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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제4회 문화정책 포럼 토론문 전문

『문화정책』은 경기문화재단이 국내외 문화정책의 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다양한 문화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2017년 여름부터 발행하고 있는 계간지입니다. 본문은 『문화정책』 4권 논단 내용입니다. 


경기문화포럼에 붙여


김성명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장


1. ‘경기’ 정명(定名)과 ‘경기천년’의 유래가 고려의 건국(918년) 후 100년이 지난 1018년(현종 9)에 개성부 등 12현을 묶어 경기(京畿)라 한데서 비롯되었지만, 당시 ‘경기’ 권역은 개성을 중심으로 한강 이북에 한정되었고, 조선 1414년(태종) 8도제 시행 이후 광주·수원·여주·안성 등 한강 이남이 경기도에 편입되면서 현재의 경기도 관내와 대체로 일치하게 되었다.


2. 오늘 문화정책포럼의 목적은 ‘경기천년사업’의 이론적 기반 마련, 문화기획행사의 홍보, 경기문화 관련 다양한 사업의 성공적 개최, 경기천년의 의미 확장과 가치 창출 등이다. ‘경기천년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경기천년의 시공간적 인식과 변천과정, 삶의 터전으로서 경기도의 현재적 특성을 특성을 더불어 살펴야 할 것이다.


3. 전통에 뿌리 내려야 새로운 문화의 가지를 잘 뻗을 수 있을 것이다. 31개 시군의 광역성·인구 밀집·남부와 북부의 지역 편차·수도권과 위성도시 성격·인천과 강화의 행정적 분리 등 경기도는 문화적 구심력이 약하고 정체성 구현이 어렵기 때문에 ‘경기천년사업’에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2) 고려와 조선 도읍의 주변지역으로서의 역사적 기능과 맥락, 지리적 특성과 관계적 위치에서 비롯된 경기지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특성이 경기천년사업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4. 아울러 고려 통일에서 비롯한 개방과 다양성, 통합과 포용의 전통, 개성 중심의 고려 사회, 현 경기도의 역사성과 지역적 특성, 그리고 남북분단 상황을 고려할 때 ‘통일한국’에 대비한 경기도만의 다양한 문화사업 또는 문화유산 관련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 경기도는 한반도 중앙 서해 바다와 닿아 있고 (동경 126도와 127도, 북위 36도와 38도 사이), 면적은 10,184㎢이다. 동고서저 지형과 한강·임진강·한탄강·안성천의 경기만 유입. 평야 발달. 현 31개 시군(28시 3군)에 13,216,321명(주민 12,841,321명+외국인 375,400명. 2017.10월말 기준)이 거주. 전국 15개 광역시도 중 인구수·경제규모·취업자수 1위이며, 2015년 지역 총생산(GRDP) 351조(서울 345조)이다.


보충 제안 사항


1. 박종기 교수님께서 내년에 고려 개국 1,100년을 맞아 2018년에 역사학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될 예정임을 밝히셨다. 한국고고학회도 고려시대의 고고학 자료를 중심으로 학술대회 등 다양한 사업과 행사를 준비 중이고,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하여 13개 지역의 국립박물관들도 동시 다발적으로 고려시대를 주제로 다양한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몇 년 전에 김성환 정책실장이 남북문화교류사업·DMZ문화유적학술조사·팔관회 복원 등의 사업들을 제안한 적이 있는데, 경기문화재단이나 경기문화재연구원이 추진해야 할 사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의견을 듣고 싶다.


2.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경기천년사업’에 경기지역의 고려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지역 정체성과 역사문화적 맥락을 드러내는 사업이 부족하고, 사업 주체에 내부 조직·인력·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감이 있어서 아쉽다. 예를 들어, 최영 장군 묘소가 양주에 있고 정몽주 묘소는 용인에 있으며, 고려의 대표적 문인 이규보가 잠시나마 수원에 머문 적이 있다. 이들 인물이나 경기도내 각 지역에 남아있는 문화유산을 다양한 콘텐츠로 개발·활용하여 경기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고 경기천년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성이 있다.

