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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소목장 창호 보유자 김순기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4호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은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에서 2017년 발행한 경기도 지정 무형문화재 종합 안내서입니다. 이 책은 기능보유자와 예능보유자 66명의 삶을 조망하고 보유 종목에 대한 소개와 다양한 단체에서 제공한 진귀한 사진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지씨에서는 이 책에 소개된 경기도의 무형문화재를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 전문 보기




창호


창호의 창살에는 배미리와 투미리가 있는데, 배미리는 일반 백성의 집에 사용하는 창살로 단순한 직사각형의 막대기로 되어 있고 가로살과 세로살 을 만든 후 두 살이 만나는 부분에 홈을 파서 끼워 맞춘다.




투미리는 사찰과 사대부가에서 쓰는 창살로, 가로살과 세로살의 앞뒤 두께가 달라 제작기간이 오래 걸리지만 보기에 좋고 살들이 단단하게 끼이므로 견디는 힘이 강하다.


고급 문일수록 창살수가 많은데, 홈 하나에 0.1mm의 오차도 허락되지 않아 제작에 공이 많이 들어간다. 최고급 문짝은 꽃살이다. 사찰에서만 사용이 허용된 이 창살은 멀리서 보면 사선의 격자무늬 같지만 자세히 보면 벌집처럼 육각무늬이다.


최고의 자재는 춘양목으로 수입과 벌목이 엄격히 금지되고 있으나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 8년여 만에 캐나다산 홍송을 찾아낸 김순기씨는 실내를 전 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한옥으로서 설계와 구조를 보급하고 있다.


보유자 김순기



소목장 김순기 선생이 살고 있는 집은 창호 박물관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집 밖에서 보면 어디에나 있는 보통의 요즘 건물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나무를 깎아 무늬를 낸 문을 지나 한 층을 올라가면 전통 한옥식 문이 있다.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무늬를 창호를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모두 김 선생이 1년여에 걸쳐 짠 것이다. 화장실 문은 사찰에서 주로 쓰는 꽃살문이고 안방 문은 강령전 임금님 방문과 같은 문살이다.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다. 전시관으로 쓰던 1층에도 다양한 창호 작품이 빼곡하다. 전시용으로 만든 창호는 기술과 미적 감각이 집약돼 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광화문 창호 제작과 달기


그는 14살에 목수 일을 시작해 평생 다른 일은 해본 적이 없다. 이놈의 일 때문에 고생을 어마무시하게 했다고, 그래서 자식들은 나무 근처에도 못 가게 했다지만 그는 스스로를 천상 목수라고 생각한다. 작업하는 동안은 밥 때도, 잠도 있고 몰두하게 된다고.


그의 작업실에는 연장도 많다. 단지 목수니까, 작업할 때 쓰려고 마련한 연장이 아니다. 수원 화성을 지을 때 나라 안의 내로라하는 목수가 수원에 다 모였었고, 그 후예들이 그가 한창 일을 배울 때까지 남아 있었다. 일하다 그들을 만나면 술이나 담배를 사주며 연장을 얻었다. 무엇에 쓰려는 거냐고 물으면 전시를 할 거라고 답했다. 그에게 연장은 일의 도구 이상의 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김 선생은 가난해서 목수 일을 시작했다. 일을 해도 가난을 면키 어려워 기피 업종인 탓에, 글 한자 모르던 그에게 자리가 주어졌던 것이다. 영수증 에 쓰인 글을 읽지 못하니 고생을 남보다 더했다. 군대에 갈 때까지 배를 곯 았다.


1967년에 경기도청이 수원으로 이전한 뒤로 상황이 조금씩 나아졌다. 70년대에 성곽복원이 시작되면서 일이 많아졌다. 1969년 용인 성불사를 시작으로 화성, 경복궁, 윤보선·최규하 전 대통령 생가, 남한산성 등 셀 수 없이 많은 유적의 창호를 짰다. 그는 수원 화성에 있는 창호는 모두 자신이 짰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95년 무형문화제 로 지정된 후로 제값을 받으며 일하게 됐다. 덕분에 자식들은 공부를 원 없이 시켰다. 지난 2015년 경복궁 소주방 창호를 짰다. 목수로서 한 일 중 가장 자랑스러운 일은 광화문 창호를 짠 것이다.


수원 화성행궁의 창호는 보유자 김순기가 모두 제작했다.


창호 중 최고로 치는 것은 꽃살창이다. 그가 만든 꽃살의 조각들을 살펴보니 깎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일이고 조각을 맞추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완성된 꽃 무늬 하나를 만들려면 여러 조각을 깎아 결합해야 한다.


모양대로 깎아 간단하게 붙이는 게 아니라 사개물림과 엇갈리게 물리는 방법으로 문살을 만들어 결합한다. 마치 입체퍼즐을 맞추는 것 같은데 손으로 오차 없이 깎아내야 하니 여간한 손재주로는 감당할 수가 없다.


그가 기술을 배울 때는 도면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도면이 있다고 한들 따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낮에 실컷 혼나고 밤에 이를 갈며 혼자 만들어봐야 할 수 있게 되는 거라고 그는 말했다.



남한산성 행궁


그는 창호를 짜는 목수라는 데 누구보다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창호로 제일가는 사람은 나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지난 세월과 그의 손에서 만들어진,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창호가 자신감의 근거다. 올해로 일흔일곱이 되었지만 그는 언제라도 창호를 짜는 일에는 준비가 돼있다. 창고에 좋은 목재가 그득하고 일하는 즐거움은 여전하다. 우리 창호가 지닌 아름다움은 언제고 변함없으리라고 믿고 있으며 아직 그의 손을 필요로 하는 곳이 남아있다고 그는 믿고 있다.



장인의 작품


소슬 꽃살문


꽃 교살문
















소슬빗 꽃살문


윤보선 대통령 생가


최규하 대통령 생가


* 영상자료 : 경기학연구센터(http://cfgs.ggcf.kr/)>센터자료>영상자료 '빛과 바람의 통로'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4호 소목장 창호


지정일1995.8.7
보유자김순기(1942년생)
전수조교안규조
전시관김순기 창호전시관(수원 북수동)
전수관수원 무형문화재전수관
특기사항

화성행궁 복원사업 총 578칸 창호 4,500짝 제작

경복궁 소주방 전체 창호 제작

남한산성 상궐, 남행각, 재석당 복원



information

  •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

    발행처/ 경기도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

    문의/ 031-231-8576(경기학연구센터 담당 김성태)

    발행일/ 2017.12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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