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역사문화유산원

테마탐방 "잠곡 김육 선생과 평택의 옛 이야기"

2018-04-14 ~ 2018-04-14 / 삼남길 10구간 평택

<경기옛길 테마탐방 후기>


잠곡 김육 선생과 평택의 옛 이야기


4.14. (토) / 삼남길 10구간 평택  



2018년 경기옛길의 첫 번째 테마탐방이 평택에서 열렸습니다!


지난 4월 14일 온종일 봄비가 내리던 날, 삼남길 10구간 유천 1동 마을회관에서 탐방을 시작했는데요. 궂은 날씨임에도 하나, 둘 “도보꾼”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도보꾼”들이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유천 1동 마을 분들이 회관 문을 열어주시고 따뜻하게 맞이해주셨습니다.





경기도의 각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보시고는 “우리 동네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왔다”며 “많이들 보고 가라”고 배웅해주셨습니다. 마을 분들의 응원을 받아 경기옛길 “도보꾼”은 비를 뚫고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 충청남도와 경기도를 잇는 곳, 소사벌




이 날 탐방은 한광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시는 김해규 선생님께서 강의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의 강의에 따라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소사벌이었습니다. 평택의 드넓은 벌판인데요. 1973년 아산만방조제가 건설되기 전까지는 바닷물이 들어오는 갯벌이었다고 합니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하여 최대 16m까지 물이 들어왔다고 하니, 수풀이 무성한 지금의 모습만 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었습니다.




또한 홍수 피해가 잦은 마을이었다고도 합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홍수 피해가 날 때마다 지붕 위에 올라가 몸을 피했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계시다 합니다. 습한 지역이라 유난히 뱀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홍수 때는 이 뱀들도 지붕 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꼭 낫을 들고 지붕 위에 올라갔다고 하네요. 김해규 선생님은 평택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렇듯 바닷물이 들어오던 평택을 상상하며 이해해야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드넓은 소사벌 벌판을 지나 작은 소사천이 흐르는 소사교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습니다. 소사교를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작은 집들이 모인 마을과 아파트가 경계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현재는 시멘트로 된 소사교이지만 조선시대에는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었습니다. 이 곳에서는 정유재란 당시 명나라 군사와 왜의 군사가 큰 전투를 벌였다고 합니다. 대치할 당시 명나라 군은 왜의 군사 보다 숫자가 적었는데요. 왜군을 속이기 위해 명나라 군은 어슴푸레한 새벽, 말에 원숭이를 태워서 왜군 쪽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사람인지 아닌지 혼란스러워진 왜군은 대열이 흩어지고, 이 틈을 타 명나라 군이 공격해 대승을 거뒀다고 합니다. 이것을 소사벌 대첩이라고 기록했는데, 조선왕조 선조실록에는 이 내용이 기록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임진왜란에 대한 당대인들의 기록, 선조 수정 실록에는 기록되어 지금까지 소사벌 대첩의 이야기가 전해내려 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청일전쟁 당시, 청나라 군과 일본 군이 전투를 벌인 곳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청일전쟁에서 일본 군이 승리하면서 조선은 급격하게 일본의 손아귀에 넘어갔는데요. 김해규 선생님은 과거의 역사가 현대에도 되풀이되고 있다며, 역사에서 배워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소사교는 큰 전쟁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지만 풍경이 아름다워 이름난 명소이기도 했습니다. 조선시대 대표 사림인 김종직, 장유 등의 문인이 소사교의 풍경을 보고 시로 남기기도 했습니다.



# 마을 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곳, 미륵당




좁은 길을 걷다 보면 마을 사람들의 복을 비는 미륵당이 나옵니다. 미륵당 뒤에는 큰 당산나무도 있는데요. 이 미륵불은 본래 이 자리에 있던 것이 아니라 삼남대로의 바로 옆에 위치하여 길을 왕래하던 사람들의 안전은 기원했다고 합니다. 삼남대로가 개발되면서 지금의 마을 내부로 옮겨졌습니다. 투박한 모습이 인상적인 미륵불이었습니다.



