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씨 회원 가입 안내
경기도내에 위치한 국·공·사립 문화예술기관,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등 기관 회원부터 경기도 예술인 및 개인 회원까지 도내의 문화예술 소식과 정보를 발행해주실 수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지지씨 회원은 경기도 문화예술 콘텐츠를 지지씨플랫폼에 직접 올려 도민들과 더욱 가까이 소통할 수 있습니다.
기관에서 발행하는 소식지, 사업별 보도자료, 발간도서 등 온라인 게재가 가능하다면 그 어떠한 콘텐츠도 가능합니다.
지지씨를 통해 더 많은 도민에게 문화예술 사업과 콘텐츠를 홍보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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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씨플랫폼 운영 가이드
지지씨는 회원 여러분의 게시물이 모두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해 줄 거라 믿습니다. 경기문화재단은 여러분이 작성한 게시물을 소중히 다룰 것입니다.
제1조(목적)
본 가이드는 재단법인 경기문화재단의 ‘온라인 아카이브 플랫폼 지지씨(www.ggc.ggcf.kr. 이하 ‘지지씨’)’의 기관회원(이하 ‘회원’)의 정의 및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회원의 생산자료에 관한 기록 저장과 활용에 관한 내용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제2조(정의)
본 가이드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지지씨’는 경기도 소재 문화예술기관의 생산자료 등록과 확산을 위해 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온라인 아카이브 플랫폼입니다.
② ‘회원’이란 소정의 가입 승인 절차를 거쳐 지지씨 글쓰기 계정(ID)을 부여받고, 지지씨에 자료 등록 권한을 부여받은 경기도 소재 문화예술기관 및 유관기관을 의미합니다.
‘생산자료(=콘텐츠)’란 ‘회원’이 지지씨 플랫폼 상에 게재한 부호, 문자, 음성, 음향, 그림, 사진, 동영상, 링크 등으로 구성된 각종 콘텐츠 자체 또는 파일을 말합니다.
제3조(가이드의 게시와 개정)
① 경기문화재단은 본 가이드의 내용을 ‘회원’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지지씨 플랫폼의 기관회원 등록 안내 페이지에 게시하여, 자유롭게 내려받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합니다.
② 본 가이드는 경기문화재단의 온라인 플랫폼 운영 정책 및 저작권 등 관련 법규에 따라 개정될 수 있으며, 가이드를 개정, 적용하고자 할 때는 30일 이전에 약관 개정 내용, 사유 등을 '회원'에 전자우편으로 발송, 공지합니다. 단, 법령의 개정 등으로 긴급하게 가이드를 변경할 경우, 효력 발생일 직전에 동일한 방법으로 알려 드립니다.
1. 본 가이드의 개정과 관련하여 이의가 있는 ‘회원’은 탈퇴할 수 있습니다.
2. 경기문화재단의 고지가 있고 난 뒤 효력 발생일까지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을 경우, 개정된 가이드를 승인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제4조(회원자격 및 가입)
① ‘지지씨’의 ‘회원’은 경기도 소재 문화예술기관과 유관기관으로 합니다. ‘회원’은 글쓰기 계정을 부여받은 후 지지씨에 생산자료를 등록하거나, 게시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② ‘지지씨’의 가입 신청은 지지씨 누리집에서 가능합니다. 회원가입을 원하는 기관은 계정 신청서를 작성, 가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1. 회원가입을 원하는 기관은 지지씨에서 내려받기 한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지지씨 계정 신청서’를 지지씨 공식 전자메일(ggc@ggcf.kr)로 제출, 승인 요청을 합니다.
2. 한 기관에 발급되는 계정은 부서별/사업별로 복수 발급이 가능합니다. 단, 사용자 편의 등을위해 기관 계정 관리자 1인이 복수 계정의 발급을 신청한 경우, 승인 불가합니다.
