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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양주_Local interview : 기억보관소

양주 청암민속박물관 정복모 관장님

청암민속박물관은 12,000여 점의 물건이 가진 기억을 보관하고 있는 장소이다. 모든 쓰임은 그에 알맞은 공간에 있어야 빛을 발한다는 말이 이곳에 잘 어울렸다. 과거를 체험하기 위해 재현해 놓은 물건이 아닌 사용했던 흔적을 그대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관장님 안녕하세요. 청암민속박물관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우리 선조들이 살아온 발자취를 접하기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로 엮어 놓은 공간입니다. 총 5개의 테마관으로구성되어 있고요, 야생화를 따라 산책길이 마련되어있습니다. 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과거 우리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민속박물관보단 생활박물관이라는 말이 조금 더 어울릴 수도 있겠네요. (웃음)




청암민속박물관을 만드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특별한 사명감을 가지고 시작한 일은 아닙니다. 우리 옛것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그때의 물건이 시간이 지나면서 가지는 희소성에 대한 기대로 하나하나 모으기 시작했어요. 수집을 즐기고 좋아해 지금의 공간을 만드는 게 가능했죠.



박물관을 개인으로 운영하고 계시는데 힘드신 점은 없으신가요?


힘들다기보단 걱정되는 부분은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 수익을 내고 이곳에 투자하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지속할지는 모르죠. 현재는 제 아들이 박물관을 관리하고 있지만, 그 이후의 관리나 보존이 걱정됩니다.




혹시, 처음 수집한 물건을 기억하세요?


네, 기억하죠. 현재는 다방이 거의 사라졌지만 제가 대학생 때는 다방이 굉장히 성행했어요. 다방이 유일하게 광고를 할 수 있는 수단이 성냥이었는데 성냥갑에 다방의 로고를 넣어 광고했죠. 광고 성냥을 시작으로 물건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전시품을 수집할 때 특별한 기준이 있으신가요?


아뇨, 기준은 없습니다. 장사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전시하기 위한 기준을 두고 물건을 모으지 않아요. 하지만 제 신분과 공간에 맞춰 수집품들을 모았습니다. 좋은 물건이 들여와도 공간이 부족하거나 관리가 힘들다면 받지 않았습니다.




전시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계시지 않나요?


대단히 많아요. 하지만 전시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아 다시 방문해 공간을 즐겨달라고 말씀드립니다.




수많은 관람객을 만나 보셨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관람객이 있나요?


제가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본업은 아니에요. 외부에서 일을 볼 때가 많은데 오랜만에 한국에 방문한 손님이 저를 2, 3시간 기다려 만나고 가신 적이 있습니다. 제 손을 꼭 잡고 그때의 물건을 가지고 좋은 공간을 만들어 주어서 고맙다고 눈물을 글썽거리셨는데 그분이 가장 기억에 남고 박물관을 만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청암민속박물관에는 테마가 많아요. 공간을 어떻게 구상하셨나요?


이론적인 공부로 과거의 공간을 재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요. 이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는 제 경험에서 나온 결과물입니다. 인터넷이나 책에 대해 과거에 대한 자료를 찾아볼 수는 있지만, 그때와 달라질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요즘에는 찐빵이 주먹 정도의 크기지만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얼굴만 한 찐빵을 판매했죠. 이런 정교함은 직접 겪지 않으면 구현해 낼 수 없습니다. 제 기억이 희미하다 싶으면 저보다 연배가 있는 분들에게 자문을 했고요. 수집한 물건들이 적재적소에 놓여 있지 않으면 쓸모가 없어요. 옛 모습 그대로 알맞은 장소에 두어야 빛이 나고 진실성 있게 다가갑니다.



몇 년 사이 복고가 유행하면서 과거를 주제로 한 박물관이 많이 생겼어요. 청암민속박물관의 특이점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옛 생활용품을 재탄생 시켜 사용하고 있습니다. 보리를 갈던 학 돌에 연을 키우거나 꽃나무를 심어 화분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부엌으로 들어가는 정지문을 사용해 식사가 가능한 상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옛 물건은 가만히 두어도 삭기 쉬지만 쓰임을 새롭게 활용해 전시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에 수많은 물건을 어떻게 관리하세요?


물건들이 많고 오래됐기 때문에 자주 소독을 해야 합니다. 손님들은 밀폐된 공간에 머물며 관람을 하는데 소독약이 인체에 유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손은 많이 가지만 약이 아닌 자연에서 얻은 쑥이나 솔잎을 사용해 소독합니다. 또한 자주 환기를 시키며 청결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청암민속박물관이 앞으로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사실 정부의 지원이 전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유산인데도 말이죠. 이 공간이 사라지지 않고 전문적인 관리로 운영된다면 좀 더 좋은 문화 공간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청암민속박물관을 잘 보존하여 오래도록 많은 분이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장소로 남았으면 합니다.



글과 사진_고연주



홈페이지 www.cheong-am.co.kr

information

  • 청암민속박물관

    주소/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83-5

    문의/ 031-855-5100

    영업시간/ 10:00-18:00

    입장료/ 성인 5,000원 어린이 3,000원 (3세이상)

    기타 / 애완동물 출입불가, 공원 내 음식물 반입금지, 음주 후 출입제한

    홈페이지/ www.cheong-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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