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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씨가이드

양평_서후리숲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자연에서 찾는다

소확행(小確幸).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에서 이 단어를 처음 접한 후 나의 소소하면서 작은 행복이란 무엇인가 고민했던 적이 있다.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서 돌돌 말아놓은 깨끗한 팬티가 잔뜩 쌓여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하루키처럼 우리의 행복은 손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건 아니다. 파랑새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듯이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당신의 소확행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나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던 건 아닐까.


 


필자가 서후리숲을 방문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위적인 부분이라고는 전혀 없는 자연 그대로의 숲. 이곳에서라면 나 자신을 알아가기 충분하겠구나.





서후리숲은 20년 정도 숲을 가꿨지만, 일반 손님을 받고 본격적으로 개장한 건 2014년부터다. 아버지가 가꾸었던 숲을 딸과 아들, 부인이 함께 꾸려나가는 가족의 숲이다. 숲을 가꾸는 일은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하루가 부족할 정도지만, 원예와 조경을 공부하면서 방문해준 손님들에게 숲에 대한 지식을 나눠주려 노력한다. 서후리숲은 단풍, 잣나무. 은행나무, 철쭉나무, 메타세쿼이어 숲 등 수목 별로 군락이 나누어져 있다. 산책보다는 버거울 수 있고, 등산보다는 가벼워서 산책과 등산의 중간 수준이라고 보면 좋다. 단풍나무숲에서 a코스와 b코스로 나누어지는데, 자작나무숲이 가장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평상시 운동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힘겨울 수도 있다. 황토집으로 지은 카페 입구에 알록달록 화사한 꽃들이 피어 있었다. “내가 결혼할 곳이니까 예쁘게 꾸며야지.” 오진리 대표가 정성 들여 가꾸고 꽃을 심었는데, 실제로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셨단다.




서후리숲에서 좀 더 머물고 싶다면, ‘캡슐 펜션’에서의 하룻밤을 추천한다. 밤에는 불빛 하나 없고, 와이파이는 안 터지고, TV도 없는 숲 속의 작은 집이지만, 한번 방문했던 사람은 재방문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공간이랄까.


웨딩드레스를 입은 듯 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귀룽나무가 지금 피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5월에 피어서 ‘5월의 신부’라는 애칭이 있는데, 올해는 조금 일찍 찾아왔다고 한다. 귀룽나무를 만나러 가는 길에 ‘소확행’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당신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무엇입니까.



글과 사진_김선주





AND_주변 가볼만한 곳


바삭한 껍질에 부드러운 식감의 생선구이를 맛볼 수 있는 어라연



 


information

  • 서후리숲

    주소/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거북바위1길 200

    문의/ 031-774-2387

    이용시간/ 3월~11월 9:00~18:00/ 12월~2월은 휴장

    휴무/ 수요일

    홈페이지/ http://seohuri.com/

    입장료/ 일반 5,000원 / 7세미만, 서후리 주민 3,000원

    주차/ 주차가능

  • 어라연

    주소/ 경기 양평군 옥천면 사나사길 92

    문의/ 031-772-2505

    이용시간/ 11:00~20:00

    휴무/ 수요일

    메뉴/ 어라연 정식 30,000원/옥돔구이 18,000원/고등어구이 12,000원/연어회덮밥 12,000원

    주차/ 주차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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