3. ‘회원’ 계정은 신청인이 속한 기관명/부서명/사업명 등의 한글로 부여됩니다.
4. ‘회원’은 계정 발급 후 최초 로그인 시 비밀번호를 변경합니다.
5. 계정의 비밀번호는 가입 승인된 계정과 일치되는 ‘회원’임을 확인하고, 비밀 보호 등을 위해 ‘회원’이 정한 문자 또는 숫자의 조합을 의미합니다.
③ ‘지지씨’ 가입 신청 방법은 내부 방침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가입 신청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지지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④ 경기문화재단은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신청에 대하여 승인 불허 혹은 사후에 계정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1. 과거 회원자격 상실 회원. 단, 경기문화재단과 회원 재가입 사전 협의, 승인받은 경우는 예외로 함
2. 정보의 허위 기재, 저작권 등 관련 법률을 위반한 저작물 게시 등 제반 규정을 위반한 경우
⑤ ‘회원’은 회원자격 및 지지씨에서 제공하는 혜택 등을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할 수 없습니다.
⑥ ‘지지씨’는 계정과 생산자료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별표〕에 따라 ‘회원’을 구분합니다. 회원 구분에 따른 이용상의 차이는 없습니다.
제5조(회원 정보의 변경)
① ‘회원’은 언제든지 가입정보의 수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기관명, 부서명 등의 변경에 따른 계정 변경도 가능합니다. 단, 계정 변경시에는 계정(신청/변경)신청서를 다시 작성, 제출해야 합니다.
② ‘회원’은 계정 신청 시 기재한 사항이 변경되었을 경우 전자우편 등 기타 방법으로 재단에 대하여 그 변경사항을 알려야 합니다.
③ 제2항의 변경사항을 알리지 않아 발생한 불이익에 대하여 재단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제6조(회원 탈퇴 및 정지‧상실)
① ‘회원’은 지지씨 공식 전자메일, 전화 및 경기문화재단이 정하는 방법으로 탈퇴를 요청할 수 있으며 경기문화재단은 ‘회원’의 요청에 따라 조속히 탈퇴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수행합니다.
② ‘회원’이 탈퇴할 경우, 해당 ‘회원’의 계정 및 가입 시 작성, 제출한 개인정보는 삭제되지만, 탈퇴 이후에도 등록자료는 ‘지지씨’에서 검색, 서비스됩니다.
③ ‘회원’ 탈퇴 후에도 재가입이 가능하며, 탈퇴 전과 동일한 아이디를 부여합니다.
제7조(생산자료의 게시와 활용)
① ‘회원’은 글쓰기페이지(www,ggc.ggcf.kr/ggcplay/login)를 통해 계정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 ‘지지씨’에 접속합니다.
② ‘회원’은 ‘지지씨’ 에디터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해당 기관의 문화예술 관련 자료를 게시 및 수정, 삭제할 수 있습니다. 단, 사업의 일몰, 기간의 종료, 추진부서의 변경 등의 사유로 삭제는 불가합니다.
③ ‘회원’은 ‘지지씨’에 게시한 해당기관의 자료를 뉴스레터, SNS 등 온라인 매체로 확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단, 타기관의 자료를 사용하는 경우 사전 사용 협의 및 출처를 밝혀야 합니다.
④ ‘회원’의 게시물은 도민 문화향수 확산을 위해 출처를 밝히고 뉴스레터나 SNS 등의 채널에 가공 없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제8조(회원의 아이디 및 비밀번호의 관리에 대한 의무)
① ‘회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에 관한 관리책임은 ‘회원’에게 있으며,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습니다.
