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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분류 | 뮤지엄(박물관,미술관)/협회/문화예술공공기관/시군청 담당부서 등 | 본부/기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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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역사문화유산원
고려시대 강화의 유적과 공간 ⑦
경기 천년 및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이 글은 ‘경기 천년 및 고려 건국 천백주년 기념 학술대회’ 자료집에 수록된 발표주제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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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강화의 유적과 공간
이희인 | 인천광역시립박물관
|목차|
Ⅰ. 머리말
Ⅱ. 강화의 위상과 유적
Ⅲ. 도읍의 공간
Ⅳ. 군현의 공간
Ⅴ. 맺음말
Ⅳ. 군현의 공간
2. 군현의 공간과 유적
문헌을 통해서 각 군현의 대략적인 위치는 파악되지만 치소와 마을 등 구체적인 공간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고고학적 자료는 거의 없다. 지금까지 조사된 바로는 하음현의 치소 지역으로 전하는 봉천산(하음산) 남산 중턱의 신봉리·장정리 유적이 유일하다. 인화∼강화 도로구간 A지점에서 확인된 유적에서는 고려∼조선시대 건물지 9기가 확인되었는데 2개 지점에서 각각 건물지 5기와 건물지군 2기가 조사되었다. A-3구역의 건물지는 석축 기단 위에 난방시설을 조성하였고, 이중 1호 건물지는 건물지 2동이 직교하여 중정을 이루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A-4지점은 경사면에 4개의 단을 조성한 뒤 각 단 위에 건물을 조성하였는데 중심 건축물은 중정을 중심으로 ‘回’자형으로 배치구조가 확인된다. 건물지(군)은 배치와 구조로 볼 때 권위 건축물로 여겨지고 있다. 건물지는 하음현의 치소 지역에 자리하고 천도 이전에 조성된 것을 감안하면 하음현의 治所와 관련된 시설의 흔적일 가능성이 있다.
고려시대 속현은 주현의 통제를 받았지만 주현에는 지방관의 파견되면서 外官廳이 존재하는 차이가 있을 뿐 실질적인 운영 면에서는 주현과 속현은 동등한 행정 단위로 파악된다.1* 주현은 물론 속현에도 공식 관부인 邑司를 두었으며 읍사가 있는 곳이 곧 군현의 治所였다.2* 고려시대 군현의 읍사는 조선시대와 달리 일반적으로 城內, 즉 治所城에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치소성은 대부분 산성이었는데, 양계의 치소성에는 읍사와 거주시설이 함께 있지만 다른 지역은 성 밖에 거주 시설이 자리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3* 강화 군현에도 각각의 치소가 있었을 것인데, 조선시대 지리지와 읍지에 기록된 고려시대 현의 위치는 곧 치소 지역을 가리키는 것이라 이해된다.
강화도 군현의 치소와 관련하여 산성에 주목된다. 강화에는 하음산성, 정족산성, 고려산성, 화개산성이 분포한다.4* 각 산성이 자리한 곳은 공교롭게도 강화현을 비롯한 각 현의 공간 범위와 부합된다. 하음산성은 봉천산(하음산) 정상에, 정족산성은 진강현 영역인 온수리에 있다. 화개산성은 교동의 화개산 정상과 북사면 일대에 위치하며 고려산성은 고려산 정상과 북사면에 자리한다. 강화의 산성은 축조와 운영 시기는 밝혀지지 않아 자료로서의 활용 범위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지표조사를 통해 파악된 성벽의 구조와 출토유물, 문헌 기록을 참고하면 산성은 천도 이전부터 운영된 것으로 볼 수 있어 강화의 군현의 운영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
하음산성은 둘레 290m로 봉천산(하음산) 정상부를 에워싼 소규모 테뫼식 산성이다. 하단부 일부만 남은 성벽은 2:1∼ 3:1 비율의 면을 다듬은 장방형 석재로 수평을 맞추고 ‘品’형으로 쌓아올렸다. 산성 안팎에서는 통일신라시대∼고려시대 기와가 주로 출토되었다.5* 고대 성곽의 성벽 축조 방식과6* 출토 유물을 감안할 때 고려시대 이전부터 운영되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조선 地誌에는 하음산성에 대한 기록은 전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산성은 조선시대 이전에 폐기된 것으로 보인다.
