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문화재연구원

모두가 나누는 멋진 공간 "행궁동 벽화마을"

몇몇 사람들의 손길이 모여 여러 사람들의 발길이 된 그 곳

경기옛길 청년기자단

이유선 기자




여러분은 <서울 이화 벽화마을>, <인천 송월동 동화마을>, <부산 감천문화마을> 등을 한번 정도는 들어보거나 가본 적이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이곳들에 비해 조금은 덜 알려진 수원 <행궁동 벽화마을>에 대해 소개해 보려합니다.



저는 <행궁동 벽화마을> 에서 다른 벽화마을보다 좀 더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벽화를 그린 게 시청이나 기업 등 외부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런 정성 때문에 저에게 감동을 준 게 아닐까요?




<행궁동 벽화마을>을 대강 둘러본다면 다른 곳보다 벽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실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마을에 숨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신 주민들’을 생각하면 관점이 조금은 달라지실 겁니다.


게다가 이 작은 마을 안에는 <대안공간 눈 · 예술공간 봄> 이라는 곳에서 전시회를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벽화를 보다가 화가의 그림까지 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이곳의 전시회는 틀에 잡혀있거나 억압되어있는 분위기가 아닌 자유로운 느낌이라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들어오자마자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계, 피아노, 화분 등이 놓아져 있고 벽에는 이곳을 지나갔던 사람들의 감상이 써져있는 블록들이 있습니다. 또 이곳에는 안내하는 분들이 없어서 그런지 더 개방적인 느낌이 듭니다. 전시회는 2주 간격으로 바뀌어서 많은 작품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예술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게 하려면 이런 공간도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행궁동 벽화마을>과 어울리는 곡,  “ 슈만의 『Papillon (나비)』 ”





♪ 슈만


슈만은 작곡가가 되기까지 매우 힘든 일들을 겪습니다. 그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법률을 공부했지만 “돈 없는 법률가로 불행히 살기보다는 돈 없는 음악가로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결국 음악의 길을 택하게 됩니다. 처음에 그는 피아니스트가 되려했습니다. 그러나 넷째 손가락을 독립 시키기 위해 천장에다 추를 매달고 연습하다가 크게 다치게 되면서 작곡가가 됩니다. 손가락을 다친 것은 불행이지만 어떻게 보면 그의 곡으로 지금까지도 감동 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많은 힘든 일들을 겪으며 슈만은 작곡가가 되었습니다.


♪ 『Papillon (나비)』


슈만은 리히터의 미완성 장편소설 <개구쟁이시절(Flegeljahre)>의 마지막 장인 63장 <애벌레의 춤>에서 영감을 받아 <나비>를 작곡합니다. <애벌레의 춤>은 가면무도회를 배경으로 발트와 볼트라는 두 형제가 가면 무도회장에서 아름다운 소녀인 비나에게 구혼을 하는 내용입니다. 음악을 사랑했던 슈만이 손가락을 다쳤지만 마치 음악에게 자신이 음악을 계속 할 수 있게 해달라 '구혼'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이 소설의 마지막 장 내용은 <애벌레의 춤>인데 제목을 <나비> 라고 한 것도 애벌레가 힘든 일을 거쳐서 아름다운 나비가 된 것처럼 슈만도 그런 아름다운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가 되겠다는 포부가 아닐까요.


♪ <행궁동 벽화마을>에서 이 곡이 떠오른 이유


슈만이 이런 아픔을 극복하고 작곡가가 되었듯이, 이 마을도 사람들이 떠나는 동네였지만, 극복하고 멋진 동네로 탄생했다는 점과 이 동네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곡의 제목과 분위기와 많이 닮았습니다.   




# <행궁동 벽화마을> 주변에 가볼 만한 곳이 더 있다면?



♪ 눈 카페


전시회 바로 옆에 있는 카페입니다. 인테리어도 분위기 있게 꾸며놓았고 작품을 보다가 카페에 들어가면 작품에서 느꼈던 여운이 남아있어 커피를 마시면서 안정을 취할 수 있습니다.



♪ 수원천


<행궁동 벽화마을>을 가려면 수원천을 걷게 됩니다. 수원천에도 피아노계단, 벽화, 갈대, 청둥오리 등 볼거리가 조금씩 나오기 때문에 즐기면서 걸을 수 있습니다.



♪ 다양한 시장들


<수원 역동시장> <수원 남문시장> <수원 지동시장> 이 있어 활기차고 따뜻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수원 지동시장>의 순대곱창볶음을 먹었는데 평상시에 먹던 순대보다 정말 쫄깃쫄깃해서 맛있었습니다.



♪ 수원화성


수원의 문화재를 말하라고 하면 가장 먼저 화성을 말을 할 겁니다. <행궁동 벽화마을> 과 멀지 않아서 여유가 있다면 이곳을 둘러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걸어서 우리 고유의 문화도 느낄 수 있지만 연을 날리거나 사격도 할 수 있습니다.



<행궁동 벽화마을>을 통해 여러분도 저처럼 감동을 받고 싶지 않으세요? 따뜻하고 포근한 3월, 가족들과 친구들과 연인과 함께 이곳을 둘러보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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