한편, 고려의 도읍 개성에 남아있는 문화유산은 故고유섭과 그의 제자 故최순우·故진홍섭·故황수영이 한국미술사를 연구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그 결과 개성은 한국미술사 연구의 뿌리가 되었다. 또한 개성상인의 정신을 이어 많은 재산을 축적하고 그 재산으로 문화유산을 수집하여 박물관·문화재단을 설립하거나 기증한 故이홍근(국립중앙박물관 유물기증자)·윤장섭(호림박물관과 성보문화재단 설립)·故이회림(송암미술관 설립자, 인천시립박물관 유물기증자) 등의 사례는 주목된다. 지역에 유존하는 문화유산이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고려 건국 1,100주년과 경기 천년」 토론문


신안식 가톨릭대학교 고려다원사회연구소 연구교수


박종기교수님의 글은 21세기 오늘날에서 1,000년 전의 경기(京畿)를 뒤돌아보고 미래의 경기도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준 것으로 생각한다. 짧은 글이지만 경기도의 미래 비전의 정책적 측면에서 많은 시사점을 주는 글로 이해된다. 지방제도로서의 경기제에 대한 연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상당한 연구 성과가 쌓였다. 그 결과 오늘과 같이 ‘경기 천년’의 의미를 진단하면서 통일시대의 경기도의 진로를 공론화해 보자는 시도가 가능해졌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포럼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교수님의 「고려 건국 1,100주년과 경기 천년」은 한국사 속에서 경기의 역사적 의미와 성격을 규명하면서 현재의 경기도가 가지고 있는 난제 및 통일시대 경기도의 위상을 어떻게 제고할 것인가를 고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토론자는 박교수님의 경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감하면서, 글 내용에서 좀 더 구체성을 필요로 하는 부분을 발췌하여 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자 한다.


1. ‘고려 건국 1,100주년의 의의’를 ‘개방과 역동’ ‘통합과 포용’으로 압축하였다. 이는 또한 고려왕조의 500년 장기 지속성의 키워드가 되는 ‘사회 갈등 조절 기재’로도 이해된다. 이런 점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면 좋겠다.


2. 고려시대는 국가의 중심[京]을 개경뿐만 아니라 서경ㆍ동경ㆍ남경 등 여러 개로 운영하였다. 이를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개경과 서경의 양경제(兩京制) 혹은 동경ㆍ남경을 포함한 3경제(三京制)ㆍ다경제(多京制) 등으로 명명하기도 한다. 이는 조선시대의 수도 한양[漢京] 중심의 일원적인 국가 운영과 비교된다. 또한 고려왕조의 국토 운영은 수도 개경의 기보지역인 ‘경기’, 남방 지역의 ‘5도’, 북방 지역의 ‘양계’로 설정되어 있었다. 이는 조선시대의 수도 한양을 중심으로 한 8도의 일원적인 지배체제와 대비된다. 이런 점을 박교수님의 글에서는 고려사회의 다양성[다원성]과 연결하고 있다. 국가 운영의 다원성과 일원성은 그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박교수님의 부연 설명이 있었으면 한다.


3. ‘경기 천년의 의미’를 고려왕조 중흥의 상징, 고려전기 정치 주도세력의 중심지, 근기세력의 등장 등으로 요약하였다. 그런데 경기제는 국가의 중심인 수도를 보위하기 위해 설치하였기 때문에 경기 지역은 중앙에 의해 일방적으로 행정 구획된 측면이 있었다. 때문에 경기에 속한 군현의 경우 수도 경영을 위해 여러 가지 면에서 제약 혹은 혜택을 받기도 했을 것이다. 이런 점은 오늘날의 경기도 또한 비슷한 위상[수도 서울의 배후지ㆍ위성도시 - 수도권 - 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중심부[대도시]와 주변부[위성도시]의 관계 정립이 도시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것인데,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설명이 있었으면 한다.


4. ‘경기 천년의 과제’로 문화벨트로서의 경기도, 경기도가 지니는 정치 사회 등의 다양성을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 통일시대의 경기도의 위상을 제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 서울과 평양을 연결하는 중심에 경기도가 위치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수도 서울 - 행정도시 세종시·평양’으로 이어지는 통일시대의 국토 축은 경기도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통일 국가의 중심은 새로운 국가 비전 위에서 이루어지리라 생각되는데, 오늘날 남한의 ‘서울-세종시’와 북한의 ‘평양’을 어떻게 통합하고 균형을 이룰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고 하겠다.




