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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역사문화유산원

안성 죽주산성

2018 경기도 성곽투어 : 두번째 이야기


화창한 9월의 두번째 토요일...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인지 하늘은 파랗고, 햇볕은 따갑고, 바람은 시원하고.

경기도 성곽투어 “산성에 오르자! 두 번째 이야기”의 두 번째 오름이 있는 날.

그 옛날 삼남의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녔을 안성 땅 죽주산성으로 갑니다.


죽주산성을 향하는 참가자들 / ⓒ 경기문화재연구원

지난 여름의 뜨거웠던 더위를 잊고, 오늘은 날씨마저 우리를 기꺼이 산성 위로 이끕니다. 산을 오르고, 성벽을 밟고 걸으며 주변을 돌아보고, 옛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죽주산성 안내판 / ⓒ 경기문화재연구원

죽주산성이 처음 축조된 것은 삼국시대라고 합니다. 이후 고려시대에 보강하고 수리해서 다시 쌓았으며, 조선시대에도 다시 고쳐 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성벽의 아래쪽 구조를 보면 아직도 삼국시대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고 합니다만 다가가서 확인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죽주산성은 내성과 중성, 외성의 3중 구조로 되어 있는데, 외성은 많은 곳이 무너지거나 형태가 변경되어 일반인들이 둘러보기가 쉽지 않아 주로 내성과 중성으로 탐방이 이루어집니다.


죽주산성에서 듣는 역사 이야기 시간 / ⓒ 경기문화재연구원

산성에서 내려다보는 전경 / ⓒ 경기문화재연구원

비봉산 능선을 따라 이어진 죽주산성. 산성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넓은 평야와 주변의 산들. 이곳이 왜 천혜의 요새이고 교통의 요충지인지 굳이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우리의 눈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산 아래 보이는 옛 봉업사의 흔적과, 어느 지역보다 유난히 많다는 미륵불 이야기. 그리고 익숙한 이름 궁예. 설명을 해주시는 교수님의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지고, 두 시간여의 짧은 시간 속에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습니다.


송문주 장군 사당 '충의사' / ⓒ 경기문화재연구원


충의사에서 송문주 장군 이야기를 들으며

/ ⓒ 경기문화재연구원

죽주산성 안쪽에 자리잡은 송문주 장군의 사당인 충의사까지 올라가 봅니다.

1236년(고종 23년) 고려는 몽골의 침략에 맞서 몽골군이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산성방호별감을 파견합니다. 이곳 죽주산성에는 송문주 장군이 파견되었습니다. 죽주산성은 우리가 눈으로 확인한 것처럼 경상도, 충청도로 이어지는 주요 길목일 뿐만 아니라, 한강과 서해안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통의 요지입니다. 이런 곳을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몽골군과의 치열한 공방은 15일간이나 지속됩니다. 결국 몽골군은 이 죽주산성을 함락시키지 못하고 퇴각합니다. 이 싸움을 지휘한 방호별감 송문주와 함께 성을 지키기 위해 힘쓴 이름 모를 수많은 병사와 백성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조선 정조때 재상인 번암 채제공이 지은 ‘송장군묘비명’에는 사당이 5~600년 전에 세워졌다고 합니다. 송문주 장군의 생몰연대는 전해지지 않으나, 지금도 매년 음력 9월 9일에는 죽산면 사람들이 함께 제향을 올리며 추모하고 있습니다.


칠장사 안내판 / ⓒ 경기문화재연구원

오후 일정은 칠장사에서 시작합니다.

칠장사는 칠현산에 있는 사찰로 7세기 중엽 신라 자장율사에 의해 세워졌다고 합니다. 벽초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의 배경이 되기도 하고, 궁예가 어릴 적 지냈던 곳이라고도 하고, 조선시대에는 박문수와 관련된 이야기까지 전해지니 오랫동안 이 지역의 주요 사찰이었던 것은 확실한 듯합니다.


일주문을 지나 급하게 천왕문으로 꺾어 들어갑니다. 천왕문에는 소조 사천왕상이 서 있습니다. 대부분 사찰의 사천왕상은 목조로 만들어 지는데 이곳 칠장사 사천왕상은 흙으로 구워 만들었습니다. 천왕문을 지나면 비로소 절의 여러 건물들이 보입니다. 이제야 속세와 구분된 느낌을 받습니다. 칠장사에는 다양한 중요문화재들이 있습니다. 혜소국사비, 봉업사지 석조여래입상 등등...


칠장사 경내를 거니는 시간 / ⓒ 경기문화재연구원

혜소국사비 앞에서 듣는 교수님 이야기 / ⓒ 경기문화재연구원

칠장사 대웅전은 맛배지붕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찰의 주요 전각은 조선후기 이후에 주로 팔작지붕의 화려함을 추구하는데 이곳 칠장사는 대신 절제와 경건함을 선택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석조여래입상과 대웅전 앞 삼층석탑은 칠장사의 전체적인 조화를 방해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아무래도 원래 자리를 찾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석조여래입상을 바라보며 / ⓒ 경기문화재연구원

세월을 안고 있는 칠장사 대웅전 / ⓒ 경기문화재연구원

오늘 예정된 일정은 칠장사에서 끝났으나, 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 마지막으로 매산리 석불입상을 더 보고 프로그램을 마감했습니다.


모든 것은 사라지나, 지나온 것은 그리움이 된다고 합니다.

1회차 강화산성보다 많아진 노년의 부부 참가자들은 손을 꼭 잡고 산성에 오릅니다. 이 분들에게는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이 되겠지요. 맑고 화창한 가을날 우리는 이렇게 안성 죽주산성을 다녀왔습니다.




◎ 글쓴이 - 이진성




(참고) 안성 죽주산성 자세히 알아보기 ☞ 바로가기

세부정보

  • 2018 경기도성곽투어 <산성에 오르자!>

    일시/ 2018.09.08.(토) 09:00 ~ 17:00

    장소/ 죽주산성, 충의사, 칠장사, 매산리 석불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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