② ‘회원’은 아이디 및 비밀번호가 도용되거나 제3자가 사용하고 있음을 인지한 경우, 이를 즉시 경기문화재단에 알리고 재단의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③ 본조 제2항의 상황에 해당하는 ‘회원’이 경기문화재단에 그 사실을 알리지 않거나, 알린 경우라도 경기문화재단의 안내에 따르지 않아 발생한 불이익에 대하여 경기문화재단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제9조(회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의무)
① 경기문화재단은 지지씨 계정 신청시 수집하는 개인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계정 관리자 이름 2. 사무실 연락처 3. 담당자 전자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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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조(사용자 권리 보호)
① ‘회원’의 게시물이 저작권 등에 위배될 경우 경기문화재단은 사전 협의나 통보 없이 바로 삭제조치합니다. 이와 관련한 분쟁은 「저작권법」 및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등을 따릅니다.
② 경기문화재단은 ‘회원’의 게시물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이거나, 관련 법령을 위배하는 등지지씨의 운영 정책에 부합되지 않는 경우, ‘회원’과 협의 없이 삭제할 수 있습니다.
‘지지씨’의 게시물로 기관의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를 당하셨다면, 경기문화재단 지지씨멤버스의 고객상담(VOC)을 통해 민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정책 규정을 따라 처리될 것입니다.
본 약관은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승인을 얻은 날부터 시행됩니다.
대분류 | 외부기관 | 경기문화재단 |
---|---|---|
중분류 | 뮤지엄(박물관,미술관)/협회/문화예술공공기관/시군청 담당부서 등 | 본부/기관 |
아이디 | 사업부서명/사업명 | 사업부서명/사업명 |
글쓴이 노출 | 아이디와 동일(한글) | 아이디와 동일(한글) |
콘텐츠 등록/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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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쓰는사람
여름 양평, 끝과 시작은 같다
두물머리로 떠난 여행
모든 것은 연결되어 순환한다
사람들의 표정이 밝다. 놀이동산에서 우울한 어린이가 없듯 두물머리에서 외로운 어른은 없는 것 같다. 한여름 따가운 땡볕 아래서도, 신종 바이러스의 제약 속에서도 사람들은 만남을 갈구한다. 얼굴을 마주하고서야 스마트폰으로는 충족시키지 못했던 정을 나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한강을 이루듯 나와 당신도 만나야 우리 삶이 더 풍요롭다.
혼자 여행하는 즐거움이 있다. 또 고독이 위로가 될 때도 있다. 우리는 곧잘 개인의 시간을 예찬하지만 결국 소리 내어 웃는 때는 누군가와 함께할 때다. 두물머리는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아침에는 일출과 물안개를 보러, 점심에는 강바람 맞으러, 저녁에는 그윽한 조명 아래 산책을 하러 사람들이 모여든다.
연꽃 개화기인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는 두물머리의 성수기다. 해서 주변에는 연잎밥 정식을 파는 식당이 많다. 반죽에 연잎가루를 넣은 연핫도그는 두물머리의 간판이 된 지 오래다. 서너 곳의 핫도그집이 모여 있는데 그 중 원조집은 언제 가도 줄이 길다. 놀이동산에선 아이들이 솜사탕이나 츄러스를 들고 다니는데 두물머리에선 어른들이 죄다 핫도그를 들고 다닌다. 수변 산책로로 들어서면 커다란 느티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시골마을 입구에서 으레 만나는 어르신 당산나무다. 수령 400년이 넘은 아름드리 느티나무는 옛날부터 ‘도당할배’라 불렸다. 도당할배 곁엔 두 그루의 작은 느티나무가 자식처럼 서 있다.
사실 도당할배 옆에는 도당할매라 불리는 느티나무도 있었는데 팔당호가 만들어지면서 수몰되었다. 이후 홀로 남은 도당할배가 쓸쓸해 보였는지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새로 자랐고 오늘날 세 식구가 보기 좋게 어우러지게 되었다. 현재는 나무와 그 주변을 ‘소원쉼터’라 명명해 사람들의 휴식처로 거듭났다. 두물머리 일대에는 그늘이 많지 않다보니 나무 아래는 늘 사람들이 자리한다. 느티나무는 두물머리가 한때 마을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존재다. 그러나 완전히 공원화된 오늘날의 두물머리에서 옛 민가를 상상하긴 어렵다. 팔당호가 생기기 전까진 나루터 주변으로 40가구 정도가 모여 살았다. 나루터에는 두물머리마을과 광주 귀실마을을 잇는 배가 수시로 드나들었고 매일 수십 척의 배가 정박했다고 한다.
