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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연구원

고려시대 강화의 유적과 공간 ⑥

경기 천년 및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이 글은 ‘경기 천년 및 고려 건국 천백주년 기념 학술대회’ 자료집에 수록된 발표주제문입니다.


고려시대 강화의 유적과 공간


이희인 | 인천광역시립박물관



|목차|

  Ⅰ. 머리말

  Ⅱ. 강화의 위상과 유적

  Ⅲ. 도읍의 공간

  Ⅳ. 군현의 공간

  Ⅴ. 맺음말


Ⅳ. 군현의 공간


1. 문헌과 지리 자료로 보는 강화의 군현


통일신라시대 강화는 해구군과 수진·강음(호음)·교동 등 3개의 영현이 존재하였다. 844년 혈구진이 강화에 설치되었는데 진과 해구군의 관계는 알려져 있지 않다. 고려시대 해구군은 강화현으로, 수진과 강음(호음)현은 각각 진강과 하음현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1* 기본적인 체계는 이전 시기와 같다. 다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1018(현종 9) 강화현이 주현이 되었고 진강·하음·교동은 속현의 위상을 유지하였다. 이 중 교동현은 1127년(명종 2) 監務 파견으로 독립 현이 된 것으로 이해되지만 예속 관계는 분명치 않다. 이 밖에 海寧鄕이 있었다.2* 1개의 주현과 3개의 속현, 1개의 향으로 구성된 강화의 군현 체계는 조선 초까지 유지되었다.3*


고려시대 강화의 주·속현 가운데 강화·하음·진강현은 본섬에, 교동현은 교동도에 자리하였다. 각 현의 위치는 조선시대 지리지와 읍지에 대략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하음현은 河陰山(현 봉천산), 진강현은 진강산 일대에 있었다.4* 그러나 각 현의 관할 지역은 분명치 않은데 하음현은 현재 하점·양사면 일대를 관할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진강현은 마니산 남쪽 장봉도를 포함하는데5* 오늘날 양도면, 화도면, 불은면, 길상면과 옹진군 북도면 등 강화 남부 일대의 상당히 넓은 면적을 영역으로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삽도1. 간척이전 강화도의 지형 / 이희인, 2016


한편 강화현이나 교동현의 위치에 대해서는 별다른 기록이 없다. 강화현의 치소는 아마도 조선시대 강화의 읍치가 자리했던 지금 강화읍 일대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별도로 기록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이해된다. 강화현의 관할 범위는 확실치 않은데 高麗山 일대를 포함한 강화 중, 동북부 일대, 오늘날 강화읍을 중심으로 내가·선원면 일대를 범위로 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보면 강화현의 영역은 강도시기 도성보다 크다. 교동현의 경우도 별도로 분리된 섬에 자리했기 때문에 위치를 기록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고려시대 교동현의 영역은 현재 교동도와 지금은 간척으로 석모도와 한 섬이 된 松家島까지 포함한다. 한편 해녕향은 진강현 서쪽 5리, 지금의 양도면 일대로 추정되고 있다.




삽도2. 간척이전 강화읍 일대 지형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2017)


그러나 강화 주·속현의 치소와 생활공간은 상당히 제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강화는 천도 이후 시작된 간척으로 많은 지형 변화가 이루어졌고 오늘날 평지는 대부분 과거 바닷물이 드나들었던 지역이기 때문이다.(삽도 1)6* 앞서 본 것처럼 강화읍 동쪽 구간은 천도 직전까지 바닷물이 깊숙이 들어왔기 때문에7* 강화현의 주요 생활공간은 현재 강화읍 도심 일대였을 것이다.(삽도 2) 하음현은 현재 봉천산 남쪽의 신봉리 일원이 주요 공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봉천산 주변 지역도 망월평을 비롯한 평지 구간 대부분이 해수의 영향을 받았던 곳이었다. 진강산 남쪽도 고려시대에는 바닷물이 들어왔던 곳이었다. 마니산 일대는 조선 전기까지만 해도 古家島라는 섬이기도 했다.8* 따라서 진강현의 치소와 생활공간은 진강산 남쪽 도장리와 온수리 일원에 자리했을 가능성이 높다. 교동현의 영역인 교동 섬도 간척 이전에는 화개산과 수정산 일대를 중심으로 크게 2∼3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조선 전기 교동현의 읍치가 화개산 서북쪽 고구리에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9* 고려시대 교동현의 치소도 화개산 부근에 있었을 것이다.



1. 『三國史記』 권35, 志4, 地理2, 漢州 海口郡.

2. 『高麗史』 卷56, 志 10, 地理 1, 楊廣道 江華.

3. 『世宗實錄』 지리지에는 해녕향은 폐지되었고, 진강과 하음현은 존속하는 것으로 기록되지만 『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폐현으로

   전한다.

4. 『輿地圖書』, 「江都府誌」 山川.

5. 『新增東國輿地勝覽』 江華都護府, 古蹟.

6. 이하 강화도 지형 변화는 이희인, 앞의 책, 56∼61쪽 참조.

7.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2017, 앞의 책, 42∼44쪽.

8. 『江華府志』 山川.

9. 『新增東國輿地勝覽』 喬桐縣, 山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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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정보

  • 경기 천년 및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주제/ 중세고고학과 고려시대 경기의 위상 변화

    일시/ 2018.06.15.(금) 13:00 ~ 18:30

    장소/ 경기문화재단 3층 다산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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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문화유산의 가치 발견, 경기문화재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