# 김육대동균역만세불망비, 대동법시행기념비




소사교를 넘어 “도보꾼”들은 대동법시행기념비로 향했습니다. 대동법시행기념비에 도착하자, 김해규 선생님은 사실 대동법시행기념비는 정식 명칭이 아니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비의 정식 명칭은 “김육대동균역만세불망비” 라고 합니다. 드디어 오늘 탐방의 주제, 잠곡 김육 선생의 이야기가 등장했는데요.


대동법은 조선시대의 조세개혁이었습니다. 당시 백성들은 특산물을 바치는 공물의 부담이 컸습니다. 이에 이이, 유성룡과 같은 관리들은 토지의 주인들에게 쌀을 징수하자는 대동법을 건의했었는데요. 당시의 기득권 세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임진왜란을 겪으며 조정의 장부들이 불타고, 국토가 황폐화되어 백성들은 공물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하여 1608년 경기도에 시범적으로 대동법을 시행할 수 있었습니다.


인조 때에는 잠곡 김육 선생이 삼남지방에도 대동법을 시행하자고 강경하게 주장했습니다.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의정 김육 선생의 노력으로 충청도에 대동법이 시행될 수 있었습니다. 충청도의 백성들은 잠곡 김육 선생의 노력 덕분에 공물의 부담을 덜 수 있었고, 그의 은혜를 잊지 않았습니다. 김육 선생은 유언으로 아들에게 절대 부조를 받지 말라고 하셨는데요. 유지를 받아 아들은 부조를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에게 은혜를 갚고 싶었던 충청도의 백성들은 부조 돈을 모아 그의 덕을 기리는 비를 만들고자 조정에 건의했습니다. 조정은 이를 수락하고 “김육대동균역만세불망비”를 세웠던 것이지요.


이 비의 본래 위치는 현재와 다른 곳이었습니다만 마을이 개발되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습니다. 




# 배다리 생태 공원






좁은 마을길을 지나니 상가와 아파트들이 세워진 평택의 번화가로 나왔습니다. 중앙에는 배다리 생태 공원이라는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있었습니다. 평택시가 조성한 인공 호수가 있고, 그 위에 산책로를 조성한 것입니다. 이곳에서 “도보꾼”들은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다행히 빗줄기가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 평택의 배꽃





평택에서는 봄이 되면 하얀 배꽃들을 볼 수 있습니다. 평택에 배나무를 많이 심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 이후입니다. 김해규 선생님은 평택의 배가 맛있다면서 추천해주셨는데요. 넓은 배나무 과수원들도 개발의 바람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혹시 올해의 배꽃을 놓쳤다면 내년에라도 꼭 보시길! 경기옛길 “도보꾼”들도 배꽃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씩을 남겨갔습니다.



#통북천 물방아거리





탐방의 마지막은 통북천을 따라 걷는 코스였습니다. 통북천의 옆에는 물방아거리가 있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에는 물레방아가 많았다고 합니다. 옛날 사람들은 물레방아를 직접 돌리느라 많이 힘들었다고 합니다. 또한 마을의 우물에 제를 지내던 전통이 있다고 하는데요. 물방아거리를 지나 통북천을 따라 계속 걸었습니다.




탐방의 마지막 도착지는 하서교 아래였습니다. 하서교를 건너면 새로 개발된 신시가지가 펼쳐지는데요. 오늘의 탐방은 이곳에서 마무리를 했습니다. 다행히 비가 그쳐 돌아가는 발걸음은 한결 편했습니다.


다음 경기옛길 탐방은 4월 28일 과천에서 열립니다! 과천정부청사역에서 집합해 과천향교, 온온사를 답사합니다. 온온사에서는 삼남길과 과천의 역사를 주제로 마당극 공연도 있으니 참가해보세요!


신청 링크 : http://ggoldroad.ggcf.or.kr/ggoldroad/program/program_list.php



세부정보

  • 경기옛길/ 예술과 인문이 흐르는 역사문화탐방로

    경기학연구센터/ http://cfgs.ggc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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