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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씨플랫폼 운영 가이드
지지씨는 회원 여러분의 게시물이 모두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해 줄 거라 믿습니다. 경기문화재단은 여러분이 작성한 게시물을 소중히 다룰 것입니다.
제1조(목적)
본 가이드는 재단법인 경기문화재단의 ‘온라인 아카이브 플랫폼 지지씨(www.ggc.ggcf.kr. 이하 ‘지지씨’)’의 기관회원(이하 ‘회원’)의 정의 및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회원의 생산자료에 관한 기록 저장과 활용에 관한 내용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제2조(정의)
본 가이드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지지씨’는 경기도 소재 문화예술기관의 생산자료 등록과 확산을 위해 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온라인 아카이브 플랫폼입니다.
② ‘회원’이란 소정의 가입 승인 절차를 거쳐 지지씨 글쓰기 계정(ID)을 부여받고, 지지씨에 자료 등록 권한을 부여받은 경기도 소재 문화예술기관 및 유관기관을 의미합니다.
‘생산자료(=콘텐츠)’란 ‘회원’이 지지씨 플랫폼 상에 게재한 부호, 문자, 음성, 음향, 그림, 사진, 동영상, 링크 등으로 구성된 각종 콘텐츠 자체 또는 파일을 말합니다.
제3조(가이드의 게시와 개정)
① 경기문화재단은 본 가이드의 내용을 ‘회원’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지지씨 플랫폼의 기관회원 등록 안내 페이지에 게시하여, 자유롭게 내려받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합니다.
② 본 가이드는 경기문화재단의 온라인 플랫폼 운영 정책 및 저작권 등 관련 법규에 따라 개정될 수 있으며, 가이드를 개정, 적용하고자 할 때는 30일 이전에 약관 개정 내용, 사유 등을 '회원'에 전자우편으로 발송, 공지합니다. 단, 법령의 개정 등으로 긴급하게 가이드를 변경할 경우, 효력 발생일 직전에 동일한 방법으로 알려 드립니다.
1. 본 가이드의 개정과 관련하여 이의가 있는 ‘회원’은 탈퇴할 수 있습니다.
2. 경기문화재단의 고지가 있고 난 뒤 효력 발생일까지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을 경우, 개정된 가이드를 승인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제4조(회원자격 및 가입)
① ‘지지씨’의 ‘회원’은 경기도 소재 문화예술기관과 유관기관으로 합니다. ‘회원’은 글쓰기 계정을 부여받은 후 지지씨에 생산자료를 등록하거나, 게시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② ‘지지씨’의 가입 신청은 지지씨 누리집에서 가능합니다. 회원가입을 원하는 기관은 계정 신청서를 작성, 가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1. 회원가입을 원하는 기관은 지지씨에서 내려받기 한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지지씨 계정 신청서’를 지지씨 공식 전자메일(ggc@ggcf.kr)로 제출, 승인 요청을 합니다.
2. 한 기관에 발급되는 계정은 부서별/사업별로 복수 발급이 가능합니다. 단, 사용자 편의 등을위해 기관 계정 관리자 1인이 복수 계정의 발급을 신청한 경우, 승인 불가합니다.
3. ‘회원’ 계정은 신청인이 속한 기관명/부서명/사업명 등의 한글로 부여됩니다.
4. ‘회원’은 계정 발급 후 최초 로그인 시 비밀번호를 변경합니다.
5. 계정의 비밀번호는 가입 승인된 계정과 일치되는 ‘회원’임을 확인하고, 비밀 보호 등을 위해 ‘회원’이 정한 문자 또는 숫자의 조합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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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조(회원 정보의 변경)
① ‘회원’은 언제든지 가입정보의 수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기관명, 부서명 등의 변경에 따른 계정 변경도 가능합니다. 단, 계정 변경시에는 계정(신청/변경)신청서를 다시 작성, 제출해야 합니다.