사실 나루터 옆에는 여울이 있어 물살 때문에 뗏목을 대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나 이 일대가 육로상 요충지였기에 배와 사람이 자주 오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두물머리는 남한강 최상류인 강원도 정선군과 충청북도 단양군, 그리고 물길의 종착지인 서울의 뚝섬과 마포나루를 이어주던 마지막 기착지였다. 또한 서울에서 경북 울진에 이르는 조선시대 10대로 중 3대로인 관동대로의 중요 길목이기도 했다. 그러나 1970년대 팔당댐 건설 후 육로가 신설되었고 이 일대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어로행위 및 선박건조를 할 수 없게 되면서 나루터의 기능은 완전히 상실했다. 팔당호가 생기고 수심 또한 높아졌기에 이제 여울은 없어지고 한때는 걸어도 들어갔던 소내땅은 섬이 되어 ‘소내도’로 불린다.
한때 뱃사람과 상인들이 들르던 주막과 마굿간의 일종인 마방馬房이 있던 나루터 자리에는 과거의 내력을 설명하는 안내판만 있을 뿐이다. 두물머리는 물론 이 근방의 마을마다 행해지던 도당굿은 사라졌고 땅보다 물이 익숙하던 뱃사람과 어부들 역시 사라졌다. 그리하여 폐허가 되었는가. 그렇지 않다. 한동안은 버려진 땅처럼 적요했던 시기가 있었지만 현재는 앞서 묘사한 바와 같이 활기가 넘친다. 두물머리 근방, 사람들이 덜 모이는 수변 마을에는 전원주택들이 들어섰고 또 들어서는 중이다. 끝인가 하면 시작이고 시작인가 하면 끝이 나는 순환 속에서 강물은 그저 유유히 흘러간다.
나루터에서 조금 더 걸으면 ‘두물경’이라는 표지석이 보인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을 시야 안에 아우를 수 있는 자리다. 그 풍경은 끝이기도 하고 시작이기도 하다. 두 강의 끝이며 한강의 시작이다. 해서 ‘한강’이라는 이름은 기가 막히다.
두물머리의 매력은 시작과 끝이 같은 지점에 있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데 있다.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끔 물길로 증명한다. 두려운 시작 끝에 보람이 있을 수 있고 가볍고 활기찬 시작 끝에 허무함이 있을 수 있다. 대개 시작을 끝이라고, 끝을 시작이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희비가 오간다. 기쁨이든 슬픔이든 한 감정에 몰입되면 삶은 곧잘 피폐해진다. 허나 한줄기로 섞이는 두 줄기를 보면서 시작과 끝이 다른 지점에 있지 않음을,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순환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앎이 잠시뿐이더라도 강을 바라보는 순간만큼은 삶의 큰 위안을 얻는다. 무한할 것 같은 슬픔도 영원할 것 같은 기쁨도 결국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는 것, 그리고 모두 다 머무름 없이 흘러간다는 것을 안다.
해서 두물머리는 양평 여행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고 도착점이 될 수도 있다. 두물머리에서 ‘물소리길’을 따라 남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도 좋고, 폐역이 된 구둔역부터 기찻길을 따라 두물머리까지 움직여도 좋다. 시작과 끝을 품은 이 길은 언제가도 아름답다. 다만 혼자보단 함께였으면 좋겠다. 두 물줄기가 하나의 물길로 만나는 풍경을 같이 보면 더 좋겠다.