경기 천년과 경기도의 딜레마


이지훈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장


경기도는 2018년 정명(定名) 1,000주년을 맞는다. 도 당국은 이를 기념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천년’이라는 주제는 경기도 이외의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도내에서도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실 1,000년 이라는 긴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알 수 있지만 수도 주위의 땅이라는 개념의 ‘경기’가 우리 역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천년 붐업(boom up)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오늘 토론은 이러한 고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경기도민의 지역에 대한 의식은 어느 정도일까?


고려시대 개경을 중심으로 경기제가 최초로 도입되었으나, 조선 개국 이후 한경으로 천도하면서 경기의 영역을 재편함으로서 지금의 경기도 강역이 대체로 결정되었다. 따라서 정명은 1,000년이지만 정도(定道)는 600년이라는 차이가 있다. 또한 지형·문화 중심으로 경계를 이루는 다른 지역과 달리 경기도는 서울과의 거리나 정치·행정적인 이유로 영역이 설정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말 23부제 시행 때 경기지역이 4부로 쪼개져 나갔다는 사실에서 증명된다.


이러한 상황에다가 일제강점기 서울을 중심으로 공업화가 진행되어 외지 인구의 유입이 시작되었고, 해방과 6·25전쟁 이후 귀환동포, 피난민, 월남민 등이 경기지역에 집중되면서 인구가 급증하였다. 1960년대 이후 산업화 과정은 인구 폭증의 절정이었고, 1990년대 이후 신도시 건설 등 서울 인구까지 경기도로 분산되면서, 현재 한국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광역자치단체가 되었다.(10월 말 현재 1,320만명)


결국 경기도는 외지인구의 대량 유입, 문화권이 상이한 시·군 지역의 병렬화로 대변되는 독특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고, 그 구성원인 도민들 역시 다양한 이유로 경기도에서 살아간다.1) 31개 시·군 지자체는 경기도의 일원이지만 항상 서울과의 관계가 우선이다. 결국 경기도는 서울을 가운데 놓고 각각의 지역들이 병렬적·배타적으로 위치하고 있는 형국이다. 당연히 경기도라는 공동체로서의 일체감과 뿌리 의식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도의 미래비전은 있는 것일까?


박종기 교수는 경기 천년의 과제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는 비전의 필요성’을 제시하였으며 당연히 동의하는 바이다. 그런데 과연 이 비전은 제대로 준비되고 있는 것일까?


2018년은 경기 천년이기도 하지만 전라도 개도(開道)천년의 해이기도 하다. 개도라고 표현했지만 경기도와 마찬가지로 역사상 처음으로 전라도라는 지명이 등장한 것을 기념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전라북도가 중심이 되어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와 함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2)


이 사업의 목표는 “현대 산업화 사회에서 위축되고 오명을 쓴 전라도의 위상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즉 ‘홍어’나 ‘전라디언’ 등 전라도에 대한 폄훼, 전라도혐오증을 극복하고 찬란한 문화적 위상을 확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러한 목표의식은 자연스레 명확한 액션플랜으로 기획되어 다양한 사업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그와 비교하여 볼 때 경기도는 이러한 핵심타깃이 없다. 사실 전라도의 경우 현재 (비록 나쁜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지역이 처한 상황을 자치단체 차원에서 가감 없이 드러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경기도는 해방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중앙(서울 또는 국가)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당한 곳이다. 여러 가지 중첩 규제와 위성도시화, 지역 불균등 발전 등 헤아릴 수 없는 손해와 차별을 강요당했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경기도는 서울과 중앙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3) 2004년 수도이전 논란에서도 경기도는 수도권으로 묶여 역차별 당했고 이것은 경기도의 수도이전 반대논리로 작용하였다.