② ‘회원’은 계정 신청 시 기재한 사항이 변경되었을 경우 전자우편 등 기타 방법으로 재단에 대하여 그 변경사항을 알려야 합니다.
③ 제2항의 변경사항을 알리지 않아 발생한 불이익에 대하여 재단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제6조(회원 탈퇴 및 정지‧상실)
① ‘회원’은 지지씨 공식 전자메일, 전화 및 경기문화재단이 정하는 방법으로 탈퇴를 요청할 수 있으며 경기문화재단은 ‘회원’의 요청에 따라 조속히 탈퇴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수행합니다.
② ‘회원’이 탈퇴할 경우, 해당 ‘회원’의 계정 및 가입 시 작성, 제출한 개인정보는 삭제되지만, 탈퇴 이후에도 등록자료는 ‘지지씨’에서 검색, 서비스됩니다.
③ ‘회원’ 탈퇴 후에도 재가입이 가능하며, 탈퇴 전과 동일한 아이디를 부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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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조(회원의 아이디 및 비밀번호의 관리에 대한 의무)
① ‘회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에 관한 관리책임은 ‘회원’에게 있으며,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습니다.
② ‘회원’은 아이디 및 비밀번호가 도용되거나 제3자가 사용하고 있음을 인지한 경우, 이를 즉시 경기문화재단에 알리고 재단의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③ 본조 제2항의 상황에 해당하는 ‘회원’이 경기문화재단에 그 사실을 알리지 않거나, 알린 경우라도 경기문화재단의 안내에 따르지 않아 발생한 불이익에 대하여 경기문화재단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제9조(회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의무)
① 경기문화재단은 지지씨 계정 신청시 수집하는 개인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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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약관은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승인을 얻은 날부터 시행됩니다.
대분류 | 외부기관 | 경기문화재단 |
---|---|---|
중분류 | 뮤지엄(박물관,미술관)/협회/문화예술공공기관/시군청 담당부서 등 | 본부/기관 |
아이디 | 사업부서명/사업명 | 사업부서명/사업명 |
글쓴이 노출 | 아이디와 동일(한글) | 아이디와 동일(한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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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입주작가 소개 : 정지현
경기창작센터
경기창작센터 입주작가에 대한 더욱 풍성한 정보는 경기창작센터(http://gcc.ggcf.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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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입주작가 : 정지현
< Demolition Site >, < Reconstruction Site > 작업과정|정지현|2013~2015|영상기록
[작가노트]
나는 한국의 1988 서울 올림픽 때 만들어진 주경기장 근처의 대단지 아파트에서 태어났다. 전후에 파괴된 서울은 올림픽 이후로 급격한 경제성장을 했고 올림픽 당시에 지어진 저층의 아파트 단지들은 모두 사라지고 고층 빌딩으로 바뀌었다. 어린 시절 태어나서 살던 동네가 개발로 사라지는 경험은 사진 작업의 중요한 동기가 되었다. 이처럼 현재의 도시는 사람의 삶을 영위하는 터전으로서의 장소성을 잃어버리고 경제 개발 계획에 근거한 이익을 추구하는 기능적인 도시공간으로 빠르게 지어지고 쉽게 사라진다.
나는 새롭게 건설되는 신도시의 건설현장이나 사라지는 구도시의 철거 현장에 들어간다.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 변화하는 건축 현장에서 철거나 건축 상황에 직접적인 개입 행위를 한다. 건물들로 완성 되어가는 건설자재를 공사 현장에 재구성하거나 건물에 빨간색 페인트로 표시를 하고 그 표시가 철거되어 잔해로 사라지는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한다.