정족산성은 둘레 2.3km의 석축으로 쌓여진 포곡식 산성으로 강화 산성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현존하는 성벽은 17세기에 축조하고7* 18세기에 고쳐 쌓은 것이지만8* 고려시대 이곳에는 삼랑성이라는 이름의 성이 존재했다. 1259년(고종 46) 삼랑성 내에 假闕을 세운 것을 볼 때9* 지금과는 규모·구조는 다를 수 있지만 천도 이전부터 산성이 축조·운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교동 화개산성은 석축의 포곡식 산성이다. 초축 시기는 알 수 없지만10* 성내․외에서 고려~조선시대 기와 및 토기편이 출토되고 조선 초까지 古蹟化되지 않았던 것을 보아11* 고려시대에 산성이 활용되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산성은 화개산 정상부를 에워싼 내성에 이어 북사면 계곡부를 감싸는 외성의 이중성으로 총 둘레가 2km가 넘는다.12* 그러나 조선 초 산성의 규모가 약 1km 정도로 기록된 점을 감안하면13* 내성과 외성 중 하나는 후대에 수·증축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14*
고려 산성은 고려산 정상과 북사면 계곡부를 포함하는 포곡식 산성이다. 둘레가 1.1km로 알려져 있으나15* 현재 성벽의 흔적은 뚜렷하지 않다. 일부 잔존한 성벽은 허튼층 쌓기로 축조되어 대몽항쟁기 입보용 산성의 형태와 흡사하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고적조에는 토성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실제 형태와 차이가 있다. 『강도지』에는 고려시대에 쌓은 것으로 전하나, 성 안팎에 통일신라시대 기와류가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초축 시기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강화도내 산성은 축조 시기는 불확실하지만 대체로 천도 이전에 축조·활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산성은 고대로부터 군사시설이면서 군현성의 역할을 하였고16* 고려시대에도 치소성으로 기능하였다. 고대 성곽 가운데 중형급 이상의 성곽이 지방 제도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17* 강화의 산성은 하음산성을 제외하고 모두 둘레 1km 내외의 대형 성곽으로 고려시대 이전부터 각 군현의 치소와 관련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18*
다만 현재로서 고려시대 강화 군현의 치소가 산성에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강화현의 치소는 천도 직후 고종이 강화현 객관을 임시 거처로 하였다는 것을 볼 때19* 평지에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려산성은 실체가 아직 분명하게 파악되지 않았지만 강화현의 중심 지역과 5km 가량 이격되어 있는 점도 고민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천도 이후 강화군(현)의 치소가 이전하면서 고려산성이 치소성으로 활용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20* 하음현의 치소도 이규보가 천도 이후 한동안 현의 객사 행랑에 머물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하음산 아래에 있었을 수 있다.21* 특히 하음산성은 둘레가 290m에 불과해 거주 시설은 물론 읍사의 설치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진강현과 교동현의 경우 치소성의 존재 여부를 분명하게 말하기 어렵다. 강화의 산성이 치소성의 기능을 수행했는지는 향후 조사와 연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이지만, 유사시 입보처나 제의 공간 과 같은 각 군현의 주요 공간이었을 가능성은 높다.
이 밖에 강화 군현의 공간 구조를 밝히기 위해서는 생활공간과 사원, 분묘, 생산시설 등이 확인되어야 하지만 미래의 조사를 기대해야 하는 현실이다.
1. 윤경진, 2001, 「고려 군현제의 운영원리와 주현-속현 영속관계의 성격」, 『한국중세사연구』10, 103쪽.
2. 최종석, 2005, 「고려시기 치소성의 분포와 공간적 특징」, 『역사교육』95, 203∼205쪽.
3. 최종석, 앞의 글, 208쪽.
4. 육군박물관, 2000, 『강화도의 국방유적』한편 844년 강화에 설치된 혈구진의 鎭城으로 전하는 ‘혈구진성’은 조선시대 馬城으로
판단되어 여기에서는 제외한다. (이희인, 앞의 책, 139쪽)
5. 육군박물관, 앞의 책.
6. 서정석, 2002, 『백제의 성곽』,학연문화사
7. 『江都志』 城郭.
8. 『輿地圖書』 江都府誌, 城池.
9. 『高麗史』卷24, 世家24, 高宗 46년 4월.
10. 산성 내에서 발견된 백제 패총은 축조 시기가 삼국시대까지 올라갈 가능성을 시사한다.(인천시립박물관, 2004, 『교동 대룡리유
적-시굴 및 지표조사 보고서』 )
11. 『世宗實錄』 地理志 京畿 富平都護府 喬桐縣.
12. 육군박물관, 앞의 책.
13.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화개산성의 길이가 3,534척, 즉 약 1,200m로 기록되어 있다.
14. 『肅宗實錄』 肅宗 3년 2월 1일 戊申.
15. 육군박물관, 앞의 책.
16. 서영일, 2005, 「한성 백제시대 산성과 지방통치」, 『문화사학』24호, 11∼16쪽.
17. 백종오, 2007, 「인천연안의 고대성곽에 대하여」, 『인천연안의 고고학』, 서울경기고고학회․인천시립박물관, 79쪽.
18. 고대 성곽은 둘레를 기준으로 300m 이하는 보루, 600m 이하는 소형, 600∼800m는 중형, 800∼1,200m는 대형, 그 이상은 초대
형으로 분류된다.(서정석, 앞의 책)
19. 『高麗史節要』卷16, 高宗 19년 7월.
20. 김창현, 2005, 「고려시대 강화의 궁궐과 관부」, 『국사관논총』106, 248쪽.『고려사』와 조선 전기 지리지에 고려의 궁궐터가 ‘府東
十里’에 있다고 전하는데 이는 당시 강화의 치소가 서쪽 어딘가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치소가 언제 이동되었는지는 분명치
않은데, 천도 직후 또는 이후에 이전되었다가 15세기 이후 다시 환원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치소가 이전한 장소는 강화읍 서
쪽의 고려산 남쪽 고천리 일대가 유력하다.(윤용혁, 2002, 「고려시대 강도의 개발과 도시정비」, 『역사와 역사교육』 7, 16쪽)
21. 『東國李相國集』卷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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