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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

2022-10-13 ~ 2023-03-26 / 백남준아트센터 제1전시실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관장 김성은)는 오는 10월 13일부터 2023년 3월 26일까지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를 개최한다. 전시는 백남준이 작성한 보고서에서 포착한 작가의 구상을 바탕으로, 정책가 백남준을 조명한다.



타자기와 백남준, 1974년 ⓒ Gianni Melotti


백남준은 편지, 악보, 에세이, 기획안, 보고서 등 다양한 형식의 글을 여러 언어로 남겼다. 그 중 1974년 작성한 「후기 산업사회를 위한 미디어 계획: 21세기까지는 고작 26년 밖에 남지 않았다」라는 비장한 제목의 보고서는 아티스트의 것이라기 보다는 정책 연구서에 가까워 보인다. 보고서는 당찬 포부에 그치지 않고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낱낱이 담고 있다. 1930년대 미국이 고속도로 건설로 물자 이동과 경제 부흥을 이루었듯, 이제는 “전자초고속도로” 구축으로 아이디어를 실시간 전송해야 한다는 시급성을 강조하며 오늘날 실현된 인터넷의 비전을 제시한다. 또한, “정신 오염은 대기 오염만큼이나 심각하다”는 우려와 함께,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 기술 전문가, 권력 복합체가 독점하지 못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한다.


▶ 타문화에 대한 몰이해를 인종 차별과 전쟁의 원인으로 보았던 백남준의 생각과 이를 타개하는 도구로서의 비디오 아트를 제안한 그의 보고서를 통해, 사회 문제 해결을 꿈꾸었던 예술가이자 미디어 컨설턴트 백남준을 만날 수 있는 전시


백남준은 실제로 “컨설턴트”라는 직함을 가졌다. 그는 뉴욕 활동 시기에 미국 록펠러재단 “텔레비전/비디오/필름” 부문 지원금으로 작업을 진척시키는 한편, 공식/비공식 자문역으로서 1960년대 중반부터 약 20 년에 걸쳐 비디오 아트에 대한 지원 당위성과 발전 방향성을 주도적으로 제안했다. 이 시기에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와 그 네트워크는 방송국 텔레비전 채널에서 송출되거나, 학술적으로 논의되고, 미술관에서 전시, 소장되며 확산되기에 이른다. 인류 문화역사의 기록과 보존을 위한 디지털 전환, 타문화에 대한 몰이해를 해결하고 배우는 도구로서의 비디오 교환, 세계를 연결하는 소통 체계로서의 전자초고속도로 구축, 다양성 을 담보한 공영방송 콘텐츠의 지속 등 백남준의 제안은 예술을 매개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대담한 포부이자, 매우 구체적인 당장의 실행 방안이었다.


▶ 백남준의 뉴욕 활동 초기이자 혁명적 사회 전환기인 1960년대 후반 백남준이 작성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정책가 백남준을 조명하는 전시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는 제목 그대로 백남준이 작성한 보고서에서 출발한다. 1968년에서 1979년 사이에 작성된 보고서 「종이 없는 사회를 위한 확장된 교육」(1968), 「후기 산업사회를 위한 미디어 계획」(1974), 「PBS 공영 방송이 실험 비디오를 지속하는 방법」(1979) 과 같은 글과 작품을 함께 보면서 백남준을 새롭게 ‘발견’하기를 권하는 한편, 정부의 제도적 지원은 물론, 민간 재단, 메세나 기금, 학교, 연구소, 미술관, 방송국의 지원과 협업이 그의 사회적 역할 실천에 도움이 되었음을 드러낸다.


 

좌) <걸리버>, 우) <나의 파우스트 : 자서전>



▶ 백남준의 글과 작품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전시 구성으로, 1994년 미국 순회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어린이 TV 로봇 <해커 뉴비>(1994), 13점 대형 연작 <나의 파우스트> 중 하나인 <나의 파우스트: 자서전>(1989-1991), 광복 50주년 광고 계기 롯데칠성 커미션 작품 <꽃가마와 모터사이클>(1995) 등 외부 작품 대여로, 각 소장처 내부 전시 외에 20여년 만에 백남준아트센터를 통해 처음 소개하는 주요 작품 전시

▶ 2022년 구입 신소장품 <걸리버>(2001) 공개


주요 전시작으로는 통신매체의 변화사를 함축한 백남준아트센터 소장품 <코끼리 수레>(2001)를 비롯하여,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롯데칠성, 그리고 개인소장가로부터 대여한 작품을 선보인다.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전시 이후 1994년부터 시작된 백남준의 미국 순회전 《전자초고속도로》 (1994)에 포함된 TV 로봇 <해커 뉴비>(1994), 교육, 통신, 환경, 건강 등 사회 변화의 주요 키워드로 구성한 <나의 파우스트> 13점 연작 중 하나인 <나의 파우스트: 자서전>(1989-1991), 백남준이 상업광고의 형식을 빌어 그의 비디오 아트를 모든 가정의 텔레비전으로 송출한 광복 50주년 기념 롯데칠성 커미션작 <꽃가마와 모터사이클>(1995)이 각 소장처 내부 전시 외에 20여 년 만에 백남준아트센터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좌) <꽃가마와 모터사이클> , 우) <해커 뉴비>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라는 익숙한 길에서 돌아나와 또 다른 백남준을 맞닥뜨리는 것, 정책가 백남준의 구상과 실현을 가능하게 했던 예술 생태계와 제도적 기반을 살피는 것이 이 전시의 목적이다. 1960년대 사회 전환기, 변화의 흐름에 주목한 미디어 컨설턴트 백남준을 들여다보는 일은 지금까지 백남준 연구에서 주목하지 못한 일련의 과제를 드러내는 동시에 그의 전자예술 작업과 새로운 접점을 마련한다. 백남준의 보고 서는 오늘날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이 나아가야 할 길에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지금, 또 한 번의 디지털 전환과 사회 변화의 한 가운데서 백남준의 미디어 컨설팅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전시의 전시해설은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인 장기하 씨가 맡았으며 큐피커앱을 통해 무료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또한 개막 행사 <글로벌 그루브 2022>가 10월 13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백남준아트센터 뒷동산에서 열린다. DJ Klof(윤지영), DJ Soulscape(박민준)이 참여해 백남준의 1973년작 <글로벌 그루브>에 사용된 백남준의 플레이리스트를 중심으로 각 디제이가 2022년 버전으로 새롭게 믹스한 플레이리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문의 백남준아트센터 누리집 바로가기 


세부정보

  •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 THE CONSULTANT: PAIK’S PAPERS 1968-1979

    기간/ 2022. 10. 13. ~ 2023. 3. 26.

    장소/ 백남준아트센터 제1전시실

    시간/ 10:00~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당일

    관람료/ 무료

    문의/ 백남준아트센터 누리집(njp.ggcf.kr) /031-201-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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