물소리 따라 걷다보니 조금 알 것 같다
두물머리 수변에는 돛이 접힌 관상용 황포돛배 한 척이 정박해 있다. 물길을 달리지 않는 배는 단지 카메라의 피사체 역할만 할 뿐이다. 여주와 부여에선 유람용 황포돛배가 인기리에 운행되는데 양평 두물머리에선 물길을 달려보지 못하니 내심 아쉽다. 상수원 보호구역이라서 유람선이 다닐 수 없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양평군에서 황포돛배 운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머지않은 시기에 두물머리에서 배를 탄다면 같은 물길을 오갔던 다산 정약용의 기분을 느껴볼 수 있으리라.
당장 배를 타지 못하는 아쉬움은 걷는 길로 대체한다. 수변 따라 철로 따라 숲까지 이르는 길이 두물머리 근처를 지난다. 양평의 대표 트레킹 코스인 물소리길이다. 이름처럼 걷는 내내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길로 양수역에서 출발해 용문산에서 끝나는 총 길이 60여 km, 6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코스별 거리는 10km 안팎으로 평균 3시간 정도 걸리는데 각 코스마다 경의중앙선의 역이 있어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편리하다. 사실 물소리길은 아직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돌아보면 십수년 전 제주 올레길이 전국적인 인기를 끈 이후 트레킹 코스를 개통하지 않은 시‧군이 드물다보니 요즘은 ‘~길’이라 소개할 때 딱히 주목을 끌지 못할뿐더러 유행을 좇아 급하게 조성하거나 개통 후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허술한 길도 많다. 물소리길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더욱이 양평은 걷기보다 바퀴로 돌아보는 코스가 유명해서 걷기를 마다할 이유는 충분하다. 아무리 걷기 예찬을 한들 네 바퀴로 드라이브를 하거나 두 바퀴로 라이딩을 하는 쪽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제주 해안도로변의 올레길을 걸어본 이들은 공감할 것이다. 드라이브 코스가 근사하면 걷는 길도 만만찮게 멋지다는 사실을 말이다. 기실 물소리길은 남한강자전거길과 상당 부분 겹친다. 특히 2,3,4코스는 코스의 3분의 1 구간 이상이 자전거길과 같은 길을 걷는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빠른 자전거를 피해 걸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반듯한 길과 쉼터, 남한강의 멋진 풍광이 보장된다. 사족이지만 물소리길 개발에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참여했다는 점도 신뢰를 준다.
물소리길은 두물머리와 가까운 양수역에서 시작한다. 남양주에서 팔당역을 출발해 강을 건너지 않고 북쪽의 운길산으로 향했던 여정을 강 건너 양평에서 이어가는 셈이다. 행정구역만 달리할 뿐 내내 이어져온 길이지만 남양주 권역에서는 페달을 굴리고 양평 권역에선 두 다리를 택한다. 빤한 말이지만 같은 길도 속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물소리길은 대체적으로 보고 쉬고 먹는 여정을 모두 만족시키는 길이어서 한 코스 정도를 골라 날 잡고 걸어 봄 직하다. 곳곳에 길 안내 표식과 도보인증대가 있고 특별히 험한 구간도 없는데다 코스마다 역이 있어 접근성뿐 아니라 화장실 이용도 편하다. 무엇보다 모든 코스에 물이 흐른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큰물길인 남한강을 비롯해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인 가정천, 복포천, 사탄천, 흑천, 용문천 등 어떤 코스든 작은 물길을 반드시 지난다. ‘물의 고장’이라는 양평의 수식이 물소리길로 증명되는 듯하다.