경기도의 교통행정도 수송과 이동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4) 결국 이러한 교통의 발전은 역으로 경기지역 상권의 붕괴, 문화의 위축 현상을 야기하는 부작용도 가져왔다. 서울 중심으로 편제된 경기권역은 내부망의 부재, 구심력의 미비로 인해 하나의 공동체로 서지 못하고 있다. 경기남북도 분도(分道)론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과연 경기도가 그리는 미래는 어떤 것인가? 손에 잡히는 비전이 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경기도는 경기 천년의 그림을 역사 복원이나 정체성 확립보다는 미래의 삶에 초점을 맞춰 그리려고 했다. 그러나 미래라는 것은 결국 경기도가 갖는 역사성과 현재성, 그리고 도민들의 주된 관심사가 같이 융합되어 어우러졌을 때 특화되고 공감할 수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경기도는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독특한 구조와 해방 이후의 급변 등으로 보았을 때 현재적 관점이 매우 중요한 곳이다. 즉 지금의 경기도민들이 공유한 기억과 정서는 현대 이후 형성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5) 그 기억과 정서는 역사적 자긍심이나 뿌리 의식이 아니라 현대 경기도의 변천과정과 결과물에 의거하는 것이다. 설사 지역별로 역사와 전통을 강조하는 토박이 지역민이 있을지라도 그것은 경기도가 아닌 ○○시(군) 지역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 경기도의 변화를 키워드로 살펴보면 전쟁, 피난, 빈곤, 종속, 규제, 차별 등의 부정적 단어들이 대다수다.6) 초기에 이것들을 다 꺼내 놓았어야 했다. 그래야 천년을 맞아 혁파하고 극복하고 발전시킬 내용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총체적으로 기획하지 못한 경기도는 천년 사업을 ‘문화영역’으로 한정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경기문화재단이 문화예술 전문기관으로서 이 사업을 맡게 되었다. 그렇다면 ‘경기 천년을 어떻게 알리고 공유해야 될까?’ 문화와 관련 사업을 나열식으로 배치하고 수행하는 것만으로는 도민의 관심과 참여를 불러일으키기 어렵기 때문에, 뭔가 도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큰 이슈를 던지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문화비전 같은 것을 선포하면 어떨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경기지역은 사회·경제뿐만 아니라 문화도 서울에 비해 크게 위축·종속되어 있는 상황이다. 규모가 큰 음악콘서트도 경기도에서는 잘 안 열린다. 서울이 블랙홀처럼 경기지역의 문화수요를 다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별과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경기도만의 특징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미래’를 선언한다면 약간의 반향이라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박종기 교수가 말한 대로 개방, 통합, 포용의 고려·조선시대 전통에다가 실학으로부터 현대 첨단 신산업으로 이어지는 실험과 도전, 다양성의 장이라는 지역의 현재적 특징을 십분 활용하자는 것이다.


신선하고 실험적인 문화예술의 기회를 제공하고, 젊은 활동가들을 양성하며, 서울과 구분되는 독특한 문화공간을 창출하는 것, 도민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특전을 기획하는 것 등등을 세부내용으로 해 보면 어떨까. 또 오랫동안 경기지역에 포함되었던 인천광역시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 같은 수도권의 일원으로서 도민과 시민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선언이나 다짐을 해 보는 것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처럼 경기도의 현재적 상황과 처지를 도민들에게 공개·공유하고 그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관심과 참여를 높일 수 있다. 경기천년의 긍정적 의미만 나열하고 ‘자긍심을 고취하여 미래로 나가자’고 해봤자 소득 없는 메아리가 될 공산이 크다. 작은 거라도 도민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찾아 응용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1) 주거 환경 때문에 경기도에 사는 도민들도 항상 서울을 염두에 둔 입지를 선호한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주한 주민들도 직장·사회활동, 소비를 서울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2) 전라도 개도천년 사업은 광역자치단체 협의체인 호남권정책협의회에서 공동사업으로 추진키로 하였다. (2017.03)

3) 최근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쓰레기매립장 등 혐오시설 설치 문제와 경기도 소속 버스의 서울 진입 제한 등을 들 수 있다.

4)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도가 시급히 해야 할 사업이 무엇인지 묻는 조사를 실시하면 대중교통문제가 1, 2위를 차지한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경기도 광역버스 준공영제도 결국 서울로 빨리 편하게 가는 방안에 관한 문제이다.

