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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뜨거워봤던 사람만이 쿨할 수 있다

경영경제 분야 『쿨하게 생존하라』 리뷰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경기천년을 기념하여 ‘새로운 경기’로 나아가기 위해 도민의 생각의 틀을 확장하고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별 우수 도서 100선을 선정하였습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추천과 심의로 경영경제, 과학, 문학, 문화, 사회, 아동, 인문의 7개 분야에서 200선이 엄선되었고, 10대부터 50대 이상의 경기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최종 100선이 선정되었습니다. 선정된 책들은 도민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것들로, 읽을거리를 찾는 도민에게 실질적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최종 선정된 경기그레이트북스 100선은 경기문화재단 홈페이지(www.ggcf.kr), 경기천년 홈페이지(ggma.ggcf.kr) 및 경기문화콘텐츠플랫폼 GGC(ggc.ggcf.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쿨하게 생존하라』

김호 지음, 모멘텀, 2014








뜨거워봤던 사람만이 쿨할 수 있다


김세나 - 콘텐츠큐레이터



  

“무슨 일 하세요?” “네, 저는 OO 회사 다녀요.” 처음 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서로 하는 일에 관해 묻곤 하는데, 가끔 의아할 때가 있다. 본인의 직장이 자기가 하는 일을 대표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직장과 직업을 혼동하는 이들은 직장을 잃는 순간 자기 일이 사라져버렸다 여기고 낙담한다. 그러나 100세 시대, 대단한 능력자도 은퇴하고 난 이후의 삶이 반세기나 펼쳐진다. 게다가 소위 말하는 성공에 다다르는 이들은 극소수이지 않은가.


인생의 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아무리 잘나가는 사람도 미끄러지고 엎어지고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쉬어가야 할 때도 온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위기가 찾아왔을 때 슬럼프에 빠져 잘나가던 때만 되새김질하며 자신의 현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런 상황을 좀 더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 바로 『쿨하게 생존하라』이다. 현재 자기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일한다는 소리 좀 듣고, 더 나아가 자기 커리어를 진단해서 삶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라 할 수 있다.


저자 김호는 기업의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책과 대비책을 컨설팅하는 위기관리 전문가로 활동하다가 개인에게도 서바이벌 키트(극한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 꼭 필요한 도구)가 필요함을 깨닫는다. 그리고 말한다. 인생의 위기가 찾아왔을 때 서바이벌 키트만 있다면 쿨하게 생존할 수 있다고. 그가 미리 준비하길 권하는 인생 서바이벌 키트는 ‘직업’ ‘경험’ ‘관계’ ‘배드 뉴스’ ‘역사’ ‘균형’, 이렇게 6개 분야에 걸쳐 있다.


이 서바이벌 키트 전략에 따르면, 직장 다닌다고 직업 생기지 않으니 우리는 지속적으로 무엇이 재미를, 그리고 돈을 만들어 내는지 고민해야 한다. 자신에게 중요하고, 또 좋아하고,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더 나아가 이들을 활용하여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는지를 찾아야 한다. ‘행운(재미와 돈 모두를 만들어내는 영역)’ ‘취미와 보람(재미는 있지만 돈을 잘 만들지 못하는 영역)’ ‘생계(재미는 없지만 돈은 잘 만들어내는 영역)’ ‘불운(재미와 돈 모두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영역)’을 구분해서 말이다.