[작품설명]
공동체의 공간 일체가 소멸 위기에 처했다. 도시는 경제적 정치적 지표로 이용될 뿐 그 본질인 삶을 영위하는 터전으로서의 장소성을 잃어버렸다. 인간은 얇은 철제 펜스로 삶의 터전이었던 공간을 가려놓고, 화려한 개발계획에 근거한 이익을 담보하는 기능적인 도시공간으로 바꿔나간다. 나는 도시의 재개발 현장이나 신도시 건설 현장 같은, 얇은 철제 펜스로 가려져 그 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공간 속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 속에서 도시가 변화하는 장면들을 찾고 직접적으로 개입하며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철거현장 ( Demolition Site ) >
Demolition Site 01 Inside|정지현|2013|Pigment print|120x160cm
Demolition Site 01 Outside|정지현|2013|Pigment print|120x160cm
Demolition Site 11 Outside|정지현|2013|Pigment print|120x160cm
Demolition Site 05 Outside|정지현|2013|Pigment print|120x160cm
철거 예정인 건물에 잠입하여 내부를 빨간색으로 칠한 뒤 촬영하고, 실제 철거가 이루어진 다음에 다시 들어가 빨간 페인트의 흔적을 찾았다. 건물이 철거되면서 점점 작은 덩어리로 쪼개지는 빨간 흔적들을 기록하며 결국 한 점의 콘크리트가 되어 사라지는 빨간 방의 운명을 추적했다. 개인의 공간인 빨간 방은 재개발이라는 체제 앞에서 무기력하게 사라진다. 나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사는 도시가 어떤 공간인지, 공동체 공간으로서의 도시가 어떻게 사라져 가는지 보여 줌으로써 맹목적으로 달려가는 도시화에 문제를 제기한다. 스펙터클한 철거 현장에서 개인 삶의 흔적이 존재하는 빨간 방을 찾는 과정은 도시를 삶의 공간으로 회복하고 재인식하는 작업이다. 지금은 완전히 사라진 인천 가정동 루원시티와 안양 덕천마을 철거 현장에서 작업했다.
< 재건축현장 ( Reconstruction Site ) >
Reconstruction Site 1|정지현|2015|pigment print|140x180cm
Reconstruction Site 2|정지현|2015|pigment print|140x180cm
Reconstruction Site 3|정지현|2015|pigment print|140x180cm
Reconstruction Site 10|정지현|2015|pigment print|140x180cm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철거예정인 아파트의 한층 전체 내부를 빨간색 페인트로 칠하고 철거로 인하여 외부로 드러나는 빨간 벽과 주변환경의 변화를 기록하였다. 아파트라는 공동주거공간은 각 세대가 개별의 공간으로 존재하다 철거를 앞두고 재건축 조합의 동의 하에 공동의 재산, 하나의 건물이 된다. 개개인 집을 구분하던 빨간 벽들이 연결되어 하나의 빨간 선으로 드러나는 장면은 개인의 삶을 살던 주민들이 경제적 이익 실현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하나가 되는 현상을 시각적으로 은유 한다.
<공사현장 ( Construction Site ) >
Construction Site 01|정지현|2012|Pigment print|125x155cm
Construction Site 20|정지현|2012|Pigment print|125x155cm
공사 현장은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와 삶의 터전을 짓는 창조 행위가 충돌하는 공간이다. 아파트 단지가 완공되기 전까지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며 빠르게 도시화가 이루어지는 기능적 공간이다. 나는 공사 현장의 이러한 속성과는 반대되는 지점을 공사 현장 내부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능성을 위해 존재하는 사물들의 질서에 개입하거나 정적인 측면을 발견하는 방법을 통해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공사 현장을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공간으로 표현해 보았다.
[비평] 존재하지 않는 공동체에 대하여 (이사빈, 국립현대미술관)
사라져 가는 존재들에 애착을 느끼는 것은 사진가의 본능적 감수성이다. 그 사라져 가는 존재가 사회상의 중요한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면 여기에는 역사기록적 당위성까지 더해진다. 폐허의 장면은 그 자체로 스펙터클의 미학, 파괴와 상실의 내러티브, 죽음과 허무의 감성을 모두 함축하는 매혹적인 소재이다. 그러니 재개발, 재건축 현장은 한국의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진가가 한번쯤 다루지 않을 수 없는 매력적인 주제인 것이다.