5) 2016년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민의 날 제정을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는데, 다수 도민들은 역사성보다는 현재를 더 선호하였다. 경기 정도일, 대동법 시행일, 도청 이전일보다 인구 1,000만명 돌파일이 더 많은 지지를 얻었다.

6) (산업 등의) 발전이라는 긍정적 변화도 있다. 그러나 경기도가 계획적·체계적·균형적으로 발전을 이루게 된 것은 채 20년도 안 된다. 경기도는 산업화시기에 진행되었던 불균등 발전의 폐해를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기천년사업」 토론문


김진형 한신대학교 인문콘텐츠학부 디지털문화콘텐츠학전공 강사


경기천년 기념사업은 대부분이 ‘도민의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추진된다. 이것이 기존의 문화사업과는 차별을 이루는 경기천년 기념사업의 ‘강점’이라 생각한다. 경기도민의 ‘숙의’를 위한 이동형, 오프라인형, 온라인형 등 세 형태의 의견교류플랫폼을 구축하여, 최근까지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발표문을 읽으면서 경기천년 기념사업에 관한 기획주체의 체계적인 준비과정과, 도민의 숙의를 거친 사업내용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경기천년 기념사업을 이해하는 기회를 가짐과 동시에 값진 공부를 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발표문을 읽은 뒤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점이 몇 가지가 생겼다.


첫째로 올 해 하반기부터 내년 경기천년 기념일까지 추진되는 사업 중 ‘역점사업’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대체로, 역점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그것이 일반사업 추진에 큰 도움을 주는 환경적·정신적 토대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경기천년 기념사업에서는 이러한 맥락의 역점사업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로 경기천년플랫폼은 한시적 가동인가? 항구적 가동인가? 여기서 한시적 가동은 사업추진의 신속성 면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경기도민의 문화민주주의 발전에는 상충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에 반해 항구적 가동은 신속한 사업추진을 저해시키는 요인이 될 우려가 있지만, 경기도민의 문화민주주의 발전에는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로 경기천년 기념사업을 구상할 때 경제적 빈곤층, 실업자, 무직자, 장애인, 성소수자, 새터민들의 숙의를 수렴할 계획은 없는가? 발표문에는 의견수렴의 대상이 되는 구체적인 도민유형이 제시되지 않아 하는 질문이다. 이들은 사회문화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는 도민유형이다. 물론 경기문화재단은 그동안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사업들을 추진한 성과들이 많다. 그렇기에 경기천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문화민주주의의 바람직한 가치담론 생산’을 위한 의견수렴 대상의 유형적 범위에 대해 발표자의 생각을 듣고 싶다.


넷째로 이미 경기도민과 합의된 미래, 통일, 사람, 공간, 문화, 유산이라는 키워드를 사업의 핵심영역으로 설정하는 건 어떤가? 이 6대 키워드는 현재 경기도청과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도민이 모두 공유하는 ‘토론 키워드’이며, 이 키워드를 기준으로 다양한 사업아이디어들을 도출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발표문 마지막장을 보면, 경기천년 기념사업의 영역으로 도민공감, 아카이브, 인식확산, 미래천년, 문화정체성 등 ‘5개 영역’이 설정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5개 영역은 모든 경기천년 기념사업들이 제각기 발휘해야 할 ‘기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모든 경기천년사업은 도민이 공감해야 하며, 아카이빙의 가치가 있고, 인식이 확산되어야 하며, 미래천년을 맞이하는 것이어야 하고, 문화적 정체성을 획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천년 기념사업이 경기도민의 문화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첫걸음이 되길 바라며,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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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정책』은 경기문화재단이 국내외 문화정책의 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다양한 문화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2017년 여름부터 발행하고 있는 계간지입니다. 본문은 『문화정책』 4권 특별인터뷰 내용입니다.

  • 김성환/ 경기문화재단 정책실장

    신안식/ 가톨릭대학교 고려다원사회연구소 연구교수

    이지훈/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장

    김진형/ 한신대학교 인문콘텐츠학부 디지털문화콘텐츠학전공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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