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스페셜호 | 경험하지 못하는 경험

온라인 고민공유 집담회 - 고민빨래방

우리의 감각기관 끝에 스마트폰이 더해진 지 십년이 지났다.

그리고 이제 우리 호흡기 끝에 마스크가 더해졌다.

스마트폰으로 보고, 마스크로 숨 쉰다.



우리의 경험이 끝없이 확장될 것 만 같던 순간

‘경험하지 못하는 경험’이 시작되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어떤 옷을 입고 어디서 잠드는지 끊임없이 지켜보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 나누지 못하고,

맞대고도 마스크 넘어 속 표정을 읽을 수 없다.



비언어적 요소들이 마음을 나누는데 얼마나 중요했는지,

말없이 모이는 마음들이 어떻게 함께하는 생각의 열기를 더해갔는지,

Zoom에서 텐션을 유지하기 위해 발버둥 치며 깨닫는다.



과거의 미디어는 현실에 존재하는 경험을 미디어에서 재현했다.

현재의 미디어는 존재하지 않는 경험을 미디어에 만들어 현실에 재현한다.

현실 경험을 미디어에서 다시 경험하는 사람들과

미디어 경험을 현실에서 다시 경험하는 사람들로 세대가 나뉘었다.



게임에서 보스몹 함께 잡을 동료를 구하듯 온라인으로 만나 소개 없이 함께 뛰고

그냥 헤어지는 런닝크루에 점점 많은 청년들이 참여한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책을 보고 토론 없이 헤어지고,

같은 요리를 각자 공간에서 만들어 먹고 서로를 그냥 지켜본다.

압박감과 소속감 사이에서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선다.



코로나19가 강제한 비대면의 답답함은 모두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얼굴을 보고 만나서 이야기해야 쌓이는 관계는

강의가 끝나고도 뒤풀이를 하며 호형호제 하는 사이가 되어야 생기는 이해는

모두가 동의할 때까지 감정 섞어 논쟁해야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은

정말 중요했던 것일까? 혹은 정말 존재했던 것일까?


지금이 한 세대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대면의 방식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는 아닐까?

지금 이 순간 가능한 문화의, 예술의, 교육의 새로운 대면 방식은 무엇일까?




※ 다양한 형태의 비대면 소통을 경험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 중에서도 고민빨래방은 가장 긴 시간의, 대규모의, 밀도 높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소감을 아무리 정리하려 해도, 정리가 되긴 커녕 질문만 더해집니다. 하여 질문으로 소감을 대신합니다.  






세부정보

  • 웹진 '지지봄봄'/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2012년부터 발 행하고 있습니다. ‘지지봄봄’은 경기도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까이 바라보며 찌릿찌릿 세상을 향해 부르는 노래입니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이라면 어디든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다양한 삶과 배움의 이야기와 그 안에 감춰진 의미를 문화, 예술, 교육, 생태, 사회, 마을을 횡단하면서 드러내고 축복하고 지지하며 공유하는 문화예술교육 비평 웹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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