1983년생인 정지현은 재건축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예술에도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음을 보여주는 작가들 중 한 명이다. 소위 아파트 키드라고 분류되는 이 세대의 작가들은 아파트라는 공동주거 형태, 그리고 도시라는 시스템을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환경으로 인식하며 성장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다양한 경제적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삶의 양식으로 공존했던 골목의 시대를 경험한 6-70년대 생들과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따라서 근대화/도시화 과정 자체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근저에 깔고 계급 문제에 대한 고발의 메시지나 개별성, 고유성에 대한 향수의 정서를 동반하는 기존의 작업과는 사뭇 다른 양상들이 나타난다. 이 새로운 세대에게 유년시절의 무대는 골목이 아니라 단지였으며, 단지라는 새로운 거주 단위의 가장 큰 특징은 안전성이다. 경제적으로 비슷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살기 때문에 보장되는 안전성. 따라서 그 안정성이 위협을 받거나 파괴되는 순간, 그들은 두 발이 디디고 서 있던 땅, 이전에는 그 존재를 의식조차 하지 못했던 땅이 흔들리는 듯한 충격을 경험하며 이를 바탕으로 어떤 예술적 세계관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정지현의 작업이 전개되는 과정을 짚어나가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잠실 주공 아파트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중학교 때 혼자 지하철을 타면서부터 단지라는 안전지대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가 고등학교 시절에 제작한 습작은 이중촬영기법으로 서울 시내의 전통 건축물과 현대적 건축물을 겹쳐서 한 화면에 담은 연작이다. 이 연작에 대해 작가는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도시 속에 여러 시간이 공존하는 것처럼 느꼈던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말로 표현되지만, 그가 아마도 타고 다녔을 지하철 2호선의 노선도를 떠올려 보면, 그래서 강남, 잠실, 성수, 강변 등의 역명을 열거해 보면, 이는 곧 자본이 투입되는 순서를 의미하는 시간임을 알 수 있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자본이 있는 곳에는 현재의 시간이, 자본이 없는 곳에는 과거의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자본이 없는 것보다는 자본이 있는 것이, 과거보다는 현재를 살 수 있는 것이 언제나 옳다. 이 믿음에 대해 회의를 품거나, 나아가 계급문제에 대한 성찰로 연결시키는 것은 그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재건축을 소재로 한 예술에서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 개인과 고유성과 개별적 기억에 대한 오마주가 사라진 자리에서 어떤 유의미한 메시지를 찾는 것은 가능한, 혹은 (굳이) 필요한 일인가?
정지현이 본격적으로 아파트와 관련된 작업을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이다. 잠실 재건축으로 견고해 보이던 세계가 순식간에 소멸하는 과정을 목격한 충격은 자연스럽게 아파트라는 건축물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회현동, 아현동 등 서울 시내 곳곳을 다니며 촬영한 <아파트Apartment>(2005-2006)시리즈는 현재는 사라지고 없는 건축물들, 그 당시에도 곧 철거될 위기에 놓여 있었던 낡은 아파트들을 마치 죽기 전 영정사진처럼 기념비적 정면상으로 기록한 작업이다.
