다. 연구자들과 신권식 씨가 의논한 결과다. 대곡은 신권식 씨가 사는 고잔리 마을의 이름이자 신권식 씨의 호이다.


『평택 일기로 본 농촌생활사』는 경기도메모리 홈페이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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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 일기로 본 농촌생활사』

    원문 서비스/ 경기도메모리(https://memory.libr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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