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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정조 어필 비망기 正祖 御筆 備忘記

경기도유형문화재 제298호





<정조 어필 비망기>는 1796년(정조20)에 정조가 좌의정 채제공蔡濟恭(1720~1799)을 파직한다는 내용으로 직접 써서 내린 비망기備忘記다. 비망기란 왕의 명령을 적어서 승정원 승지에게 전하던 문서다.

채제공은 1789년과 1790년에 좌의정이 되었고 1793년에 영의정이 되었으며, 1795년 12월에 다시 좌의정이 되었다. 이듬해 1796년 2월 12일 정조는 사간원 헌납司諫院獻納 이주석李周奭의 일을 논의한 헌납 유하원柳河源(1747~?)을 전라도 나주목 흑산도로 유배하라는 전교를 내렸다. 이에 유하원을 가르쳤던 채제공이 유하원을 두둔하자 격분한 정조가 그를 파직했다.


정조 어필 비망기, 2009 ©수원화성박물관


비망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임금의 기강이 진작되지 못하고 사사로운 뜻이 멋대로 행해지는데도 나라꼴이 제대로 되어간다는 것을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영의정을 지냈고 원로에 있는 사람이 임금의 뜻을 받들어 보필할 생각은 하지 않고 도리어 임금을 저버리는 죄를 지었으니, 옛날의 대신大臣이 임금을 섬긴 방도에 모자라는 게 아니겠는가? 좌의정 채제공에게 파직의 법규를 시행하라.’ 며칠 뒤 채제공은 자신을 견책하는 상소를 올렸는데, 정조는 평소 좌의정에 대한 돈독함과 믿음이 커 책망한 말도 지나쳤다면서 자신의 사사로운 정을 알아달라는 비답批答을 내렸다.

이 비망기 내용은 『승정원일기』 1796년(정조20) 2월 12일자에 ‘비망기備忘記’란 이름으로 똑같이 실려 있다. 이 비망기가 채제공 후손가에 전해 온 것을 보면, 당시 승정원 승지를 통해 채제공에게 전달된 것으로 여겨진다. 신하를 나무라며 파직하는 뜻을 특별히 전하고자 유서諭書나 교서敎書처럼 큰 종이에 쓴 것이라 짐작된다. 정조가 직접 쓴 비망기로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사례이며, 정조 말년의 원숙한 필체를 살펴볼 수 있다.




세부정보

  • 시대/ 조선시대(1796년)

    규모/ 1점 / 63.2×152.5cm

    재질/ 종이

    주소/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 21

    지정일/ 2014.08.29

    소유자/ 수원시

    관리자/ 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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