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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_Curator’s Taste : 유치회관

수원갈비를 먹는 또 하나의 방법, 해장국

황록주 | 경기문화재단 학예연구사


수원은 조선 정조가 화성을 세우고 이곳을 농상의 중심 도시로 만들었던 시절부터 우시장이 유명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수원의 음식은 단연 수원갈비다. 그냥 굽는 게 아니라 소갈비를 얇게 저며서 소금과 마늘, 파로 심심하게 간을 한 뒤 굽는다. 수원 영동시 장의 싸전거리에서 1940년대부터 17센티미터 남짓 되는 소 갈빗대를 숯불에 구워 내기 시작한 ‘화춘옥’이 수원갈비의 원조로 알려져 있다. 그 별스러울 것도 없는 맛이 얼마나 좋았던지, 금세 입소문이 난 가게를 따라 우후죽순 생겨난 20여 곳의 갈비집들이 수원갈비의 명성을 높였다.


화춘옥이 처음부터 갈비구이를 내놓은 것은 아니었다. 이 집의 본래 메뉴는 다름 아닌 해장국. 본래 숙취를 푼다는 뜻을 가진 ‘해정解酲국’이 변하여 해장국이 된 것인데, 이같은 음식 이름이 있는 것을 보면 옛 사람들도 어지간히 술을 즐긴 모양이다. 지역마다 다양한 해장국이 있지만 특히 중부지방의 해장국은 사골을 푹 고아서 배추와 콩나물, 선지를 넣어 끓이는 것이 특징인데, 인심 좋은 화춘옥의 해장국은 여기에다 갈비를 푸짐하게 넣어주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화춘옥의 그 시절 해장국을 맛볼 길은 없지만 가끔 ‘해정’할 일 없이도 들르게 되는 수 원의 해장국집은 바로 유치회관이다. 아마도 화춘옥이 지금도 해장국을 만들고 있다면 이런 맛이 아니었을까 떠올려보게 하는 맛이다. 사골을 기본으로 하는 국물에 갈빗살을 푸짐하게 넣어주는 것은 물론 대식가들을 위해 양껏 드시라고 권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인심까지 닮아 넉넉하다. 1972년부터 문을 연 유치회관은 해장국 한 가지만으로 수원 입 맛의 기준이 되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선지를 그릇에 따로 담아 내는 독특한 상 차림도 유치회관의 명물이다. 호불호가 갈리는 식재료를 부담 없이 즐기게 하려는 세심한 배려이다.


먹는 일은 입이 누리는 호사다. 수원갈비는 그런 호사에 제격인 음식이다. 그만큼 소갈 비는 지금도 값비싼 외식 메뉴인데 화춘옥이 수원갈비를 시작했을 무렵에는 더더군다나 쉽게 즐길 음식은 아니었을 터. 수원의 대표 음식은 누가 뭐래도 수원갈비이지만, 어쩌면 수원갈비를 시작한 화춘옥의 본래 메뉴였던 갈빗살 푸짐한 해장국이야말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던 수원의 음식이 아니었을까.


그런 수원의 갈비 해장국이 궁금한 이들에게 주저 없이 유치회관을 권한다. 간밤 기분 좋게 대취하였다면 더욱더 반가울 일이다.




information

  • 유치회관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효원로 292번길 67

    문의/ 031–234–6275

    영업시간/ 24시간 영업

    휴일/ 설날/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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