또 그는 ‘할 수 있다’를 ‘했다’로 만드는 사람만이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구나 길은 알지만 소수만이 그 길을 걷는다. 성취와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알기’가 아니라 ‘하기’이기 때문이다. ‘누가 그걸 모르나. 그래서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찬찬히 책을 읽어보자. 이 책이 여타 자기계발서들과 다른 점이 그것이다. 저자는 단순히 조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할 수 있다’를 ‘했다’로 바꾸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직장을 다니다가 직업을 만들었다고 나름대로 자부하는 나로서 가장 공감되었던 이야기는 행복을 위해서는 친구가, 성공을 위해서는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옛말이 있는데, 그 말은 틀렸다. 사람이 연민을 가지기는 쉬워도 질투를 버리기는 어렵다고 하지 않던가. 내가 정말 잘되었을 때 시기하지 않고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사람이 진짜 친구이다. 어려울 때는 친구보다 ‘아는 사람’이 더 필요하다. 마크 그라노베터가 쓴 논문 「약한 연대의 강력한 힘」을 보면 새로운 직장을 구한 사람들에게 일자리 정보를 준 사람은 친구가 아닌 그냥 아는 사람이었다. 자주 보진 않지만, 대단한 우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연민을 가지고 나를 응원해주는 ‘그냥 아는 사람’이 나에게 도움되는 정보를 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렇게나 중요한 ‘아는 사람’을 어떻게 만들까. 저자는 이를 “운을 높이는 가장 과학적이고 강력한 방법”이라고 표현했다.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 즉 약한 연대에 있는 사람들을 평소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돕는 것입니다. (중략) 따뜻한 말 한마디, 고민을 들어주는 시간, 상대방의 장점을 공개적으로 칭찬해주는 것, 내 전문성을 발휘한 조언 한마디, 상대방에 대한 관심…. 이런 것들이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큰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책에는 인생의 나쁜 뉴스를 관리하는 방법, 미래를 돌아보고 과거를 계획하는 방법, 적당히 몰입하고(Go) 놀고(Play) 멈춰 서서 여유를 가지면서(Stop) 삶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 제대로 된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세우는 방법 등 그야말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전략들이 가득하다. 그러나 그의 말을 자칫 ‘생존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노력하라’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오늘날 청년들은 ‘대충 살자’에 열광한다. 무의미한 것에서 의미를 찾는 이들을 일컬어 ‘무민(無meen)세대’라 부른다. 이들은 “걷기 귀찮아서 미끄러져 내려가는 북극곰처럼” “양말 색깔만 같으면 상관없는(짝짝이로 신는) 김동완처럼” 사는 삶을 지향한다. 누군가는 무민세대를 무언가를 성취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고 노력도 하지 않는 한심한 이들로 볼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대충 사는 사람들은 ‘대충 살아야겠다’라고 다짐하지 않는다. 이들은 단 한 번도 대충 산 적 없는 이들이기에, ‘대충 살자’라고 감히 외치며 각박한 현실을 최선을 다해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재미를 추구하며 인생의 또 다른 의미를 만들어가는 세대인 것이다.


『쿨하게 생존하라』가 전하는 메시지도 마찬가지다. 저자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레시피는 균형이다. 균형을 찾는다는 건 그가 즐겨 한다는 “간장 국수를 해 먹고, 밀크 팬에 우유를 데워 커피와 섞어 마시는” 것처럼, 비생산적이지만 작은 기쁨을 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쿨하게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렇듯 일과 삶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 삶의 결정적인 오답을 피할 수 있는 ‘서바이벌 키트’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그가 말한 ‘생존’은 살아남기 위함이 아니라 살아가기 위함이므로. 그래서 그는 “희귀한 성공을 추구하며 위기에 빠지기보다는 직장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자신만의 직업과 스스로 일군 행복을 통해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가는 생존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 뜨겁게 사는 사람이야말로 오늘날 쿨하게 생존할 수 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쿨하게 사과하라』

김호· 정재승 지음, 어크로스, 2011


『나는 이제 싫다고 말하기로 했다』

김호 지음, 위즈덤하우스, 2018


『프레임』

최인철 지음, 21세기북스, 2016






김세나 - 콘텐츠큐레이터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출판전문지 〈기획회의〉 편집자로 일했다. 2016년에는 ‘온 국민 우리말 바로 쓰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금은 맞고 그땐 틀리다」 방송을 진행했으며, 2017년에는 지역서점 ‘세렌북피티’를 설립하고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는 출판프리랜서들을 위한 플랫폼 ‘퍼블리랜서’를 만들고 있다. 

information

  • 주최/ 경기도

    주관/ 경기문화재단

    선정위원/ 한기호 위원장(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김종락(대안연구공동체 대표), 장은수(편집문화실험실 대표), 강양구(코리아메디케어 콘텐츠본부장), 김세나(콘텐츠큐레이터)

    진행/ 김세나(콘텐츠큐레이터), 윤가혜(경기문화재단), 김민경(경기문화재단)

    문의/ 문화사업팀 031-231-0849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자기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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