판교, 김포 등 제 2기 신도시가 건설되는 2000년대 후반부터 정지현은 본격적으로 신도시 아파트의 건설현장을 촬영하기 시작한다. <공사현장Construction Site> 연작(2008-2012)에서 도시라는 주제를 다루는 작가의 작업태도는 한 층 구체화된다. 작가는 이 작업에 대해 야생에서 도시가 탄생하는 순간을 다뤄보고 싶었다고 말하지만, 사진은 외부의 건축 현장보다는 곧 주거 공간으로 변모하기 직전의 상태인 아파트 내부 공간에 집중하고 있다. 콘크리트 벽체들과 추상적 형태의 건축 구조물로 가득한, 그러나 아직은 구체적으로 그 용도를 파악할 수 없는 모호한 공간을 따뜻하고 부드러운 자연광이 감싸고 있다. 작가가 공사가 진행되지 않는 주말 낮 시간을 골라 홀로 건물의 내부를 탐색한 시간들의 고요한 적막감이 화면에 그대로 드러난다. 용도를 알 수 없는 건축 자재들이 다소 부자연스러운 위치에 배치되어 있어 그 공간의 질서에 작가가 잠시 개입했음을 암시한다. 세계의 붕괴를 목격함으로써 얻게 된 불안정성에 대한 인식은 그 세계의 토대를 이루는 구조에 대한 탐색과 이해의 과정으로 한 걸음 나아간다.
이렇게 작가가 집이라는 공간의 물리적 실체를 면면히 탐색하고 파악해 나가는 과정은 우리가 아프기 전까지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자신의 몸 속을 처음으로 내시경을 통해 들여다보는 경험을 연상시킨다. 이런 저런 내장의 위치나 기능을 새삼 확인하면서 지금껏 그것의 생김새나 구조에 대해서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잘도 살아왔다고 느끼는 그런 경험 말이다. 이 작업을 하면서 작가는 그 어떤 외장 재료도 덧입혀지기 전, 즉 콘크리트 상태가 전부인 짧은 기간을 공략했는데, 이는 다른 부가적인 요소들을 모두 배제하고 뼈대만을 통해 이 세계의 구조를 이해해 보고 싶다는 의지와 관련된다. 현장에 있던 건축 자재를 본래의 맥락과 용도로부터 살짝 빗겨가는 방식으로 배치함으로써 그는 이 새로운 발견을 기념하고 기록한다.
반면, 이 시리즈의 직후에 시작되었지만, 재건축이라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그 전 단계에 속하는 <철거 현장Demolition Site>(2013)에서는 전혀 다른 감성이 화면을 지배한다. 이 작업은 작가가 철거 중인 건물에 직접 들어가 임의로 선택한 내부 공간을 붉은색 페인트로 칠한 후, 다시 밖으로 나와 철거 진행과정을 지켜보다가 붉은 색의 내부가 일시적으로 드러나는 순간들을 촬영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재건축이라는 주제, 건물의 내부 구조에 대한 관심, 그리고 그 구조를 드러내기 위한 작가의 개입까지 개념적으로는 <공사현장>과 크게 다를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연작은 훨씬 더 극적이고 강렬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생성보다는 소멸의 이야기가 언제나 더 자극적인 법이며 피와 살을 연상시키는 붉은 색의 상징성도 여기에 가세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작가의 개입이 훨씬 더 적극적인 이유에서 실행되었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그는 우리의 눈 앞에 한 장의 사진으로 제시된 폐허가 어떤 재난 영화에나 나올 법한 비현실적 풍경이 아니라 우리가 얼마 전까지도 살아오던 구체적인 공간이라는 사실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러한 자신의 발견을 개념적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이해를 넘어서 공감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이 시리즈에는 엿보인다. <건설현장>에서는 소극적이었던 ‘개입’이 여기에서는 ‘발언’의 성격을 띠기 시작한다.