양수역에서 출발하는 1코스는 한동안 아스팔트길을 따라 부용리 마을길을 걷다가 하계산과 부용산 언저리 산길로 접어들어 2.7km 가량을 걷는다. 숲길이 꽤 긴 구간으로 산 하나를 크게 돌아간다. 1코스는 신원역에서 끝난다. 신원역은 다시 2코스의 출발점이 된다. 2코스는 남한강자전거길과 상당 구간이 겹치며 폐철로를 따라가기에 옛 철길과 터널을 지나는 재미가 있다. 끝 지점인 아신역에 거의 다다르면 보이는 등나무터널 아신갤러리가 포토존으로 유명하다. 여기에선 꼭 ‘인증샷’을 찍어야 한다.
마을길과 산길, 강변길을 두루 걷는 3코스는 11.4km로 물소리길 중 가장 긴 구간이고 오르막도 있어서 서두르면 힘든 길이다. 가는 길에 옥천냉면마을과 카페 순례객들의 성지가 된 스타벅스 더양평DTR점이 있어 쉬어가기 좋다. 양평역에서 출발해 원덕역에서 끝나는 4코스도 10.4km 구간 중 4km에 달하는 구간이 남한강자전거길과 겹친다. 사실 여섯 코스 중 딱 한 개 코스만 걷겠다면 4코스를 추천하는 편이다. 양평역에서 출발하는 4코스는 양평역 앞의 양평시장을 살짝 구경하면서 주전부리를 즐기고 여유롭게 남한강변으로 진입하면 된다. 날짜가 3, 8일로 끝나는 날이라면 양평오일장을 구경해도 좋다. 4코스의 강변길은 매년 열리는 마라톤 대회의 구간이자 양평군민들이 많이 찾는 산책로라서 걷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었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져 손꼽히게 아름다운 길이기도 하다.
길은 남한강의 지류인 흑천으로 향하는 현덕교에서 굽이돈다. 이때 자전거길과도 갈라진다. 흑천길을 따라 걷다보면 그 유명한 양평해장국의 성지, 신내해장국거리를 만나고 논밭을 이웃한 천변길을 지나 원덕역에 닿는다. 길이 내내 트여 있어 외진 구간이 거의 없고 오르막 없이 평탄해 걷기도 편하며 풍경 덕에 눈이 즐겁고 먹거리가 있어 입이 신나는 코스다. 5코스인 흑천길은 7km로 물소리길 중 가장 짧은 구간이며 대부분 길이 흑천변을 지나고 아늑한 분위기의 오솔길도 걷는다. 코스들 중 가장 한적한 분위기다. 물소리길의 마지막길, 6코스는 용문산으로 접어드는 구간으로 중간지점까지는 마을길을 걷다가 용문산 자락으로 들어선다. 오르막 구간이 길어서 꽤 숨차지만 종점에 다다르면 양평의 자랑, 용문사 은행나무를 만날 수 있다. 용문역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용문시장에 들러 용문의 특산물인 버섯으로 끓인 버섯국밥을 즐겨도 좋다. 상설시장이 있지만 벅적한 오일장을 경험하고 싶다면 날짜가 5와 0으로 끝나는 날 찾으면 된다.
적어도 이 여섯 코스를 다 걷고 나면 ‘양평에 대해 조금은 안다’고 자신할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양평은 경기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기초자치단체로 구석구석 제대로 돌아보려면 하루 이틀로는 시간이 부족하다. 다행히 물소리길이 이방인에게 양평의 축약본 역할을 한다. 남한강, 두물머리, 자전거길, 기찻길, 기차역, 레일바이크, 용문산, 은행나무, 양평해장국, 옥천냉면, 강변카페에 이르기까지 양평하면 떠오르는 키워드가 모두 물소리길에 있다. 두 발의 속도는 바퀴를 따라가지 못하지만 천천히 걷고 가만히 더듬은 시간만큼 우리의 여행은, 그리고 삶은 훨씬 웅숭깊어진다.
글·사진 여행작가 유승혜, 픽사베이
※ 본 글은 '경기그레이트북스' 시리즈 중 제33권 『50만 살의 청춘- 경기 북부로 떠나는 시간여행』, <양평군 : 끝과 시작은 같다>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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