한편 2015년에 시작된 시리즈 <재건축 현장Reconstruction Site>은 작가의 관심사가 확장되는 방향을 좀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시리즈는 개포 주공아파트의 재건축 현장을 다룬다. 여기에도 붉은 색 페인트를 칠하는 개입이 이루어지지만 이번에는 개별적인 하나의 주거 공간이 아니라 ‘동’이라는 단위로 불리는 아파트 한 채가 기본 단위가 된다. 예컨대 208동이라는 선명한 숫자가 측면 외벽에 보이는 5층짜리 아파트 한 채가 등장하는 사진을 보면, 작가가 2층에 위치한 모든 세대의 내부 공간에 붉은 색을 칠했음을 알 수 있다. 철거 과정에서 각 세대를 구분 짓던 벽들이 허물어지면 분리되어 있던 빨간 면들이 서로 연결되어 긴 띠가 되었다가, 한 쪽에서부터 건물이 붕괴됨에 따라 점점 짧아지고 결국 소멸하는 것이다. 이 빨간 면들의 확장과 결합, 소멸의 과정이 흥미로운 것은 그것이 재건축이라는 복잡다단한 사회 현상 속에서 우리의 삶에 대한 일말의 진실이 드러나는 찰나의 순간을 지시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아파트라는 공간은 묘하다. 동일한 크기와 구조를 지닌 하나의 건물로 탄생하지만, 여기에 사람이 입주하는 순간 각 세대의 개별성이 최대한 존중되고 강조된다. (서로 완전히 다른 형태의 집들이 공존했던 골목길 시절에 오히려 이웃끼리 더 가깝게 지냈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기이한 일이다.) 하나의 건물로 탄생한 아파트는 수십 개의 개별적인 집으로 분할된 채 수십 년을 존재하다가 그 수명을 다해 재건축을 논의하는 단계에 들어서면 다시 하나의 건물이 되는 것이다. 빨간 면들이 연결되어 빨간 띠가 되는 순간은 각자의 삶을 살던 주민들이 경제적 이익 실현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재건축 조합이라는 이름의 공동체로 하나가 되는 순간에 대한 작가의 메타포인 것이다.
재건축을 소재로 한 예술에서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 개인과 고유성과 개별적 기억에 대한 오마주가 사라진 자리에서 단순한 현상의 재현을 넘어서는 어떤 유의미한 메시지를 찾는 것은 가능한, 혹은 필요한 일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여전히 모르겠다. 다만 불현듯, 어쩌면 정지현은 무심해 보이는 표면 아래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매우 냉소적인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찾는 진정한 공동체는 정작 삶이 영위되는 순간이 아니라 그 직전과 직후에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즉 과거에 대한 향수와 미래에 대한 꿈 속에서만 가능하며, 따라서 비판과 성찰의 대상이 될 만한 현재, 현실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작가 약력
정지현(Jihyun Jung) 학력 2017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예술학과 박사 재학 2016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사진학과 석사 2010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 학사 개인전 2018 CONSTRUCT, KT&G 상상마당, 서울 2016 Reconstruction Site, 스페이스 오뉴월, 서울 2014 Demolition Site, KT&G 상상마당, 서울 2013 ConstructionSite,송은아트큐브, 서울 단체전 2018 하늘땅 사람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16 천리의 강물처럼,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 2015 Intro,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14 Site & Place, 두산 갤러리, 뉴욕, 미국 수상 및 레지던시 2018 경기창작센터 입주작가 2015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입주작가 2014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 입주작가, 인천 2014 대구사진비엔날레 포트폴리오리뷰 우수포트폴리오 선정, 대구 2014 중앙미술대전 작가선정, 중앙일보 2013 KT&G 상상마당 한국사진가 지원 프로그램 올해의 최종 작가, KT&G 상상마당, 서울 2013 사진비평상 수상, 포토스페이스, 서울 2013 아르코 작가워크숍, 아르코미술관, 서울 입주기간 중 활동사항 개인전 2018 CONSTRUCT, KT&G 상상마당, 서울 단체전 2018 우이신설 예술 페스티벌: 북한산우이역, 서울특별시미술관협의회, 서울 2018 Spacing Being Timing,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서울 2018 하늘땅 사람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서울 2018 The show must go on, 주한폴란드 한국문화원, 폴란드 2018 Unoffcial Discourser, 경기창작센터, 안산 2018 투명함을 닫는 일과 어두움을 여는 일, 얼반콘크리트, 서울 수상 및 레지던시 2018 Mast Foundation for Photography Grant: Nominated Artist, 볼로냐, 이탈리아 2018 서울문화재단 예술작품지원 개인전 지원 기금 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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